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학교 생각쑥쑥문고 15
유강 지음, 장은경 그림 / 아름다운사람들 / 2017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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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표지도 확 눈에 들어오는 그런 책!!

70페이지가 좀 넘긴 하지만, 컬러 그림이 삽입되어 있는데다가 단락이 나눠져 있어서 중간 중간 끊어서 읽기도 편하게 구성되어 있다.
무엇보다 내용이 재밌어서, 한번에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았다.
거기에다 또래 친구들이 등장하는 얘기라서 더 재밌게 본 것 같다.

사실... 가면이라는 게 조금은 무서워 보이는 효과가 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가면은.. 위인이나 유명인 등이어서 딸들이 재밌어 했다.
예를 들면, 파바로티, 에디슨, 박인비, 헤밍웨이, 빵, 발레 슈즈, 할아버지 가면 등등....까지..

어쩌면...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은.. 한번쯤.. 일어났어도 재밌을 그런 모험 같은 이야기...

가면이 벗겨지지 않아서, 결국은 가면의 주인공이 되어 보는 체험도.. 하고.. 결국은.. 그 가면이 벗겨지기를 간절히 원하게 되고..
그렇게..
새로운 선생님과의 만남이 이어지고..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는 그런 책!!!!!!



@ 책 속에서


- "오늘의 마지막 수업은..."
"가면 수업이요!"
선생님이 미처 말을 끝맺기도 전에,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큰 소리로 대답했다.
"그럼, 각자 준비해 온 가면을 쓰세요."


- "너희들 정말 성생님 말 안 듣고 이럴래!"
선생님이 드디어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몇 번씩이나 말했건만 아이들은 누구 하나 가면을 벗으려 하지 않았다.
"아, 성생님. 선생님을 놀리는 게 아녜요. 진짜예요!"


- 갑자기 한 여자아이가 크게 소리를 질렀다.
그 아이의 가면을 억지로 벗기려던 체육 선생님이 흠칫 놀라 뒤로 물러섰다. 무엇인가가 움직인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던 선생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가면에 표정이 있었다.
아니, 분명 살아 있는 얼굴이었다.


- 작가를 꿈꾸며 헤밍웨이의 가면을 썼던 가희의 머리칼은 새하얗게 변했다.
'따르릉, 따르릉...'
"대체 어디서 자꾸 전화가 걸려 오는 거야!"
최고의 발명가가 꿈인 유준이의 휴대폰 가면은 각 버튼이 작동하면서 진짜 휴대포처럼 변했다.
그리고 끊임없이 전화벨이 울렸다.


- 가면 학교의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다. 아이들이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얘, 너 지금 뭘 하고 있니?"
쉬는 시간에도 열심히 컴퓨터 자판을 치고 있는 영우에게 선생님이 물었다.
"기업가 정신을 배우고 싶어서요. 유명한 기업에 일일이 이메일을 보내 인터뷰를 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는 중이예요."


- 서연이는 이제 허리가 자연스럽게 돌아갈만큼 골프 샷이 능숙해졌다. 퍼팅 감각도 갈수록 나아지고 있었고 침착하게 대회를 치르는 방법도 익혀 가고 있었다.
그 과정을 모두 지켜본 아빠는 '미래의 박인비'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서연이는 불과 한 타 차이로 대회에서 우승을 놓치고 말았다.
"마지막까지 정신을 바짝 차렸어야지!"
대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빠는 서연이를 다그치며 무척 화를 냈다.


- "휴, 계속 학교에 안 나갈 수도 없고.."
헤밍웨지 가면의 가희도 침울한 표정이었다.
아직 얼굴에 생긴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휴대폰 가면의 유준이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 말이 없었다.
"난... 가면에 지쳤어..."
파바로티 가면을 쓴 파도가 풀 죽은 목소리로 힘없이 말했다.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어."


- 어쩌면 이대로 평생을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아이들의 마음속에 싹트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학교에 나오지 않는 아이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었다.
집에서도 두무지 입을 떼지 않는 통에 속앓이를 하는 부모들이 주위에 하소연하는 일도 많아졌다.
~
아이들이 없는 가면 학교는 쓸쓸해지고 있었다.



- "마지막 수업이리..."
~
선생님이 반 아이들 모두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다음 주에 다른 학교로 전근 갑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의 얼굴을 보고 싶으니까 꼭 와 줬으면 좋겠네요.~>

문자 메시지 끝에는 휴대폰이 없는 아이들에게도 꼭 소식을 알려 달라고 써 있었다.


- "가면 수업만 안 했으면 너희들이 이렇게 힘들어 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아이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서생님의 잘못은 아니었다. 모두가 가면 수업을 원했으니까.
"그래서 오늘은 가면 수업이 아닌, 진짜 수업을 해보고 싶어. 마지막 수업이기도 하고."
~
"가면이 너무 부담스러웠지? 너희는 아직 한창 새록새록 자라야 할 어린이인데 가면을 쓰고 어른 노릇 하느라고 힘들었을 거야."


- "맞는 말이야. 너희가 꼭 아인슈타인이나 베토벤이 될 필요는 없단다. 이미 아인슈타인과 베토벤은 있으니까. 우리는 너다운 네가 필요하단다. 이 넓은 세상에서 너는 오직 하나뿐이기 때문이야. 사람은 저마다 자신만의 독특한 재능과 열정과 경험이 있어서 각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상에 기여할 수 있단다. 우리는 각자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찾아야 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벌써부터 무엇을 위해 살 필요는 없는 것 같아.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의 발견이란다. 그건 가면을 쓰고는 찾을 수 없다는 걸 선생님도 이번에 길이 깨달았단다."


- 다음 날 아침, 아이들의 집에서는 한바탕 행복한 소동이 벌어졌다.
"엄마, 절대 꿈이 아니라고 말해 줘!"
"아빠, 내얼굴이 돌아온 거 맞지?"
놀랍게도 아이들의 얼굴에 씌워졌던 가면이 하룻밤 새에 사라진 것이다.


- 며칠이 지난 월요일 아침이었다.
"대체 또 무슨 일이죠?
교장 선생님이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놀란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러고는 눈앞에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에 깜짝 놀라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번에도 아이들은 제각각의 가면을 쓰고 있었다.

사사건건 간섭하는 엄마를 골려 주기 위해 만든 잔소리쟁이 교장 선생님 가면..
나만 보면 무섭게 짖어 대는 옆집 개를 골려 줄 뼈다귀 가면.
~~


- 아이들의 가면이 달라졌다.
이번에는 자신을 괴롭히거나 힘들게 한 사람들을 골려 주기 위한 가면을 쓰고 환한 얼굴로 교실에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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