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19
크리스토퍼 애쉬 지음, 김진선 옮김 / 성서유니온선교회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시편을 과연 노래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책은 분명히 축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시편은 책 제목의 라는 말에 나타내듯 성서에서 유일하게 산문이 아닌 시로 된 책이다. 학교에서 시와 산문은 여러모로 다른 글이란 걸 배웠지만 시편이 시처럼 보이도록 편집하지 못한 경우도 많고, 시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음악성을 배제 한 채 의미로만 시편을 읽어왔기 때문에 시편에 대한 오해가 참으로 많다.

시편119편이 히브리어의 첫 알파벳을 따서 한 연씩 구성되어 알파벳의 숫자와 같이 총 22개의 연으로 되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또 시편은 각운을 가지고 있으면 8행으로 된 시 이지만 이미 번역이 되어 각운을 느낄 수 없고 연 구분도 없이 편집된 시편을 보면서 음악성을 느낀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시편은 내용이 논리적이지 않고 너무나 반복적이라는 오해를 사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찬송이나 노래를 부를 때 후렴구에서 가사를 반복하거나 비슷한 가사가 나온다고 해서 논리성을 의심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복에 의해 더욱 음악적 효과와 더 큰 감동을 느낀다.

이렇게 시편은 주제와 변주의 음악인데 이런 시편을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은 이 책의 서론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가사를 이해하고”, 어떤 음률이 사용되는지 알아보고, 그리고 나서 드디어 가슴 깊이 노래해야하는 것이 시편이다. 시편을 읽는 목적은 내용의 이해를 통한 노래하기임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시편 119편의 22연은 히브리어 알파벳을 순서대로 사용한 평행시라는 점과 각 연은 8행이고 4연씩 내용이 묶여질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알 수 있었다. 번역이 되어 물론 두운을 느낄 순 없었지만 이러한 지식을 가지고 각 연을 읊조려 보니 전혀 다른 느낌이 들었다. 학교에서 시를 암송하게 하면 암송하기 전 내용을 이해하는 차원과 다르게 시가 내 머리가 아닌 입에 붙어서 한 몸이 되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을 느껴야 비로소 시편 묵상이 이루어짐을 깨닫는다. 그래서 저자는 시편을 노래할 수 있기 위해서 서론과 함께 시편을 읽는 법은 시편으로 노래하라와 은혜의 음악을 기억하라 라는 제목으로 책의 서두에서 자세히 소개 되고 있다. 책의 초반에서 음악과 음률에 대한 이해를 했다면 그 이후는 내용적 이해에 관한 것이다. 시편 119편에 대한 주해라고 할 수 도 있고 어쩌면 성경 전체에 대한 주제를 시편 119편를 통해 끌어내고 있다. 예를 들어 시인이 고난 속에 있지만 놀라운 것을 보게 해달라고 기도할 때, 그 놀라운 것은 단지 구약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연약과 연결된 그리스도와 구속의 비밀임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 끝까지 인내하게 해 달라는 기도는 고난의 극복 뿐 아니라 구원을 받기까지의 인내를 위한 기도라는 점 등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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