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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만세 ㅣ 소설, 향
오한기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5월
평점 :

작년 여름 계간 자음과모음에 발표된 팽 사부와 거북이 진진이라는 단편 소설을 읽었던 적이 있다. 읽은 지 반년도 넘었으니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인간만세와 결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소설 모두 한 음절의 단어가 반복적으로 발화된다는 점(팽! 똥!)과 현실과 환상을 가볍게 넘나들며, 이제는 소설과 소설 사이를 넘나들기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인물들(두 소설 모두에 등장하는 진진, 이름이 같다고 같은 사람인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같은 이름이 달라지지는 않는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주인공인 작가-나는 "도서관이 무대이면서도 똥과는 달리 깔끔하고, 적당히 유머러스하고 풍자적이며, 무엇보다 인간미가 넘치는 이야기"가 "사람들이 선호하는 문학"(57쪽)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렇지만 어림도 없지, "왜 현실에 나왔어?"(86쪽) "소설에만 존재"하고 그래야만 했던 똥-괴물에게 외치는 말. 작가-나는 ""소설과 현실을 혼동하는 사람"(93쪽)이면서도, "역시 나의 구세주는 어쨌거나 저쨌거나 소설뿐"(89쪽)이라 생각하는 사람. "그만! 리얼리즘은 그만둬!"(94쪽) 다시 외치며 "내가 창작해낸 환상에 지고 있"(98쪽)다는 걸 깨닫는 사람.
뭐야,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뭐라는 거야거야거야…… "멈춰!"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하게 된 말이다. 대체 뭐가 현실이고 뭐가 소설인지 뭐가 리얼리즘이고 그래서 이 책은 도대체 뭐야? 너무 많이 생각하지 않아도 즐겁다. 물론 많이 생각한 사람(예: 해설을 쓴 강보원 평론가)은 훨씬 더 즐겁겠지만 말이다. "멈춰!" 그리고…… "즐겨!""멈춰!"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하게 된 말이다. 대체 뭐가 현실이고 뭐가 소설인지 뭐가 리얼리즘이고 그래서 이 책은 도대체 뭐야? 너무 많이 생각하지 않아도 즐겁다. 물론 많이 생각한 사람(예: 해설을 쓴 강보원 평론가)은 훨씬 더 즐겁겠지만 말이다. "멈춰!" 그리고…… "즐겨!"
*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