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 광장의 자유 - 2017년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 밝은미래 그림책 34
캐럴 보스턴 위더포드 지음, R. 그레고리 크리스티 그림, 김서정 옮김 / 밝은미래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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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금도 실제로 존재하는 ‘콩고 광장’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담아 내고 있다.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던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노예들이 일요일 반나절만큼은 콩고 광장에 모여 시름을 잊었다는 실화를 통해, ‘자유’가 주는 의미를 되새기게 해 주는 고마운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의 수상 내역을 보자면..


★ 2017 칼데콧 아너 상
★ 2017 빼어난 어린이 책을 만든 흑인 작가들에게 수여하는 코레타 스콧 킹 일러스트레이터 아너 상
★ 2017 빼어난 그림책 작가에게 수여하는 샬롯 졸로토 상
★ 2017 미국 도서관 협회 주니어 라이브러리 길드 선정 도서
★ 2016 뉴욕 타임스 최고의 그림책
★ 2016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최고의 논픽션 책
★ 2016 커커스 리뷰 최고의 그림책
★ 2016 뉴욕 공립 도서관 최고의 그림책
★ 2016 북리스트 편집자들이 뽑은 아동·청소년 논픽션 책
★ 2016 워싱턴 포스트 최고의 아동·청소년 책


으로 선정되었기에 이 책은 왠지 꼭 읽어봐야 할 책 같았다.

본문에 앞서 콩고 광장에 대한 안내글이 있어서, 책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콩고 광장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시에 있는 루이 암스트롱 공원 한 편에 있다. 이곳에서는 뉴올리언스의 역사가 흐르는 동안 구기 종목 시합, 서커스 공연, 불꽃놀이, 경찰 의장대 시범 등 많은 행사가 열렸다. 하지만 콩고 광장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일요일 오후마다 아프리카 노예들이 펼친 음악과 노래와 춤 공연 덕분이었다. 이 아프리카인들은 서아프리카나 중서부 아프리카에서 잡혀 가족과 헤어진 채 사슬에 묶여 노예선에 태워졌고, 새로운 나라에 가서 누군가의 재산이 되었다. 뉴올리언스의 노예들 중에는 서인도 제도나 미국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일을 했는데, 늪지대를 청소하고,, 길을 닦고, 집을 짓고, 농작물을 키우고, 빨래와 요리와 청소를 하고, 시키는 일은 뭐든 해야 했다. 하지만, '코드 누아르'라는 법 덕분에 일요일은 휴일이었다. 노예들은 일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예배에 참석할 수 있었다.


콩고 광장은 1993년 국가 사적지로 지정되었고, 1997년 기념 조형물이 세워졌다. 사실 '콩고 광장'이란 명칭은 1800년대 중반부터 비공식적으로 붙여진 이름인데 그 외에도 공공 지역, 서커스 광장, 콩고 평원, 보우리가드 광장 등 다른 이름들이 많았다.

오늘날 콩고 광장 보존 협회 덕분에 뉴올리언스 사람들은 나이나 배경에 상관없이 일요일마다 콩고 광장에 모일 수 있게 되었고, 전 세계에서 온 방문객들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그리고 본문이 끝난 후에는 작가의 말 페이지를 넣어서 추가 설명을 덧붙이는 정성까지 보여서 이 책의 더 가치있게 다가왔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루이지애나는 미국으로 들어오기 전에 프랑스 식민지였다고 한다. 그리고 에스파냐 식민지가 되었고...

그 당시, 일요일에는 반드시 쉬어야 한다는 법이 있어서 노예들도 일요일에는 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단다. 그리고 미국이 땅을 사들여서 루이지애나주로 만든 뒤에도 그 법은 없어지지 않았다.


1865년 노예 제도가 폐지된 뒤에도 콩고 광장에는 음악이 남았고, 19세기 후반에는 흑인과 백인의 혼혈인인 크리올 음악가들이 관악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그렇게 콩고 광장은 이제 루이 암스트롱 공원의 일부가 되었는데, 뉴올리언스에서 태어난 위대한 재즈 음악가 루이 암스트롱의 이름을 딴 공원.. 이건 아주 의미 있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재즈는 미국에서 유일하게 독창적으로 발생한 예술인데, 콩고 광장에서 살아남은 아프리카 리듬이 발전한 음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날 콩고 광장은 역사적 장소로 등록된 국가 사적지이며, 뉴올리언스는 재즈의 탄생지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사실..

아이들에게 노예라는 존재는.. 영화에서조차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비참하고 잔인하고 끔찍하고.. 하는 것들을 보는 것에 대해서는 완강히 거부하기 때문이다.

나조차도.. 노예 12년이라는 영화를 보지 못했으니..

책을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사실.. 그림에서는.. 많이 함축되어 있긴 하지만..

글만 봐도..

그들의 삶이 얼마나 고달팠을지.. 사뭇 짐작이 가는 것 같다.

잠시도 쉴 틈 없는 노예의 하루라는 표현에서도..

끔찍한 채찍질, 견딜수가 없다라는 글귀에서도..

몇몇 노예가 달아난다. 죽을힘으로 달린다라는 글귀에서도..


그리고.. 그런 일상을 하루하루 보내며.. 그렇게 콩고 광장에 다다르기까지..의 여정을..

간단한 그림과.. 글로 표현해 낸.. 작가의 능력이 참 대단하다 싶었다.

휴식이 허락된 단 하루의 날.. 일요일..

그제서야 노예들은 쉼을 얻고..

일요일.. 모두가 뉴올리언스 콩고 광장에 모여 드디어 노예들은 자유와 만난다.

그렇게 만나서 자유의 염원을 담아낸 아프리카 음악이..

울려 퍼진다.

그제서야 노예들의 얼굴에도 웃음이 보이는..

그런 세심함까지 그림에서 담아내고 있다.


인간으로 태어나..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사는 것만큼 비참한 삶도 없을 듯 싶다.

단지.. 피부색으로 자유를 억압하고, 인권을 억압하는 그런.. 슬픈 현실이 더 이상은 없으리라는 믿음을 가져보는 시간이었다.

아이들에게는..

그저 이렇게 사는 게..

얼마나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 책 속에서


- 월요일, 돼지 먹일 여물을 나르고, 노새를 훈련시키고, 장작을 팬다.

인정사정없는 노예의 나날.

콩고 광장까지는 엿새 남았다.



- 잠시도 쉴 틈 없는 노예의 하루. 콩고 광장까지는 닷새 남았다.

수요일, 침구를 깨끗이 정리하고, 은그릇을 닦고, 빵을 굽는다.

끔찍한 채찍질, 견딜 수가 없다.

콩고 광장까지는 나흘 남았다.



- 금요일, 곡식을 거둬들이고, 나뭇가지를 치고, 벽을 쌓는다.

몇몇 노예가 달아난다. 죽을힘으로 달린다.

콩고 광장까지는 이틀 남았다.



- 토요일, 콩을 다듬고, 닭 털을 뽑고, 손님들에게 부채질을 해 준다.

자유, 노예들의 간절한 기도. 콩고 광장까지는 하루 남았다.



- 하루가 가고 한 주가 가고, 해가 떠서 질 때까지, 해야 할 일은 넘치고 넘친다.

풀 한 포기까지 모두 잠든 밤중에도 불 안 꺼뜨리며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일요일은 휴식의 날, 주인님은 손님들과 희희낙락한다.



- 만남의 광장, 시장도 된다. 아프리카 음악도 울려 퍼진다.

탁 트인 광장 환한 햇빛 아래, 수런수런 새로운 소식들이 오간다.

나라별, 언어별, 종족별로 모여, 조상들 숨소리를 북소리로 살려 낸다.

트라이앵글, 종, 조롱박을 두드린다.

반자와 바이올린을 켜고, 피리도 분다.



- 걱정이라고는 하나도 없다는 듯, 콩고 광장의 반나절은 절반의 자유로 가득하다.

이 작은 귀퉁이는 아득한 하나의 세계.

콩고 광장은 자유의 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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