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을 잇는 바다
이요하라 신 지음, 김다미 옮김 / 비채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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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읽는 일은 생각보다 즐거웠다. 블라인드 서평단으로 제공받아 작가도, 내용도 모르는 상태에서 펼쳤는데 그래서인지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 짐작하지 못한 채 온전히 나만의 리듬으로 읽을 수 있었다. 『파랑을 잇는 바다』는 과학과 자연을 소재로 하지만 결국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과 기억, 그리고 사라져가는 것들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를 이야기하는 단편집이다. 다섯 편의 이야기는 서로 다른 모습이지만 모두 ‘잊히는 것과 남겨지는 것’, ‘돌아가고 싶은 곳’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중에서도 표제작 「파랑을 잇는 바다」에 대해 말해보고 싶다. 사람이 백 명도 채 살지 않는 외딴 어촌마을 히메가우라에서 유일한 중학생으로 살아가는 사쓰키가 이 단편의 주인공이다. 개발로 제방이 생기면서 바다거북이 찾아오는 횟수는 점점 줄어들고, 결국 사쓰키는 거북이를 지키기 위해 몰래 알을 옮긴다. 사쓰키는 그곳에서 만난 외지인과의 인연을 통해 자신이 품고 있던 고민에 대해 조금씩 들여다보게 된다.

“바다거북을 늘리려면 연구자를 내쫓지 말고 제방부터 없애야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겠다는 이유로 무언가를 끊임없이 바꾸고 밀어붙이면서, 우리는 정작 그곳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의 자리를 빼앗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는 구절이었다.

사와 할머니의 “좋아하는 곳, 마음에 드는 곳, 거기서 살면 돼”라는 말은 사쓰키뿐 아니라 나에게도 묘하게 위로가 되어 준다. 연어가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고, 바다거북이 자신이 태어난 모래사장을 찾아오듯 사람에게도 마음속에 오래 남아 있는 ‘돌아갈 곳’이 있는 것 같다. 설령 그곳의 모습이 달라지고 더 이상 예전과 같지 않더라도, 그곳에서 보낸 시간과 기억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에 의미가 있다.

읽고 나서 제목을 다시 보니, 제목 속 ‘파랑을 잇는 바다’는 사람과 사람, 과거와 현재, 떠남과 돌아옴을 이어주는 거대한 흐름이라는 말에 동의하게 된다. 사실 다섯 편의 단편이 결국 같은 질문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건네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무엇을 남기며 살아가는가, 그리고 사라져가는 것들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가 바로 그 질문이다.

아무것도 모른 채 시작해서 더 좋았던 책이다. 어쩐지 읽고 나니 외로워야 할 누군가와의 이별도 더이상 외롭지 않을 것만 같다. 우리가 헤어지고 멀어지는 것처럼 보여도, 어딘가에서는 여전히 서로의 시간을 이어가고 있을 것 같아서.

#파랑을잇는바다 #이요하라신 #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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