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같지 않은 미모와 강운의 남작님이 빚갚으러 동분서주하다가 음모 한복판에 휩쓸리는 이야기라지만... 고구마 없이 쭉쭉나가면서 사이다 마시는 소설입니다. 상식 외의 외모로 왠만한 음모는 씹어먹고, 약간의 고난은 클라이맥스를 위한 양념일 뿐입니다. 전개가 원만하니까,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읽다보면 주인수 정체를 알 거 같아서 실망이었지만, 무대의 절정에서는 놀라움대신 웃음이 터져서 작가분이 통통 튀는 등장인물 개성들을 세세하게 잘 쓰시는구나 싶었습니다.
처음부터 외국어부분은 그냥 넘어가면서 읽었습니다. 미리 대비하고 읽으면 괜찮고 재밌었습니다. 세상에 홀로 있는 마법사가 부평초처럼 떠돌다가 미친 범죄자놈들의 세계에 정착하는 과정이 백지에 먹물을 먹이듯 단계별 심화되는 소설인데 전혀 피폐하지 않습니다. 나쁜놈들만 모여있어서 피튀기는 장면을 가볍게 읽고 넘어가고, 정의의 편이라는 하찮고 짜증나는 놈은 죽여버리라고 고사를 부리며 읽었습니다. 끝가지 하찮아서 좋더군요. 주인수 인생의 트라우마 원인들은 좀더 피를 많이 봤으면 좋겠지만... 이처럼 범죄와 폭력으로 물든 소설이지만 단순무식한 주인수의 활약(사고)과 먹방들을 코믹과 느와르를 달짠달짠처럼 재밌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