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의 엄청난 하루 작은 곰자리 25
안나 피스케 글.그림, 나명선 옮김 / 책읽는곰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얀의 엄청난 하루≫는 볼 때마다 성격이 달라지는 독특한 책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흥미진진한 모험담, 두 번째는 이야기 속 장소나 대상의 정체를 맞추는 반전 퀴즈, 그리고 세 번째부터는 이야기의 연결 고리들을 찾아내는 보물찾기로 바뀐다. 이 책을 세 번쯤 읽고 나면 허수아비의 정체보다 얀이 허수아비에게 씌어 준 ‘안경’은 도대체 어디서 난 걸까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이 책에는 ‘안경’처럼 이야기를 연결하는 고리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이 연결 고리들은 사실 무척 잘 보이는 곳에 있지만 몇 번을 보아도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마치 허투루 버려진 보물처럼.

이 책의 주인공 얀은 호기심과 상상력이 풍부한 모험 대장이다. 단짝 친구인 강아지 치치와 하루하루를 신 나게 보내고 있다. 오늘도 얀은 아침부터 분주하게 온 집 안을 돌아다니며 어디에 쓰려는지 썩은 생선과 손전등, 치즈 샌드위치 따위를 챙겨 가방을 한가득 꾸리더니 큰 소리로 치치를 부른다. “우리 모험하러 가자!”
씩씩하게 집을 나선 얀과 치치 앞에는 정말 엄청난 일들이 벌어진다. 문을 열자마자 갑자기 무시무시한 사자가 나타났다. 얀은 손에 들고 있던 썩은 생선을 던져 사자를 유인하고, 사자가 생선에 정신이 팔린 틈을 타서 얀과 치치는 빨리 달아난다. 그 와중에도 얀은 용수철과 줄넘기를 발견하자 냉큼 가방에 챙겨 넣는다.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간 얀 앞에 이번에는 거대한 물고기들이 나타나고, 물고기들은 간질간질 얀을 귀찮게 하더니, 얀이 치즈 샌드위치를 나누어 주고 나서야 겨우 얌전해진다.
그 뒤로도 가파른 계단과 깊은 구덩이, 뜨거운 불 속, 깜깜한 동굴, 수풀이 우거진 정글을 넘나들며 아슬아슬한 장애물과 마주칠 때마다 얀은 용감하고 재치 있게 헤쳐 나간다. 길에서 주운 용수철을 사용해서 깊은 구덩이를 탈출하기도 하고, 줄넘기로 상어를 묶어 상어 밥이 될 위험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어느새 날이 저물고 집으로 돌아온 얀은 내일은 또 어떤 모험을 하게 될지 기대하며 잠이 드는데, 곤히 잠든 얀을 뒤로 하고 밖으로 나와 보니…… 세상에! 오늘 있었던 엄청난 모험이 사실은 모두 얀네 정원에서 일어난 일이었다는! 

얀의 이 엄청난 모험이 ‘모두 정원에서 일어난 일이야!’라는 반전에 어안이 벙벙해져서, 다시 처음부터 꼼꼼히 책을 살펴보게 된다. 면지부터 절묘하게 이어지는 그림을 따라 무시무시한 사자의 정체가 무엇인지, 깜깜한 동굴이 어디였는지 맞추다 보면 ‘아, 이거였구나!’ 하며 저절로 감탄하게 된다.
고양이, 작은 텃밭, 빨랫줄에 널린 옷가지…… 무심코 지나치면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것들도 호기심과 상상력이 가득한 얀의 눈으로 보면 재미난 모험거리가 된다. 평범한 사물은 신기한 것으로, 일상 공간은 흥미로운 곳으로 변한다. 이 책은 호기심과 상상력이 빚어내는 놀라운 모험의 세계를 통해 모험은 어디에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  

이 책은.. 집중해서 보지 못하면 만화같은 그림에... 말풍선으로만 처리된 대사로 된 책이라... 살짝 가볍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여자아이들보다 남자아이들이 더 재미나게 볼 수 있는 그런 책!!

그리고 책 제목처럼 얀의 엄청난 하루에 대한 내용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진짜 무서운 사자, 살짝 무섭게 생긴 물고기들, 지하에 있는 공룡뼈, 상어, 개미떼들과 사슴들~~~ 참.. 기상천외한 그림책 같다. 거기다 허수아비~~~가 등장하는 순간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허수아비가 생각났는지.. 울 딸들은 허수아비..를 반가워했다. 대신 나머지 동물친구들은.. 개미 빼고는 다 살짝 무서워했던 거 같다. 대신 산타할아버지를 보고는 반가워했다. 특히나 책 중간에 미로처럼 생긴 페이지가 있어서 애들이 반가워하기도 했다.

그리고 책 뒷표지에 얀과 함께 하는 모험의 법칙까지 나와 있어서... 아이들을 모험의 세계로 안내해주는 거 같다.
하나. 떠나기 전에 먹을 것을 챙긴다.
둘. 주변을 꼼꼼히 살피며 다닌다.
셋. 쓸 만한 것이 보이면 일단 가방에 넣는다.
넷. 보이는대로 믿지 말고 마음껏 상상한다.
그리고 반드시 기억할 것으로 '모험은 어디에나 있다'는 것~~까지..
작가의 정성스러운 애정이 느껴지는 그런 책 같았다.

이 책을 보며.. 그림책의 주제는.. 참으로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그렇듯 늘 존경스러운 동촤작가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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