지속 불가능한 불평등 - 사회정의와 환경을 위하여 니케북스 사회과학 시리즈
뤼카 샹셀 지음, 이세진 옮김, 김병권 해제 / 니케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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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류에게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는 기후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구 온난화로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환경이 악화된다면, 결코 인류의 생존이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는 인류가 지금까지 쌓아온 찬란한 문화, 사회와 종교, 방대한 지식, 그리고 그 외 모든 것들이 다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위기감은 몇십년 전부터 점차 많은 사람들에게 퍼져 왔으며, 그 결과 국제적으로 중요한 합의가 몇차례 이루어져왔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국제적으로 의미있는 첫 기후변화협약이 채택되었으며, 그 뒤 교토의정서, 파리 협정 등 보다 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협약이 이루어졌으며, 그 결과 ‘기후 변화로 인한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현재 국제적인 목표로 설정되어 있다.

하지만 산업화 이전보다 현재 이미 1.1도 가량의 평균 온도 상승이 이루어진 상태로, 지금부터 탄소 배출을 급격하게 감소시킨다고 할지라도, 현재의 온도 상승 추세를 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는 것이 많은 과학자들의 의견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개인별로 보았을 때, 그리고 각 국 정부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어떤 방법을 통해서 탄소 배출을 감소시켜야 할까? 이미 이러한 기후 위기가 널리 알려짐에 따라서, 우리 주변의 많은 풍경들이 바뀌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스타벅스에서는 플라스틱 빨대가 몇년 전에 퇴출되었고, 슈퍼에서 비닐 봉투를 살 때 몇백원의 부담금을 내야하며, 디젤차가 점점 사라지고 전기차가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등 여러 가지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소소한 변화들로 정말 탄소 배출을 의미있는 수준으로 감소시켜, 지구의 온도 상승 폭을 제한시키는 것에 성공할 수 있을까? 가끔 이러한 활동들이 진정으로 지구를 위하는 활동이라기보다는, 돈을 벌기 위한 회사들의 마케팅 수단이 아닐까 의심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을 사용한다면 진짜 우리가 원하는 변화를 이루어내고, 기후 위기를 막아낼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인 뤼카 상셀은 파리정치대학 교수로, 불평등과 환경 정책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경제학자이다. 그는 이 책에서 기존의 경제불평등을 넘어 환경불평등과 인종, 젠더불평등까지 논의의 폭을 확장하며 사회불평등과 환경불평등에 얽힌 매듭을 본격적으로 풀어보려 시도한다. 즉 경제 측면에서 환경 문제에 대한 접근을 해보는 것인데, 개인적으로 나는 이것이 우리가 시도할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가장 확실하게 움직이는 것은 어떤 대의명분이 아닌 경제적 논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경을 살리는 방법이 만약에 경제에도 이득이 되는, 혹은 많은 사람들이 더 잘 살 수 있게 만들어주는 방법이라면 자연스럽게 기후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되어 1990년대 경제하자 진 그로스먼과 앨런 크루거는 국가가 많이 발전하지 못했을 때는 경제성장이 주로 생태계를 파괴하고 공기의 질을 떨어뜨리면서 이루어지지만,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 환경보호에 투입할 시간과 여력이 생긴다고 주장했다.(‘쿠즈네츠 환경곡선‘) 또한 그들은 이 이론을 개인 수준에도 비슷하게 적용시킬 수 있으며, 따라서 부자들은 환경에 많은 관심을 쏟고, 주택 단열에도 신경을 쓰면서, 부자들이 배출하는 공해 수준이 낮아진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생각이 신화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이 유명한 이론은 극소수의 오염원에만 들어맞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특히 현재 문제가 되는 온실가스 배출원에 관해서, 또한 물과 토양 사용에 관해서 쿠즈네츠 환경곡선은 전혀 들어맞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이론은 신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부자들은 다른 소득 수준의 사람들에 비하며 압도적으로 더 많이 지구를 파괴하는 중이다.



따라서 경제적 불평등이 더 심해진다면, (1970년대 이후로 많은 국가들에서 경제적 불평등이 더 심해지고 있다.) 환경정의 면에서도 결코 이롭지 않다. 반대로 환경의 질적 저하도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만들어내는 데 점점 더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환경을 보호하면서 경제적 불평등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며, 이 두 목표 중 어느 한쪽을 앞세워 다른 쪽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

물론 모든 형태의 환경보호가 경제적 불평등이라는 관점에서 중립적이지는 않다. 이러한 대립을 뛰어넘으려면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환경보호에 역행하지 않고도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세가지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첫 번째는 대중교통과 에너지 및 수도 공공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새로운 환경세를 고안하고 도입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환경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서 투명한 불평등 측정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들은 심원한 것이되, 접근 가능해야 한다. 즉 너무 지엽적이고 실제로 환경에 도움이 거의 되지 않는 ‘빨대 쓰지 않기‘ 운동 같은 것은 지양해야 하며, 반대로 현재는 접근 불가능한 기술인 ‘미래의 청정에너지‘에만 매달리는 것도 옳지 않다는 말이다. 앞으로 이 말을 기억하면서 환경보호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행동들을 실천하고, 시민사회에 참여하며, 정부정책에 관심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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