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다른 악마들
가브리엘 가르시아마르께스 지음, 서성철.김준 옮김 / 한뜻 / 1995년 9월
평점 :
품절


모든 갈등과 문제 해결의 비법,
행복의 열쇠,
신이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인간에게 내린 절대 명령.
그것은 바로 사랑!
모든 가치의 위에 있어
절대 선으로 여겨지는 사랑!
그것이 무엇이 되었건
사랑과 다르다는 것만으로도
그것은 충분히 악이다.

‘백 년 동안의 고독’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께스가
소설 ‘사랑과 다른 악마’를 통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과 해답은 확실하다.
사랑은 무엇이며, 악마는 무엇인가?
사랑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이며,
반면 인간의 역사와 제도가 보여주는 광기와 모순, 폭력은
인간을 악마로 변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소설은 식민 시대라는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서구 열강은 식민지를 개척하고 동화시키기 위해
종교를 전면에 내세웠으며,
본토에서보다 더욱 엄중한 잣대로
종교 교리나 원칙을 지키고자 하였고
그만큼 잔인했다.
이런 사회적, 역사적 배경으로
순전한 자연의 딸 마리아는
사랑과 배려, 타인에 대한 이해 없음의
악마적 폭력에 희생양이 된다.

소설 속 이야기라고만 여기기에
인간의 잔인함과 이기심을 드러내는
예리함이 무서울 정도다.
문명화되고,
지극히 이성적이며,
논리적이고,
과학적이라고 하는 현대 사회,
우리의 이 땅에
과연 이렇게 잔인하고 원시적인
종교 재판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대답은
NO다.

천박한 자본주의는
자신에게 이익만 준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정당화한다.
정의도 윤리도, 이상도
돈의 힘 앞에서
무력할 뿐이다.

천박한 자본주의 그대로
한 발 더 나아가 개발우선주의
한국 현대 사회에서는
흑백 논리로 무장한
‘그들’이
지금도
비논리적인 맹신도의 종교의식처럼
마냥 사냥을 하고 있다.

마리아를 희생시킨 자들은
숭고한 종교적 논리를 내세웠다.
최소한의 자유와 인권을 희생시킨 자들은
나라를 사랑하고, 조국을 지킨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그러나 그 배경에는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밥그릇 싸움과
권력으로부터 떨어지는 부스러기 떡고물을 바라는
인간의 이기심이 있다.
인간의 결국 악마일 수 밖에 없는 것일까?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하고
타인을 사랑하는 것은
신의 아들에게만 가능한 일인가?

너무나 이기적이고, 폭력적이고, 한심하기 짝이 없는
존재.
그것이 인간이지만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작은 희망 하나
가질 수 있는 것은
자기 것까지 모두 내어 놓으며
희생하며
봉사하며
사랑하며
사는 사람다운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가족과 친구, 이웃들을 사랑할 존재로 보는
그들이 있기에
이 암울한 인간사도
조금은 따뜻해진다.

‘악마와 다른 사랑’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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