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비밀 노트 - 3년 취준생이 쓴 3일 만의 합격 노하우
박인영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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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대학생이었을 때 비밀 노트를 써가며 미래를 위한 준비를 열렬히 했던 적이 있다. 그때는 '스펙'이라는 용어가 막 생겨날 무렵이었고 치열한 취업 전쟁에서 실패하더라도 큰 경험했다 정도로 치부하고 지나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 3년 간 취업준비생이었던 박인영 작가의 <취업 비밀 노트>를 읽고 싶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이제 나와 비슷한 세대가 사는 세상에서 평생 직장은 없는 것 같았다. 평생 직장이 얼마 없다면 보다 장기적인 직장을 가질 수 있는 생존법을 익혀야 했다. 두 번째는 작가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었다.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기에 이런 책까지 냈을까 싶었다.


우선 이책의 장점은 취업 전 넘어가야 할 관문을 순서대로 언급해둔 것이다. 처음 이메일 주소부터 시작해서 자기소개서, 자기소개서에 필요한 경력, 경력의 나열법, 인적성에 응하는 방법, 합격 자기소개서 모음을 엮어놓고 있다. 작가는 본인이 학점이 낮았다는 사실과 처음에 경력이 전혀 없었고 어학 성적도 별로였다는 허점을 적나라하게 서술하고 있다. 여러 번보았던 책과 다른 지점이 여기에 있다. 대부분의 성공 수기는 이미 좋은 학벌에 우수한 학점, 승승장구하던 것들을 씀으로써 노하우는 이런 것이다 말하는 것이 의례적인데 반해 이책은 성공보다는 실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령 내가 이렇게 해서 실패하였다, 이런 점을 보완했더니 그 다음 번에는 이런 성과까지 거둘 수 있었다 식의 서술형이 그런 것이다.


취업 박람회라던지 취업 캠프에 참여해본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진부하고, 뻔한 이야기를 하는 부분도 적잖이 있었지만 고스펙자 또는 독특한 이력이 없는 대다수의 일반 취준생에게는 공감과 팁을 알려줄 수 있는 책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부록으로 수록된 합격 자기소개서 모음이다. 박인영 작가 스스로가 직접 서류 합격한 자기소개서들을 대표적인 기업 또는 기관 7군데를 꼽아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은행권이라던지, 대기업이라던지, 지오다노 같은 의류업 등 다양하게 있어 볼 거리가 많았다. 그 기업들이 어떤 문항을 묻는지도 파악할 수 있어 좋았다.


그럼에도 작가와 내가 단언하는 것은 바로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이직을 고려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선망하는 곳에 간다 하여 전부가 아니며 고연봉을 받는다고 해서 행복과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 끝날 취업 전쟁을 그나마 선방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그 안에서 보람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책은 그런 점에서 기술적으로 접근하고 있고, 때때로 취업준비생이 한번쯤 읽기에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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