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번 토요일, 한 친구를 만났었다. 자기 자신이 ADHD가 있다고 하고 '나는 신도 울고 갈 정도로 재수가 없다.'고 표현하였다. 음, 《나는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를 통해 전형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례였다.
중요한 건 (내가 전문의는 아니지만) 그 친구는 ADHD가 아닐 가능성이 존재하였다. 내가 들어주는 모습을 취하며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여 보았는데 근거는 "책만 봐도 졸리다.", "글이 읽히지 않는다."였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내가 나 역시 그렇다고 하니까 "자기는 좀 다르다."며 "글자를 아예 읽지 못한다."고 거의 하소연을 하였다.
그런데 그 친구, 내가 도착하기 전에 노트북으로 영상 편집을 하고 있었고, 고기집에서 잘만 고기를 구우며 잘라 먹었으며, 노래방에서는 뛰어난 가창력을 보였다. 어디서 'ADHD'라는 말을 주워들어왔는지는 몰라도 《나는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가 참 많이 필요해보였다.
그래서 일부러 그 친구 앞에서는 은근슬쩍 자존감을 세워주었다. 특히 노래방에서는 '와, 노래를 잘 부른다.'면서 칭찬을 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느꼈다. 나는 나를 사랑하고 있었구나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