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장군 김돌쇠 청소년시대 6
하신하 지음, 장선환 그림, 김해규 감수 / 논장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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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7년 소사벌 전투에서 일본군을 물리친 바늘장군 김돌쇠!

장애를 가진 소년에서 민중 영웅이 된 바늘장군 김돌쇠에 관한 책이다.

봄의 생명력이 어렴풋이 깨어나는 새벽, 강쇠는 숨이 턱에 차도록 달린다. 하필 아버지가 장에 가신 이때, 어머니의 산통이 시작된 것이다. 강쇠는 때맞춰 산파 할머니를 데려오고, 마침 아버지도 장에서 돌아온다.
조선의 여느 농사꾼 집처럼, 돌쇠는 그렇게 태어났다. 귀염둥이 막내로 평범하게 자라기도 잠시, 돌쇠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열병을 앓고는 한쪽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된다.

바느질하는 어머니의 말동무로 방 안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돌쇠는 바늘을 던져 파리를 맞히고, 그 뒤로 바늘과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된다. 독이 오른 지네나, 추수를 방해하는 참새에게 바늘 날리기를 수십 차례. 돌쇠의 바늘은 마을의 청년들이 모두 나선 멧돼지 사냥에서 결정타가 될 만큼 강력해진다.

평화롭기만 할 것 같던 11살의 봄. 왜구가 쳐들어오고 조선 땅이 발칵 뒤집힌다. 아버지와 형은 차례로 출전하고, 가족을 잃는 것이 두려운 돌쇠는 전쟁터로 향하는 형을 향해 바늘을 들게 된다.


“내 앞의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 자기 길을 걸었듯이, 우리 또한 ‘지금, 여기’를 있는 힘껏 살아 낼 뿐!”
오랜 시간 구전되어 온 이야기 속 영웅을 뜨거운 가슴으로 되살려 낸 역사 소설.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 내가 사는 곳을 지키기 위해 결연히 외세의 침략에 맞서며 온몸으로 역사를 견뎌 낸 우리 부모와 그 부모의 부모의 삶을 만나며 오늘날 우리를 돌아본다.

한 줄 역사적 사실 위에 비범한 상상력으로 쌓아 올린 서사의 미학, 유려한 문장, 문학의 놀라운 성과!
《바늘 장군 김돌쇠》는 임진왜란의 육전(陸戰) 3대첩으로 꼽히는 ‘소사벌 전투’를 소재로 한 역사 소설이다.
아르코문학 창작기금 수상작인 이 작품은 탄탄한 서사의 힘으로 조선 시대, 소년 ‘돌쇠’의 삶을 펼쳐 보이며 오늘날 우리와 뿌리 깊은 대화를 시도한다.
평범한 소년이 바늘 하나로 적국의 장수를 물리치기까지, 한 생명이 태어나 아픔 속에 성장하고 국난에 휘말려 가족을 잃는 고통 끝에 마침내 민중 영웅으로……, “명나라 군대가 갑옷 입힌 원숭이를 말에 태워 적진을 교란시켰다”는 짧은 기록에서 출발해 몸이 성치 않은 한 소년의 성장과 진한 가족애를 전쟁이 망가뜨린 평범한 삶 속에 녹여내며, 이 땅 장삼이사들의 헌신적인 희생을 서정적으로 무엇보다도 가슴 뜨겁게 되살려 낸다.


이야기의 중요한 무대인 ‘소사벌’은 오늘날 평택 소사1동에 위치해 있다. 정유재란 때에 이곳에서 벌어진 소사벌 대첩은 명군과 일본군이 맞붙어 일본의 북진을 막은 중요한 사건이다. 시간이 흘러 격렬한 전투의 자국은 흔적조차 없지만 왜란의 판도를 바꾼 중요한 격전지였다는 사실만큼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역사를 알아간다는 것은 사건들의 순서나 인물들을 외우는 작업이 아닌, 우리 주변에 깃든 이야기와 그곳에서 먼저 최선을 다해 살았던 이들의 숨결을 만나고 가까이에서 느끼는 과정 아닐까? 


책은.. 페이지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재밌다. 물론 옛날 이야기인데다가  그림이 따로 곁들여져 있지 않아서, 초5 초3 딸들이 어떤 모습인지.. 상상이 안되기도 했겠지만, 그래도 내가 읽기엔 참 재밌었다. 끈끈하고 정겨운 가족의 느낌이랄까.... 진한 기족애가 느껴져서.. 짠하고 좋았다.


큰 애가 초5가 되면서, 요즘 역사 강의를 듣기 시각했다. 사실 예전만 해도 이미 지나간 과거인 역사를 굳이 공부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었지만, 설민석님의 강의를 몇번 접하다 보니.. 역사라는 게.. 그저 과거의 흔적이 다가 아니라는 거.. 지금 우리가 여기에 이렇게 평화롭게 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의 희생이 있었는지.. 그리고.. 역사를 제대로... 바로 아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아이가 역사 강의를 들을 때면, 나도 귀를 쫑긋하고 듣기 시작했고.. 아이에게도 그 중요성을.. 어설프지만, 강조하게 된 듯 싶다.

어찌됐든.. 책은..

역사에는 기록되지 않았지만, 백성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인물 김돌쇠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분명..

김돌쇠라는 분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 속에 기록되지 않은 훌륭한 분들이 훨씬 많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부디.. 그 분들의 희생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게.. 더 이상의 아픈 역사는 만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 목차


1. 봄
2. 가족
3. 병에 걸린 돌쇠
4. 앉은뱅이와 바늘
5. 과녁
6. 절름발이
7. 바늘대장, 김돌쇠
8. 멧돼지 사냥
9. 어절씨구, 단오 잔치!
10. 물꼬를 트자!
11. 임진년의 왜침
12. 탄금대의 패배
13. 출전
14. 돌아온 강쇠
15. 아버지와 아들
16. 살아남은 사람들
17. 도둑들
18. 정유년의 재침
19. 명나라 장수와의 담판
20. 소사벌에 선 바늘장군
 


​@ 책 속에서


- 봄


~

강쇠는 뛰었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어머니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시도 쉴 수 없었다. 자신의 뜀박질에 동생의 생명이 달렸다고 여기고 뛰었다.

~

강쇠는 뭔가 할 일이 주어졌다는 게 감사했다. ~ 강쇠는 짬짬이 울타리 머 동구 밖 쪽을 바라보았다. 아버지가 오실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

"서로 의지하며 평생 함께할 형제야. 동생 잘 돌봐야 한다."

"네, 전 형이니까요."

강쇠는 꽉 쥔 동생의 주먹을 살살 쓰다듬으며 평생 잘 돌보겠다고 굳게 속다짐했다.

아버지는 강쇠에게서 아기를 바아 안고 낮은 목소리로 타이르듯 말했다.

"너도 형을 잘 따라야 한다. 굳센 바위처럼 오달지게" 자라지라, 돌쇠야."

1582년, 갓 숨을 터트린 생명들이 켜는 기지개에 눈이 부신 조선의 4월이었다.




- 가족


~

용골에서 대대로 살아온 강쇠 아버지는 부지런하고 성실한 농부였다. 아버지는 말이 많으면 실수를 낳지만 손이 정직하면 생명을 살린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아버지는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고, 다른 집보다 먼저 농사일을 시작했다.

~

강쇠 아버지는 강쇠에게 큰소리도 내지 않았다. 말수가 적고 몸이 다부진 사내인 강쇠 아버지는 동네 아이들에게도 어리다고 함부로 대하는 법이 없었다.

~

"요즘 이 은 때문에 명이고 왜고 아주 난리란다. 어찌나 인기가 많은지 어렵게 구했다. 우리 돌쇠도 이제 곧 제 손으로 밥을 먹을 게 아니냐."




- 병에 걸린 돌쇠

돌쇠는 형을 따라 산과 들, 개울가를 돌아다니며 자랐다. 허약한 돌쇠에게 터울이 크게 나고 영리한 형의 존재는 언제나 든든한 울타리 같았다.

~

"우리 형이 대장이야!"

일부러 하는 소리가 아니라 돌쇠가 보기에 강쇠는 천하무적이었다. 막대기로 칼싸움을 하다가 돌쇠가 넘어져 곧 죽을 위기에 처하면 어디선가 형이 나타나 구해 줬다.

~ 어머니는 아들의 숨소리가 더 뜨거워진 걸 알아챘다. 아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져 눈물이 쏟아졌다.

~

어머니는 급한 바느질감을 받으러 나가고 형도 아침 일찍 바깥으로 나간 날, 돌쇠는 방 안에 앉아 힘없이 쭉 뻗은 자기 다리를 바라보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형을 따라 멱을 감고 전쟁놀이를 하던 몸이었다.




- 앉은뱅이와 바늘


온 가족의 정성으로 기운을 차렸지만 돌쇠는 이제 집 안에서만 지내야 했다.

~

그 대신 방 안에 늘 돌쇠가 있었기 때문에 이제 돌쇠네 집은 언제나 이야기가 멈추지 않았다.

~

외삼촌 곁에서 이야기를 듣느라 돌쇠는 날이 새는 줄 몰랐다. 이야기르 듣는 것 외에 앉은뱅이 돌쇠에게도 할 일이 있었다.

그것은 어머니가 바느질을 하기 위해 실패에 실을 감을 때 맞은편에서 실뭉치를 붙잡아 주는 것이었다. 실을 감고, 필요한 길이만큼 실을 끊어 주고, 바늘귀에 실도 꿰어 주었다. 일미 많을 때는 꽃분이가 와서 바느질을 도왔다. 그럼 돌쇠가 실음 감고 꿰어야 할 바늘도 많아졌다.

~

실도 꿰지 않은 바늘로 어머니가 바느질하는 모습을 흉내 내다가 벽을 바라보았다. 벽에 난 커다란 얼룩이 눈에 띄었다. 돌쇠는 순전히 호기심에 손에 쥔 바늘을 벽을 향해 튕겼다. 바늘이 휭 하고 날아가더니 흙벽에 '팍!' 소리를 내며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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