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상처받지 않는 법 - 나와 타인의 영역을 구분하는 데서 출발하는 관계 심리학
미즈시마 히로코 지음, 오민혜 옮김 / 시공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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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상처받지 않는 법


나이가 들수록 인간관계를 잘한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 편이다. 사실은 내가 참고, 내 탓인 것처럼, 내 잘못이라고 인정할 때가 많아 속은 상하는데 겉으로 표현이 되지 않으니 그들이 하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특히 타인을 편하게 대하는 배려로 지내다 보면 크게 갈등을 빚을 일이 없으니 인간관계를 잘하고 있다고 착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혼자 상처받지 않는 법>이라는 책을 보면서 내가 했던 것은 어쩌면 '지치는 배려'였다고 생각했다. 불안한 마음과 상대에게 미움을 받을까 조바심내고, 혹여나 문자라도 늦게 오거나 눈치를 살피게 되는 그런 나의 태도가 나와 상대에게 행사하는 '지치는 배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혼자 상처받지 않는 법>은 총 8장으로 되어 있다. 마음을 어떻게 써야 할지, 불안한 마음을 벗어나는 것,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고, 불편한 사람들과 불편한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등 총 8가지의 큰 단원 중에서 개인적으로, 2번과 6번에 관심이 갔다. 2번은 불안한 마음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제로, 타산적인 배려를 지양하라고 말하고 있다. 지치는 배려는 '그 사람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여기는 마음이며, 불안한 마음이 지속되기 때문에 서로 간에 너무 힘든 상황에 치닫고 만다는 것이다. 나는 이 대목을 읽으며 마음이 괜히 요란스러웠고, 아차, 싶은 마음도 들었다. 특히 불안과 성공에 빗대어 서술한 43페이지는 여러 번 읽었던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존재만으로 가치가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나'는 불안함을 느끼지 않고도 꽤 행복할 수 있는데 왜 이렇게 힘들어해야 할까. 불안을 탈피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자세는 무엇이 있을까. 여러 고민을 견인하는 책의 여러 구절이 공감되고, 흥미롭게 다가왔다.


사실 이 책을 읽다 보면 목차가 그럴듯하게 호기심 가고, 신기할 정도로 내 맘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 배려의 형식에 집착하거나, 지치고 힘들 때 혼자만 있게 마련인데 남과 지낼 수 있다고 하거나, 마음을 위협하는 요소를 줄이라는 등의 이야기들은 여느 철학책보다 더 마음에 따뜻하게 와 닿았다. 그에 비해 내용은 빈약한 부분이 적잖이 있고, 근거나 명쾌한 명분 없이 마음이 힘들어서 그러지 말라는 제언이나, 단적인 주제만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무심코 상대방이 아무 말을 하지 않고 내 고민에 귀 기울여 주면 나도 모르게 혼란스럽던 마음이 잠잠해지고 위로가 와 닿을 때가 있듯이 이 책에서도 혼자 상처받은 경우가 많은 내게 편한 위로를 해주는 것 같았다. 인간관계에 있어 혼자 능숙하게 상처를 받지 않은 것처럼 해내는 것이 올해 또 하나의 목표인데, 괴로울 때마다 이 책을 읽으며 힘을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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