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법칙 - 제2회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동시집 29
김륭 지음, 노인경 그림 / 문학동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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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대상작 <엄마의 법칙>

책은 45편의 동시를 실었고, 시와 어울리는 그림을 잔잔히 그려냈다.

큰 애가 초1이 되다보니, 이런 동시집도 자주 읽게 되는 거 같다.
오늘 같은 파란 하늘이 가득한 가을 시작 즈음에 읽으니, 더 기분이 좋은 거 같아요.
마치 토닥토닥 해 주는 느낌을 받은 그런 책이다.

책 제목 엄마의 법칙은 본문에 나오는 동시의 제목이다..
마치 뭔가 사연이 있는 듯한 그런 제목에 살짝 궁금증도 생기는 거 같았다.

지금 이 서평을 쓰고 있는 동안 라디오 FM에서 이상은의 "삶은 여행"이라는 노래가 훌러나오는데..
그냥 왠지 눈물이 날 것 같다.
9살,7살 두 아이 엄마가.. 작년에 사고로 하늘나라로 간 아빠의 부재를 아이에게 알려야할지에 대한 고민 상담이었는데... 그 사연 뒤에 들은 노래인지 더 슬프다. 엄마의 법칙!이라는 시도~ 참.. 짠하게 느껴진다.

이 시는 전체적으로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고, 위트도 있다.
이렇게 시를 쓰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기셨는지, 또 어떻게 사시는지 참 궁금하다.....

전체적으로 아주 신선한 느낌이 들었고, 울 딸들에게도 많이 읽어주고 싶어졌다.
나도 언제 한번 시를 써 볼 수 있을까?^^




@ 책 소개

우리 동시문학의 깊이와 넓이를 더해주는 「문학동네 동시집」 제29권 『엄마의 법칙』. 《프라이팬을 타고 가는 도둑고양이》, 《삐뽀삐뽀 눈물이 달려온다》 등을 통해 관습적인 상상력에서 벗어나 인상 깊은 동시 세계를 구축해왔던 김룡의 시집이다. 이번 시집에서도 시인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을 엿볼 수 있으며, 공감을 기반으로 한 여러 존재의 내면을 자연스럽게 끄집어냈다.

《눈사람은 어디로 갔을까》, 《신발을 찾습니다》, 《시험 망친 날》, 《지렁이는 우산을 쓰고》, 《우리 집 고양이는 가끔씩 안경을 씁니다》 등 다양한 시를 감상하게 된다. 2012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고, 2013년 브라티슬라바 국제원화전시회 그랑프리를 수상한 화가 노인경의 그림이 시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고 있다.  


@ 책 속에서

- 엄마의 법칙
사자에게 엄마가 곁에 있었다면 / 살찐 너구리는 통통 무사했을지 몰라.//
엄마, 저거 먹는 거야? / -먹을 순 있지만 너구리 엄마가 얼마나 슬프겠니.//
악어에게 엄마가 곁에 있었다면 / 어린 누는 무사히 강을 건넜을지 몰라.//
엄마, 저거 먹는 거야? / -먹을 순 있지만 누 엄마가 얼마나 울겠니.

- 해바라기
제아무리 키가 크다고는 하지만 해바라기도 어쩔 수 없다. /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제 키보다 높은 곳에 / 그 마음을 올려놓아야 한다. //
그 애가 사는 집 담벼락 위에 얹어 놓은 내 마음처럼 / 해바라기도 밤새 머리를 하늘로 밀어 올리다가 /
꽁, 달에 머리를 찧은 게 틀림없다.//
달빛 아래, 달개비 몇 송이 키득키득 웃으며 / 올려다보는 해바라기 얼굴이 / 노랗게 익었다.

- 고등어 통조림
아무도 몰래 슬플 때가 있어요. 나는 혼자 식탁에 앉아 밥을 먹어요. 내가 함께 먹어 줄게. 고등어가 통조림 깡통 속에서 나와요. 밥알을 세고 있는 내 마음을 알았다는 듯 고양이도 야옹, 발가락을 살짝 깨물며 함께 울어 주어요. ~~ 이럴 땐 엄마가 없는 게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자꾸 눈물이 나요. 슬픔을 숨길 통조림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내가 들어갈 만한 아주 커다란 통조림이어야겠지요. 가끔씩 나는 고등어통조림을 고래통조림으로 읽어요.

- 달과 사과
덥석, 베어 무는 순간 다시 태어난다는 걸 알고 있다. / 딱 한 입이면 내 살이 된다는 걸 알고 있다. /
식탁 위의 사과가 발그레 웃는다. / 벌레 먹은 달처럼.

- 오리들의 기차 여행
~~ 남극으로 펭귄을 만나러 가는지 / 고래를 잡으러 가는지 닭들은 몰라서 / 더욱 신이 나요. //
해을 알처럼 품고 있는 뭉게구름 위에 / 꽥꽥 궁둥이를 올려놓고 싶은 / 그저 평범함 오리예요.

- 달팽이의 장난
달을 등에 업었습니다. / 느릿느릿 기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 달을 등에 업고 뛰는 겁니다 /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 지구를 따라 도는 겁니다 / 팽이처럼. / 달팽이는 장난이 아닙니다 / 빙글빙글 돌다가 쓰러지면 /
지구가 깜깜해집니다 / 달이 다칩니다

- 우리 집 왕위쟁탈전
엄마 배 속에 동생이 생긴 날 / 우리 집 왕이었던 아빠가 왕관을 / 엄마에게 반납했다 //
처음엔 좀 우스웠는데, 문득 / 산만 한 배를 부둥켜안고 어기적어기적 / 왕처럼 걷는 엄마를 보며 생각했다 //
내가 배 속에 들어 있을 때는 / 아빠는 충성스러운 신하였을 테고 / 엄마는 최초의 여왕이었을 거다 //
나도 엄마 배 속에 가만히 앉아서 / 파인애플 사 와라 순대 사 와라 / 아빠를 마음껏 부려먹었겠지 //
지금 엄마는 두근두근 / 심장이 두 개다 //
오 마이 갓! 하늘이 갈라져도 아빠는 / 두 개의 심장을 가질 수 없다 / 엄마 배 속에서부터 나는 / 엄마의 호위무사

- 시간의 얼굴
벽에 걸린 동그란 시계에 / 눈과 코 그리고 입을 그려 주면, // 방 안에서 꼼짝 말고 공부나 해! / 화가 잔뜩 난 엄마 얼굴이 되어 / 툭 튀어나올 것 같은, // 우리 집에는 시계가 너무 많다

- 화장실
변기 윙 앉아 있을 때 나는 / 엄숙해진다. // 교장 선생님의 아침 조회 시간보다 더, // 내가 나에게 //
끙, 힘을 줄 수 있는 // 시간

- 왜 그럴까?
우리는 엄마 아빠가 집에 있을 때 더 심심하다 // 우리는 엄마 아빠가 집에 없을 때 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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