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강낭콩 이야기친구
김원아 지음, 이주희 그림 / 창비교육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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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독후 활동으로 <나는 3학년 2반 7번 애벌레>라는 책을 알게 되고 작가님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강낭콩을 주제로 한 신작이 나오셨다! 본업이 학교 선생님이셔서인지 학교에서 아이들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 고민들을 식물의 한살이를 통해 잘 표현하고 있다. 그저 학급에서 강낭콩을 각자 키우는 것만이 아닌 강낭콩이 싹을 틔우고 자라는 모습에서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한번더 생각할 수 있게 해주며, 분갈이를 하며 뿌리의 모습을 살펴보는 과정에서는 보이지않는 내면도 조용히 자라고 있음을 잘 나타내주고 있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강낭콩을 심고 싹 나오는 순간부터 시작이 된다. 차례에서도 예상하듯 주인공 준영이의 씨앗은 썩은 씨앗이었는지 싹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예전엔 친했지만 지금은 원수지간 같은 기훈이의 화분도 싹이 나오지 않음을 이야기하며 둘 사이가 좋지않음을 암시한다. 씨앗을 바꿔 심고 다시 물을 주고 싹이 나고 분갈이하고 꽃을 피우는 동안 기훈이와의 티격태격은 계속 되고 짝사랑하는 지우와의 사이는 나를 좋아하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이가 가까워 지기도 하였다.


강낭콩이 잘 자라려면 강낭콩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물은 언제 줘야하는지 늘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함을 깨달은 준영이는 강낭콩처럼 지우의 일도 궁금해지곤 했다. 사람이라는게 친구에게 관심이 생기며 그 친구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들을 생각하기 마련인데 그 모습을 강낭콩이 잘 자라게 하는 방법과 같다는 것이 새삼 와 닿는 부분이었다. 그러고보면 오기훈을 원수지간이라고 생각하고 보기 싫다고 생각하는 준영이지만 막상 기훈이의 사나이콩을 계속 신경을 쓴다는 것은 친구가 마냥 싫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늘 자신만만하고 뭐든 잘하는 준영이가 부러운 기훈이는 그 표현방법이 늘 불만가득 떼쓰고 남을 탓하는 것. 아직 어린 두 친구에게는 이런 일들이 반복이 되다보니 결국엔 싸움으로 번지고 사이가 좋았던 두 엄마의 사이도 갈라 놓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강낭콩이 자라는 모습을 보며 기훈이의 사나이콩도 들여다보게 되면서 둘 사이를 갈라놓은 계기가 정말 친구 때문이었는지 다시 생각해보지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어보던 나의 입장에선 기훈이와 준영이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가족끼리 대화의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이 대목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엄마의 입장도 되어보고 아이의 입장도 되어보니 둘다 이해는 되었지만, 그래도 엄마는 아이에게 잘 이야기를 해주어야만 했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엄마도 시간이 필요하다곤하지만 사건이 벌어졌던 때의 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 현재는 일년이 지난 4학년인데 그 일년동안 엄마의 이야기를 기다렸을 준영이의 마음은 또 어땠을까란 생각도 들었고, 엄마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줄수 있는 나이라 생각이 들며 그저 조용히 넘어가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관계가 계속 되면 가족간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서로간의 속마음 대화는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ㅎ


<너와 나의 강낭콩>의 표지 안쪽에 책을 읽고 난후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독후활동 자료가 QR코드로 나와있다. 어떤 자료일까 궁금해서 들어가봤더니 너무 좋아서 출력을 했다ㅎ 책의 이야기로 토론을 할수 있는 것뿐만 아닌 미술활동도 3가지나 되고 관찰일기까지 있어 아이들과 함께 하기 좋을 것 같았다.


이번 동화책도 역시나 아이들만을 위한 동화는 아닌것 같았다. 읽는 동안 자라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보여졌고 나는 아이들이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속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엄마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겉모습은 초등학생이 되어 어느정도 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뭐든 알아서 척척 해주길 바라는 나의 모습을 반성하기도 했다. 아직은 여리디여린 아이일뿐인데 말이다. 그러면서 나의 어릴적 기억도 다시 한번 떠올리며 아이들에게 좀 더 상냥한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 아이들과 강낭콩 씨앗을 구매하러 가야겠다. 함께 심고 키우면서 책 속 주인공들이 느꼈던 마음을 아이들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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