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다고 말해 줘 문학동네 동시집 30
이상교 지음, 허구 그림 / 문학동네 / 2014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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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에 예쁜 걸 좋아해서 그런지, 책 제목이 참 맘에 들었다.
8살, 6살 두 공주님~
생각해 보면.. 책 읽기도 그렇고 모든 게 큰 애에게 포커스가 맞춰지는 거 같다.
그게 자연스러운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인지 둘째에게는 항상 미안한 맘이 든다.

문학동네 동시집 30 <예쁘다고 말해 줘>
책 제목만큼이나 책도 참 예쁘다.
시집인데도 하드커버로 되어 있어서 그런지 더 고급스러운 느낌도 드는 게~

다른 책은 모르겠는데, 이상하게 시집을 읽고 나면 이 시를 지으신 분은 어떻게 생기셨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는데, 다행히 요 책은 온라인 서점 사이트에서 작가 이상교님의 사진을 볼 수 있었다. 진짜 키가 커 보이는 모습~ 살짝 울 엄마도 닮은 듯한 얼굴에 왠지 모를 친근감이 느껴졌다.

책 머리에 쓴 작가의 짧은 글을 읽으며~
여름의 끄트머리에서 가을을 맞이하는 딱 지금!!!의 날씨와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그저 기분 좋은~~ㅎㅎ

시는 총 44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른 동시집에 비해 살짝씩 차이가 나는 걸 뽑자면,
동시들의 제목이 그다지 길지 않다는 것? 그 정도인 거 같다.
그리고.. 읽기만 해도.. 딱.. 여자분께서 쓰신 거구나..라는 게 느껴지는.. 뭐~ 그랬다.

대신 울 딸들은..
아직 동시집에 집중을 잘 못하는 거 같다.
사실 그림책의 경우는 그림도 있고 또 스토리가 있다 보니, 나름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동시는.. 그저.. 글밥이 적을 뿐.. 그렇게만 느끼는 거 같다.
아이 입장에서는 이게 뭐지? 라고 느끼는 것도 뭐.. 어쩌면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열심히 읽어주려고 했다. 그리고.. 살짝 물어봤다.. 동시도 한번 지어보면 어떨까?ㅎㅎ
아이는 나의 질문과는 다른 대답을 한다. 독서록 쓰라고?^^

시를 읽고 나면.. 절제된 글 덕분인지..
마음이 반듯하게 정리되는 느낌이 든다.
부디 울 아이들도 내가 그랬듯이 시를 좋아하고, 항상 가까이 했으면 좋겠다.


@ 책 속에서

- 내가 이쁠 때
"네 언니 참 이쁘더라." / 문구점 아저씨가 말했다 //
"네 동생 참 이쁘던데." / 김밥집 아줌마가 말했다 //
그 사람들은 / 내가 진짜 / 이쁠 때를 못 봐서 / 그런다 //
장미꽃 레이스 달린 긴 잠옷 입고 / 머리를 어깨까지 너풀나풀 / 풀어 헤칠 때면 / 나도 이쁘다 //
바로 어저께 밤, 동그란 손거울로 보았는데 / 딴 나라 막내 공주님처럼 / 정말이지, 이뻤다!

- 붕어빵
고래빵은 / 너무 크고 // 새우빵은 / 너무 작고 // 장어빵은 / 너무 길고 // 가지미빵은 / 너무 넓적하고 // 내 입에 꼭 맞는다 / 붕어빵

- 참견하지 마
어쩌다 담장 위에는 / 올라간 건지 / 앙금당금 / 담장 위의 새끼 고양이 //
담장 아래 어미 고양이 / 애가 탄다 / 자칫하다가는 / 떨어져 다칠지 모른다 //
"내가 대신 내려놔 줄까?" / 묻는 나를 어미 고양이가 / 흘깃 흘겨본다 //
"남 참견 말고 갈 길이나 / 어서 가시지!" / 어미 고양이 말이 / 꼭 맞는다

- 매니큐어
화장대 앞에 앉아 / 손톱에 / 매니큐어를 바른다  //
그러자 반짝, / 손톱이 / 눈을 뜬다 //
열 개 손톱이 / 다 눈을 뜬다 / 말갛게 뜬 눈으로 / 마주 본다 //
빤들빤들, / 오늘 서로 처음 본다

- 호박꽃
아주 큰 호박을 / 달 테다! //
이른 아침 / 샛노란 호박꽃이 / 아귀가 찢어져라 / 피어났다

- 목련
봉오리 속에 / 흰 새 한 마리씩 / 감추고 있다가 //
호르륵호르륵- / 다 놓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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