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과 권력
시드니 민츠 지음, 김문호 옮김 / 지호 / 199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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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목에서 확연히 드러나는 바와 같이, 이 책은 설탕과 권력의 상관관계에 대한 내용으로 이루어져있다. 이제는 너무 많은 음식에 들어가서 먹지 않는 게 더 힘든 설탕이 어떻게 권력관계와 연관성을 지니는 지에 관해 서술되어 있으며 여러 자료를 들어 내용의 타당성을 증명하고 있다.


 책은 서장까지 6개의 장으로 되어있다. 서장에서는 현대사에서 설탕의 위치에 대해, 현대인의 식생활에서 배제될 수 없는 설탕의 위치에 대해 서술한다. 1장 '현대사에서 설탕의 위치'는 설탕의 단맛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선호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2장 '음식과 사회성, 그리고 설탕'은 설탕의 생산이 어떻게 증가했는지에 대해 말한다. 3장 '사치품에서 필수품으로'는 설탕이 어떻게 사치품에서 필수품으로 바뀌었는지에 대해 서술한다. 4장은 '설탕과 권력'으로, 설탕이 상징하는 의미와 역사적인 의미에 대해 말하며 미래의 설탕의 위치에 관해서도 전한다. 마지막 5장 '먹는 것과 사는 것'에서는 설탕과 설탕 연구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2장의 '음식과 사회성, 그리고 설탕'에서는 설탕의 생산과 공급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 장에서 설탕 산업에 흑인 노예제도가 도입된 이유를 설명한 부분이 본문 중 흥미로웠다. 설탕을 소비하는 종주국과 설탕을 생산하는 식민지들 사이에는 직접적인 물물교환이 존재하지 않았으며, 삼각무역이 발달하였다. 삼각무역은 영국을 아프리카와 신세계와 연결시켜주는 것이었다. 완성된 제품들이 아프리카로 팔려나가고 아프리카 노예들이 아메리카로 갔으며 아메리카의 열대 산물들이 종주국과 그 주변 수출국들로 옮겨졌다.


 삼각무역은 인간이 중요 항목으로서 거래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카리브지역에선 사탕수수를 대량생산하기 위해 노예를 강제 이주시켰으며, 아프리카로부터 더 이상의 노예를 수입하지 못하게 되자 인도와 중국으로부터 계약 노동자를 데려오기 까지 한다. 달콤함만이 느껴지는 설탕의 역사에는 노예 세력이 등장하게 되는 배경이 되었다는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굉장한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설탕은 단순한 설탕으로서 존재한 게 아니라 세계의 사회적인 측면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 이는 다른 설탕뿐만 아니라 다른 생산품들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생각은 지금 내가 무심코 사용하는 어떤 물건이 고된 노동과 적은 임금을 받고 일하는 누군가가 만들어 낸 산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듦으로서 제3세계의 노동자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책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설탕의 의미와 상징의 변천과 쓰이는 목적의 변화도 서술하고 있다. 설탕은 변하지 않지만 설탕의 둘러싼 사회가 변하기에 그 의미가 시대마다 달라진다는 내용이 여러 자료들과 함께 서술되어 있다. 자료를 많이 넣어 중복되는 이야기가 반복되기에 지루한 면이 없잖아 있지만 이 책은 내게 당연하게 생각했던 어떤 생산품의 의미를 다시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으며, 생산물뿐만 아니라 생산 배경까지 관심을 갖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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