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에서 띄우는 그림 편지 - 우리 마을 그림 순례-산청
이호신 지음 / 뜨란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평생 느끼지 못했을지도 모를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 위대한 고마움을 나는 이곳 산청에서 배운다. 처음 이 곳 산청에 왔을 땐 허허벌판 온통 산과 벌판뿐이라 ‘진짜 시골중의 시골이네’라는 생각뿐이었다. 시끌벅적한 도시에서만 살던 나로서는 너무나 갑갑해서 이곳에서의 생활이 막막하기만 했다. 그러나 겨우 1년 조금 넘게 살아왔지만 지금의 나는 자연과 하나 되는 법에 눈을 뜬듯하다. 기분이 울적할 때면 아버지같이 든든한 지리산이 어머니의 품같이 따스한 하늘지붕이 나를 위해 노래불러주는 새들이 나를 미소 짓게 한다.

여느 시골에서나 느낄 수 있는 풍경이라고 받아들인다면 현석 이호신 화백님의 ‘산청에서 띄우는 그림편지’를 추천한다. 이 책은 마치 산청을 소개하는 산청의 안내책자와 같다. 산청은 시골 그 자체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지녔다. 도시속의 찌든 때가 조금도 묻어나질 않는다. 이호신 화백님의 그림에서 이러한 순수함과 투명함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반가웠다.  온통 새하얀 눈밭위에서도 산청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기 위해 오직 그림에만 몰두하시는 화백님의 모습을 보고 산청에 대한 크신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각 페이지마다 조그맣게 그려놓으신 그 지역 주민 분들의 인물화를 통해 자연과 함께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정겨운 이웃들을 만날 수 있었다. 산청에 살고 있지만 산청에 대해 모르는 것 투성인 내 자신이 부끄러웠고 이 책의 일부이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그림에 대해 까막눈이지만 그림을 통해 느껴 호흡하며 함께 대화할 수 있었던 이호신 화백님의 그림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문익점 선생님의 목화씨를 그리셨는데 하얗고 몽글몽글한 솜털인 것만 같아 만져보고 싶다는 충동까지 느꼈다. 선조들이 사시던 기와집이나 서원의 그림은 나무를 자로 잘라 잰 것 같은 정교함을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소나무의 푸르름과 굳건함, 일출의 신비로움과 비장함은 직접 보는 것과 같아 놀라웠다. 그리고 뒷부분의 ‘다비장 가는 길’ 이라는 작품은 엄청난 노력과 정성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한 번쯤 실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왠지 모르게 김정호 선생님의 ‘대동여지도’가 떠올랐다. 작품과 지도의 스케일이 어느 정도 인지 정확히는 모르나, 그 속의 세심함과 온 마음이 묻어나 그랬던 것 같다.

너무나 달라 이해하지 조차 못했던 이 곳 산청에 대해 이제는 다 이해하고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이 책을 읽고 산청을 사랑하고 아껴야겠다는 마음이 든 걸 보면 이제야 비로소 자연냄새 폴폴 나는 진정 산청 사람이 된 것이 아닐까?

그림의 뛰어남과 작품으로서의 위대함과 시골의 소박함과 정겨움,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의 조화가 너무나 적절하였다. 도시속의 복잡함과 화려함,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의 쉼표가 되어주는 이 편지는 나에게 크나큰 감동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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