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동자 길벗어린이 옛이야기 14
이시이 모모코 글, 아키노 후쿠 그림, 이기웅 옮김 / 길벗어린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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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은 아이의 모험을 그린 일본의 옛이야기이다.  일본에서는 유독 ‘작은 아이’ 이야기가 많이 전해지고 있는데, 그중에서 동화 작가 이시이 모모코는 한치동자의 모험 이야기를 상상력을 자극하는 묘사와 귀에 쏙 들어오는 문장으로 재미있게 들려주고 있다. 여기에 일본에서 가장 뛰어난 여성 화가로 손꼽히는 아키노 후쿠의 그림이 훌륭히 조화를 이루어, 일본에서 1965년에 처음 출판된 이래 일본도서관협회와 전국학교도서관협의회 선정 도서로 채택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책이라고 한다.

 

일본의 옛이야기를 이렇게 책으로 접하 건 처음인 거 같다.

일본의 그림책들은 딱 일본 특유의 스타일이 있어서 살짝 꺼려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직 나와 울 아이들은 큰 거부감이 없어서 그런지 아주 재밌게 잘 읽었다.

 

특히나 글쓴이가 그린이가 모두 여자분이라는 게 신기했다.  책 중간에 도깨비가 등장하는 게 있어서 살짝 무섭게 느껴지긴 했지만, 그림 자체가 워낙 훌륭해서 그런지 마치 멋진 그림을 감상하는 듯한 착각도 들었던 거 같다.

 

아이들은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의 이름이 '한치동자'라며.. 그 뜻을 물었는데..

나는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세계명작동화에 나오는 엄지공주처럼 작은 아이라고 알려줬는데,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무지 귀엽다며 좋아라했다.

 

옛날 어느 마을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는 아이가 없어서 몹시 쓸쓸해하며 지내다가 하늘을 보며 아이를 내려달라고 기도를 하게 되고, 그날 손가락만한 작고 작은 아이를 얻었다. 사실 한치는 손가락의 한 마디를 일컫는 길이단위를 말하는 것이니, 얼마나 작은 아이였을지 짐작이 간다. 딱 엄지공주만한 아이!!

그렇게 할머니 할아버지는 정성스럽게 아이를 키웠고, 한치동자는 도성으로 가서 일해보고 싶다며 집을 나선다. 그러다가 한 재상의 집에 들어가 일을 하게 되고, 재상의 딸을 잡아가려고 하는 도깨비들을 물리치고 나서 도깨비 방망이를 얻게 된다. 그리고 그 방망이로 키가 크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자 한치동자의 키가 쑥쑥 자라서 멋진 청년이 되었고, 용감한 일을 했다는 소문이 퍼져 유명해진 한치동자는 재상의 딸을 아내로 맞아들이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행복하게 살았다..

 

주름 가득한 할머니가 어린 손자에게 들려주는 옛날이야기처럼 그렇게 잔잔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라서 아이들은 재밌게 잘 읽었다. 그림도 그렇고, 번역도 잘 되어 있어서 읽어주는 내내 나도 재밌게 읽었다.

 

역시 옛이야기가 주는 따뜻함이란 찬바람 솔솔 불 때 더 찾게 되는 포근한 솜이불 같은 게 아닐까 싶다.

길벗어린이 옛이야기 시리즈로 한치동자 외에 13권 정도 있는데, 나머지 책도 다 읽어보고 싶어졌다.

 

 

@ 책 속에서

 

-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늙도록 아이가 없어서 몹시 쓸쓸했어요. "손가락만 한 아이라도 있다면 좋겠구려." 했지요. 두 사람은 하늘을 보고 "부디 아이를 내려 주세요."하고 빌었습니다.

 

- 키가 한 치밖에 되지 않아 손가락만 했지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하늘의 뜻이구려."하고 기뻐했어요.

 

- 십이삼 년이 되자 춤도 추고 노래도 곧잘 했지만 몸은 그대로여서 집일을 하나도 돕지 못했어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실망했어요. 마을 아이들은 "꼬맹이, 꼬맹이!"하고 놀려 댔어요.

 

- "도성으로 가서 사람답게 일해 보고 싶어요. 꼭 허락해 주세요." 할아버지와 할머지는 슬펐어요. 하지만 집에 있게 해도 별수가 없으니, 한치동자의 말을 들어주었습니다. 한치동자는 밥그릇을 우산 삼고, 젓가락을 지팡이 삼고, 할머니가 준 바늘을 칼 삼고, 짚대를 칼집 삼아 길 떠날 채비를 했어요.

 

- 한치동자는 큰 강에 밥그릇을 띄우고 젓가락을 저어 강을 거슬러 올랐습니다. 밤이 되자, 갈대 사이에 밥그릇 배를 묶고 그 안에서 웅크리고 쉬었지요.

 

- "여기요, 신발 그늘에 있어요. 밟지 않게 조심하세요." 남자가 신발께를 내려다보니, 바지런해 보이는 아주 작은 아이가 나그네 차림을 하고 서 있었어요.

 

- "너처럼 조그만 아이가 뭘 할 수 있겠니?"

한치동자는 "잠깐만요!" 하더니, 바늘 칼을 뽑아 날아다니는 파리를 푹 찔렀습니다. 그 다음엔 남자의 부채 위에서 춤을 한판 추었지요.

 

- 한치동자는 아가씨가 공부할 때 머리카락이 흘러내리지 않게 잡아 주었어요. 또 아가씨와 주사위 놀이도 해 주었어요.

 

- 한치동자는 번개같이 뛰어올라 푸른 도깨비의 눈을 바늘 칼로 푹! 푹! 찔렀어요. 푸른 도깨비는 새파래져서 쇠지팡이를 버리고 달아났어요.

 

-"아가씨, 이건 도깨비가 아끼는 요술방망이랍니다. 이 방망이를 휘두르면 어떤 소원이든 이루어진대요. 어서 휘둘러 보세요."

"아니에요, 요술 방망이는 당신이 싸워 얻은 것이니 당신이 소원을 말하세요."

아가씨가 고개를 저으며 말하자, 한치동자가 말했습니다.

"제 소원은 몸이 커지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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