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시끄러워야 한다 - 아이들 곁에서 함께한 35년의 기록
김명길 지음 / 양철북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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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누런 금덩이들은 모두 예쁜 구슬을 만들어

아이들이 가지고 놀게 다 나누어 주고

아이들에게 물려줄 교과서들은 모두 종이비행기를 만들어

하늘 가까운 학교 옥상에서 다 날리게 하자

영어 단어 몇 개보다는 꿈이 더 필요한 세상이게 하고

일류대학 졸업장보다는 꿈을 더 소중히 여기게 하자.

 

9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나는 아직도 이 노래에 대한 기억이 선하다. <학교는 시끄러워야 한다>90년대 말부터 2013년 초까지 교단 현장을 기록한 일종의 교단일기이지만, 위 노래의 배경이었던 80년대와 학교 현장을 기록한 내용에서 별 차이가 없음을 알려준다. 진보교육감들의 당선 속에서 학교에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것은 사실이지만, 편법적인 방식을 통해 여전히 강제적 자율학습과 보충수업이 시행되고 있다. 교문지도를 통한 억압적인 학생 지도도 계속되고 있고, 무엇보다도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어른들의 속물적인 태도는 창피한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김명길 선생님이 몇 부분에서 밝힌 것처럼 우리 교육에 희망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러나, 세상이 이럴수록 학생 편이 되어줄 수 있는 선생이 필요한 것이라고 선생님은 이야기한다. 1나는 아이들을 볼 때 무엇을 보는가는 아무리 세심하게 살핀다고 해도 보지 못했던 아이들의 다른 측면에 대하여 교사로서의 반성이 담겨 있다. 2학교가 바뀌어야 한다는 하나의 시스템처럼 존재하고 있는 학교의 여러 가지 어두운 면들을 고발하고 있다. 3이 시대에 교사로 산다는 것은 아이들의 입장에서 학교를 바라볼 것을 후배 교사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특히, <교생들에게 한 말>에 담긴 다음의 글은 학생들을 대하고 있는 교사들이 마음에 새길 필요가 있다.

 

교사는 인간의 영혼과 만나는 직업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남들이 다 바라보는 아이들보다는 남들이 쳐다보지 않는 아이들에게 한 번이라도 더 마음을 써야 해요. 그 아이들의 벗이 되면 더 좋고요.

그리하여 단 한 명이라도 나로 인해 위로받는 아이가 있다면 교사라는 일은 보람 있는 것 아닐까요. 이 일은 분명히 인생을 걸고 할 만한 일입니다.

 

이 책은 현장의 교사들이 모두 보면 좋겠지만 특히, 이런 분들께 권해보고 싶다.

첫째, 학교에서 선생의 길을 처음 걸으시는 분들. 학교 현장에서 닥치게 될 실망스런 상황들과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안목을 갖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둘째, 학교에서 학생과의 관계에서 반성은 수없이 하였지만 정작 실천에 옮기지 못한 분들. 선생으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다시 되새기고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배우고 나눌 수 있는 길을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셋째, 현실적 조건들을 따지면서 자신의 안위를 먼저 고려하고, 배움과 가르침이라는 본질적인 것 외에 다른 것을 위해서 살아온 분들. 배움과 가르침의 관계라는 본질 속에서 사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지, 그리고 그것이 이 땅의 선생들이 추구해야 할 바라는 것을 참회의 눈으로 바라보게 할 것이다.

 

김명길 선생님은 참 행복한 선생님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덮으며 나도 그럴 수 있을까라는 희망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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