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치료학
주리애 지음 / 학지사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미술치료에 관련된 일을 하거나 심리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이제 미술치료라는 용어에 대해서 대부분 생소해 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술치료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증대되고 있다.
그것은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무수한 병리적 현상을 누구나 인식하고 있으며 관련 정보를 경험적으로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쉽게 획득할 수 있고 그러한 병리적 현상들이 자신과 가족, 이웃들에게서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평생교육 시스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각종 교육기관에서 아동과 복지에 관련한 학문의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도 그 이유다.

저자는 “미술치료로 어떻게 치료가 되는 것일까?”라는 질문에 답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했다. 미술치료라고 하는 말을 들어 본 사람들은 누구나 위의 질문, 그리고 다음과 같은 의문을 가질 것이다
“미술이 무슨 약이라도 돼?”
그렇지만 이 책은 미술치료라는 말만 들은 문외한들에게 알맞은 책은 아니다. 적어도 입문과정에 들어선 사람들을 위해 쓴 책이다.
이 책은 제목을 ‘미술치료학’이라고 했다. ‘미술치료입문서’, ‘미술치료의 실제’등 실무서로서의 입장이 아닌 하나의 학문으로서 논리성과 엄밀함을 추구하였다.
대학에서 해당 학문의 교재로서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책의 구성은 5부로 나누어져 있다.
-Part 1 미술치료
-Part 1 미술치료의 이론
-Part 3 미술치료계획
-Part 4 미술치료의 과정
-Part 5 미술치료 사례

Part 1과 Part 2는 미술치료의 이론적 측면을, Part 3부터 Part 5까지는 미술치료의 실제 적용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장점은 이론적 측면과 실제 적용 측면에서 모두 발휘되고 있는데 딱딱하게 흐를 수 있는 미술치료의 정의 , 역사 등 이론 편을 쉽고 재미있는 글 솜씨로 독자들을 미술치료의 세계로 손을 잡아 끌어주고 있다.

미술치료의 두 흐름으로 ‘표현’을 인식하는 나움버그 (Margaret Naumburg)의 ‘Art in Therapy’와 창조성을 중시하는 크레이머 (Edith Krammer) 의 'Art as Therapy' 를 들 수 있다.
저자는 이 두 흐름을 Part 2에서 4장과 5장으로 나누어서 사례를 곁들여 가면서 친절하게 설명을 잘 해주고 있다.
심리학적 접근방법으로 승화와 전이를 6장과 7장에서 다루고 있으며 이 역시 다양한 사례를 통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미술치료학의 어프로치 방법으로 미술전공자의 입장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입장이 적지 않이 다를 수 있는데 그것은 말 그대로 심리치료 과정에 ‘미술’이라는 것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미술치료사의 명함으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 중 학부에서 미술을 전공한 사람이 많다. 미술을 전공하였으면서 예술가로서의 열정과 업적 보다는 이론적 경향이 강하거나 때로는 경제적 영향으로 미술치료에 입문하게 된 많은 사람들은 심리학 이론에 약점을 보일 수 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은 꽤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책의 2부라고 할 수 있는 ‘미술치료의 적용’ 에서는 미술전공자들의 강점이 작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본인은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한다.
미술치료사는 ‘치료’ 행위가 크리닉 (Clinic)이 아니고 내담자에 대한 상담, 동행임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미술치료사의 기본적 소양으로 미술에 대한 식견과 테크닉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중 인간친화지능 (Interpersonal Intelligence)이 요구되는 지도 모른다.

이 책 2부 (본인이 편의상 이 책을 1부와 2부로 나눈 것임)에서 비교적 상세하게 미술치료의 준비사항과 재료들을 설명해 주고 있다. 또한 미술치료의 여러 가지 기법을 본인의 경험을 들어가며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다. 이 정도의 교재라면 미술치료사의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들의 입문서로 부족함이 없으리라고 본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론적 측면에서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이나 융의 분석심리학이 더 자세하게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2부에서 그림 분석을 통한 심리 등이 다루어졌으면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술치료에 대한 저자의 신념과 열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저자의 말을 소개하고자 한다.
인간으로서의 겸손함과 학자, 미술치료사로서의 사명감이 함축된 말이라고 감히 생각한다.

“필자도 이제 겨우 한두 매듭을 풀고 묶었을 뿐, 앞으로 가야 할 길은 멀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어 이 책을 출간하는 것은, 부족한 부분이 많더라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작은 소망 덕분이다. 또한 미진한 부분은 다른 누군가가 충분히 메워 주리라는 믿음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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