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팔이 소녀 어린이작가정신 클래식 16
제리 핑크니 글, 김영욱 옮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원작 / 어린이작가정신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겨울이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안데르센 동화 '성냥팔이 소녀'

사실 요즘 애들에게 '성냥'이라는 그저 낯선 단어에 불과하지 않을까 싶지만, 그래도 어려서부터 접했던 명작동화라 많이 익숙해진 것도 같다.

 

이 책은 어린이작가정신 클래식 시리즈 중 16권으로 그림만 봐도.. 왜 클래식이라는 단어가 붙은 시리즈인지 충분히 공감이 가는 그런 책이다.

 

안데르센의 원작을 제대로 살려 낸 제리 핑크니..

그는 이 시대의 뛰어난 그림책 작가 중 한명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칼데콧 상과 코레타 스코트 킹 상을 여러차례 수상한 유일한 삽화가라고 할만큼 이 책의 삽입된 그림 또한 마치 엔틱 액자에 걸린 명화를 보는 듯한 그런 착각을 일으킬만큼 작품같은 그럼이다.

 

아이들 눈에는 살짝 어두워 보이기도 하고 해서 아이들의 흥미 유발에는 불리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성냥팔이 소녀의 그 고통을 여실없이 보여 준 책이 아닌가 싶다.

 

읽아보면... 이름도 모르는 성냥팔이 소녀의 일생이 참 가엾고 딱해서...

어쩜 이렇게 비참하게 썼을까?라는 원망이 들기도 했던 거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충분히 일어날 수도.. 아니 일어났을 수도 있었던 일일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눈 내리는 거리에서 오직 성냥의 불빛에 의존하는 소녀..

그리고 사람들의 화려한 모습들..

무엇보다 인자하게 웃으시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연민에.. 짠 한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8살,6살 울 딸들은..

성냥팔이 소녀는 이름이 없냐고, 몇 살이냐고, 왜 성냥을 팔아야 하느냐고, 왜 할머니가 소녀를 데려갔느냐고.. 등등.. 많은 질문을 했다. 아이들의 궁금증이란~^^

 

무튼.. 같은 명작동화라도 출판사마다 또 작가마다 다른 분위기가 나는 게 그림책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클래식 시리즈라 그런지 엔틱한... 고전적 분위기가 느껴지는 게 이 겨울과 잘 어울리는 것도 같고..

왠지 요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궁금해졌다.

 

그리고..

유독 겨울에만 소외된 계층을 챙기는 사회 분위기...는 싫지만..

겨울에라도 그런 이웃을 챙길 줄 아는 나눔의 마음을 울 딸들에게도 가르쳐 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 본다.

 

 

 

 

@ 책 소개

 

칼데콧 상을 여섯 차례 수상하고, 코레타 스코트 킹 상을 다섯 차례 수상한 유일한 그림책 작가인 제리 핑크니는 1920년대 미국 도시를 배경으로 『성냥팔이 소녀』를 새롭게 구현했다. 역사적 사실, 고전적인 이야기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작품으로 그림책의 전설이라 불리는 제리 핑크니는 왜 19세기 덴마크가 아닌 20세기 미국을 배경으로 삼았을까? 대공황 이전 미국 사회의 부와 번영은 눈부실 정도로 찬란했다. 전기와 자동차 산업이 발달해 밤거리에는 네온사인이 화려해졌고, 길에는 자동차가 즐비해졌습니다. 그러나 빛이 밝을수록 그림자는 짙어지게 마련이다. 기업들은 두둑이 배를 불렸지만, 노동자들의 임금은 턱없이 낮았고, 그나마도 기계화된 공장에 밀려 줄줄이 일자리를 잃었다. 심각한 빈부 격차 속에서 이들의 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도 춥고 혹독했다.


제리 핑크니는 자본주의의 황금기, 유례없는 사회 번영의 단면을 특유의 섬세한 수채화를 통해 시각적으로 구현함으로써 소외 계층의 곤경을 더욱 극명하게 드러내었다. 마차와 자동차가 혼재하는 풍요로운 도시의 시장에는 모피 코트에 화려한 모자를 쓴 사람들이 오가고, 그들의 장바구니는 새로 산 물건들로 가득 들어차 있다. 이 풍경에서 추위에 발갛게 얼어붙은 두 뺨과 코, 빨간 목도리에 헤진 망토를 입은 소녀만이 외따로 떨어져 섞여들지 못한다. 누구 하나 소녀를 바라보지도 않는다. 두툼하게 옷을 입고 털모자를 쓰고도 절로 옷깃을 부여잡게 되는 추위 속에서 소녀에게 남은 것은 단 하나, 팔기 위해 가져온 성냥뿐이다. 온기 어린 자그마한 불빛, 그 노란 불꽃이 소녀의 한 줄기 희망이다. 제리 핑크니는 그림 속 노란빛을 통해 소녀가 갈망하는 세상 속 따스함을 표현했다. 커다란 난로, 근사한 잔칫상, 촛불이 잔뜩 켜진 크리스마스트리, 사랑하는 할머니까지.


“성냥 사세요. 성냥 사세요.” 겨울이 다가오면 누구나 한 번쯤은 『성냥팔이 소녀』를 떠올린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 아이들은 단순한 연민을 넘어서서 가난한 이들의 삶을 그들의 눈높이에서 마주하고, 춥고 어려운 때뿐만 아니라 늘 우리 이웃을 돌아보고 관심 가져야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물질적인 것만이 아닌 하루를 더 살게 하는 ‘희망’이라는 것까지 말이다. 

 

​추위에 떠는 소녀의 모습이 어떻게 19세기에 투영되고 있는지 살펴보면서 우리 사회 소외된 이웃의 고독과 고통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본다. 자본주의의 황금기, 유례없는 사회 번영의 단면을 특유의 섬세한 수채화를 통해 시각적으로 구현함으로써 소외 계층의 곤경을 더욱 극명하게 드러내었다.

 

 

 

@  책 속으로

 

- 다섯 아이들이 조각 천으로 꽃을 만들어 생계를 꾸려 가는 가난한 동네 자그마하고 비좁은 다락은 추웠습니다. 벽에 생긴 커다란 틈을 지푸라기와 헝겊으로라도 막아 보려고 애썼지만, 매서운 바람은 방 안으로 '쌩쌩' 들어왔습니다.

 

- 소녀가 집에서 나설 때에는 신발을 신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소녀에게는 너무 커서 걷기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 신발은 예전에 엄마가 신던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 터덜터덜 길을 걷는 동안, 소녀는 팔기 위해 거리에 내 놓은 온갖 물건들을 보며 감탄했습니다. 어린 소녀가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게다가 어딜 가나 갓 구운 거위에서 나는 고소한 냄새가 출렁거렸습니다. 오늘은 섣달그믐날이니까요.

 

- 지금 이대로 가면, 소녀의 아버지가 매를 들 것입니다. 게다가 집 안도 춥기는 마찬가지입니다.

 

- 소녀는 성냥 한 개비가 추위를 녹이는 걸 도와줄지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 소녀가 성냥 통에서 성냥을 꺼내 그을 용기가 있었을까요? 네, 소녀는 성냥 한 개비를 꺼내 '쫙' 그었습니다.

 

- 이 맛난 것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소녀의 입에 침이 고였습니다. 성냥 불씨가 꺼졌습니다. 그러자 이 모든 것이 전부 사라져 버리고, 그저 아무런 무늬도 없는 벽돌만 보였습니다.

 

- 그 별들 중 하나가 떨어지면서 밤하늘에 환한 줄무늬를 수놓았습니다. '누군가 죽었나 봐.' 소녀는 생각했습니다. 소녀에게 유일하게 다정했던 할머니가 입버릇처럼 말했기 때문입니다. "별똥별이 떨어질 때는 영혼 하나가 하늘로 올라가는 거란다."

 

- "할머니!" 소녀가 외쳤습니다. "저도 데려가 주세요! 성냥불이 꺼지면 할머니는 사라질 거예요. 따뜻한 난로처럼, 맛있는 거위 요리처럼, 아름다운 크리스마스트리처럼 할머니도 사라지고 말 거예요."

 

- 할머니가 이토록 듬직하고 아름다워 보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이윽고 할머니가 두 팔로 소녀를 들어 올리자, 두 사람은 둥근 빛을 향해 솟아올랐습니다. 이제 소녀는 기쁜 마음으로 땅으로부터 점점 멀어져 저 멀리 추위도, 배고픔도, 고통도 더는 없는 나라로 다가갑니다.

 

- "어린 것이 몸을 데우려 했나 봐요." 누군가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지난밤 소녀가 보았던 아름다운 광경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소녀가 할머니와 함께 새해를 맞이하며 느꼈던 기쁨 속으로 발을 내디딘 사람 또한 아무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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