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섭리 - 아브라함부터 예루살렘 성 멸망까지, 성경과 함께 읽는 고대 중근동 전쟁사
이재호 지음 / 두란노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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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속에 넣은 샌드위치 같은 책"

필자는 중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며, 장로교회의 중고등부 교사로 봉사하고 있다. 따라서 신학생들과 목회자들의 눈높이와 다를 수 있으며, 이 점이 오히려 본서 "전쟁과 섭리"의 내용과 구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일반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며 서평을 작성한다.

[구약의 흐름 속에서 전쟁만 따로 꿰어 둔 진주 목걸이]
책의 구성은 성경 본문을 부제로 두고 전투의 이름을 메인 제목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성경책을 옆에 두고 본문을 읽은 뒤, 본서를 참고 서적처럼 읽었다. 놀라운 점은 구약 성경의 이야기가 전투에서 전투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읽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점이 놀라웠던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가 오시기 전까지의 하나님의 뜻은 사사나 선지자, 제사장과 같은 하나님의 대리자를 통해서 전달됨과 동시에 '전쟁'을 수단으로 사용하고 계시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인데. 다시 말하면, 구약 성경을 읽다가 전쟁이 등장하면, 거기서 멈춰서 하나님의 뜻을 상고해봐야한다는 말이다. 구약 성경을 멈춤없이 읽으면 사실 전쟁과 전쟁의 흐름을 잘 느끼지 못하는데, 본서는 그 흐름 역시 자세히 짚어 주고 있다. 이것이 이 책의 귀한 점이다.

[전쟁의 의미를 깊이 들여다 본 현미경]
앞 서 말한바, 멈춰서 생각해보아도 고대 중근동의 역사 문화를 잘 알지 못하는 범인들에게는 그저 전쟁일 뿐이다. 그러나 본서의 저자는 '전쟁'이라는 소재에 대한 깊은 지각과 성찰로 그 속에 계시된 하나님의 속성과 뜻을 잘 풀어내고 있다. 구속사적 관점에서의 의미 뿐 아니라, 현대 전쟁에 대해서도 그 의미를 성찰하고 있어서 필자의 궁금증인 '전쟁 중인 세계 가운데 하나님은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시는가'에 대해 답을 궁리할 수 있는 좋은 참고자료가 되었다.

[가볍지 않은 구성, 경솔하지 않은 독서를 요한다]
매 전투마다, 본문의 간단한 배경을 설명한 후, 지명이나 지리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으로 이어간다. 평상시 궁금하던 부분들은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시원한 설명들이었지만, 익히 아는 곳에 대해 너무 상세한 설명이나 부연 자료들은 조금은 불 성실하게 읽어내려가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결코 불필요한 설명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역사란 과거와 미래의 보이지 않는 연속극인 것 처럼 어느 한 부분에 있어서 소홀해진 점이 다음에 이어 나오는 중요한 자료들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순간들이 있었다. 따라서 본서를 독파해 나갈 독자들에게 책의 구성이 결코 흥미위주의 구성이 아니므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님을 알리고 싶다. 덧붙여 한 순간도 경솔해 지지 않을 것을 요청하고 싶다. 활용 방도에 따라 반응은 다르겠지만, 신학생이나 목회자들처럼 전권을 읽지 않고 필요한 부분을 찾아 발췌독 할 심산이라면 위의 충고는 별 의미가 없지만, 필자와 같이 전쟁과 섭리라는 큰 줄기를 따라 정독하기를 원한다면 단 한 순간도 방심하지 말고 진지하게 읽을 것을 권한다.

[신학서적임과 동시에 역사와 상식을 얻어갈 백과사전]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참고지식 책갈피는 그야말로 백미다. 그러나 일반 신앙서적의 책갈피처럼 가볍고 흥미위주의 볼거리라고 보다는 이어질 내용 혹은 이전의 내용에서 신학적 지식은 아니지만, 일반 상식 혹은 역사 지식의 부재로 인해 미흡했다 싶은 점을 저자는 아낌없이 풀어내고 있다. 필자의 경우 고유명사를 익히는 눈이 매섭지 않아, 근동의 여러 지명이나 역사 속 인물들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똑같이 보이고, 왠지 더 어렵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마지막 장에 이르러 책을 덮을 즈음에는 무엇인가 구역사에 대해 자신있어진 것 같았다. 유익하다고 요약하고 싶다.

[일반 독자로서 약간의 첨언 및 제언]
일단 500페이지 분량의 양서는 일반 서적도 만만치 않은 분량이다. 따라서 일반 독자로서 (신학 비전공자를 뜻함) 이 정도 두께의 신앙서적은 분명히 부담되는 책이다. 필자는 다수의 신앙서적을 읽었지만, 이 책만큼 부담스러웠던 적은 없다. 그러나 책의 주제가 구약을 관통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쟁 주석' 즈음으로 생각한다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양이며, 그 내용면에서도 위의 주장은 과장되지 않은 주장이다.
다만 가독성을 위해서 어떤 한 역사에서 저자가 주장하고 싶은 중요한 부분을 소제목 처리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중간에 등장하는 카르카르전투는 매우 생소한 전투며, 아마 그 이유에서 저자도 3,4챕터에 나누어서 전투를 소개하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처음 그 전투를 접하는 일반 독자의 경우 '발발배경', '무승부' 등과 같은 짤막한 부제목은 소개하는 핵심단어로는 충분한 기능을 하지만, 스스로 약 7,8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을 머리 속으로 정리하면서 읽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따라서 가령, '어느 나라가 어떤 일을 일으킴', '하나님이 어느 나라를 사용하심' 등의 요약문이 한 두 문단마다 있었더라면 더 좋을 것 같았다.
보통 전투의 의의나 그에 대한 고찰은 맨 마지막에 제시되는데, 이 내용 역시 앞서 제시되는 다른 내용들과 구분이 잘 되지 않아 쉽게 각인되지 않는다. (물론, 이 부분을 기다리며 읽어내려가는 독자들이겠지만..) 따라서 신학 전공이 아닌 일반인들을 위해서는 조금은 더 친절한 구성으로 개정되기를 기대해 본다.

그렇지만 결론적으로,
구원의 이야기를 담은 성경 속에서, 그 구원의 이야기를 '전쟁'이라는 바구니에 담아 두신 하나님의 의중을 깊이 파헤친 본서에 대해서 필자는 신학생, 목회자 외에도 평신도 제자를 꿈꾸는 그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더불어 미래 세대를 위한 성경 교육을 꿈꾸는 어떤 교회라도 본서를 소장할 수 있다면 소장하길 권하고 싶다. 건전하며, 신중하고, 과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천박하지 않은, 매우 표본적인 성경참고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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