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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김수현 지음 / 놀(다산북스)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매우 쉽다.
김수현 작가는 인간관계라는 인생의 어려운 부분을
간단하면서도 쉬운 문장, 통통튀는 단어와 익숙한 사례들로 쉽게 다가온다.
그러나 이 책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녀의 글 속에는 매우 날카로운 통찰과
깊은 공감의 말들이 엄청나다.
책을 읽다 보면 계속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그녀의 이야기, 명쾌한 그녀의 답변
1장에서 작가는
'나'의 존재의 가치를 돌아보게 한다.
'나' 라는 존재는 어떤 존재이며, 자존감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작가는 특별한 것과 소중한 것의 차이를 설명하는데,
우리의 가족, 친구, 연인이 특별하고 우월한 존재여서 소중한 게 아니라
우리가 마음을 주어 소중해지는 것처럼,
나 자신과 내가 가진 것을 그 자체로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 자존감은 채워지기 시작한다.
자존감이란, 꼭 자신을 특별하게 여기는 마음이 아니라
특별하지 않더라도
그런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 그게 자존감이다.
예쁘지 않아도, 특별하지 않아도 나의 존재 자체가 온전하며
나의 삶은 여전히 소중하다는 것,
이 책은 이런 따뜻한 사실을 가르쳐 주는 책이라 참 좋다.
1장에서 '나'의 존재에 대한 가치를 돌아보게 하는 글들이었다면
2장은 타인과 나 사이에 있는 보이지 않는 '관계'에 대해서 더 초점을 둔다.
글을 읽으면서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 계속하게 되었다.
나는 특정 누군가가 될 필요는 없다.
나는 있는 모습 그대로 '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기에
다른 사람을 대하는 내 모습을 돌아볼 줄은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나의 감정이나 생각을 잘 표현하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
관계를 맺음에 있어 미숙한 우리는
너무 상대방을 과하게 들이댈 때도, 너무 느슨하게 떨어져 있을 때도 있다.
이에 작가는 나는 물론이고 상대방이 너무 지치지 않을 정도로,
어느 정도의 '경계'를 잘 세워서 건강한 관계를 맺어가자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는 '믿음'이 밑바탕 되어야 한다는 점까지...
어쩌면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평범한 이 관계는 ,
하루 이틀만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거리 여행이기에
충분히 심호흡을 하고 적당한 페이스로 꾸준히 여유있게 달릴 필요가 있다.
2장을 통해 내가 깨달은 것은
나는 분명 타인과 함께 살아간다.
내가 소중하듯 타인도 소중하고, 타인이 소중하듯 내가 소중한 것이다.
그 소중함을 함께 알아가고 배려하는 것이
건강한 관계임을 생각해본다.
3장에서는 내 삶에 어려움을 주는 사람을 만날 때,
우리는 어떠한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작가는 "우리 주변에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다."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반대로 "나 역시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할 수 있다"도 말한다.
늘 인생은 나 중심적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되고,
나와 함께 사는 내 주변의 타인들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
3장을 읽으면서
계속 내 마음을 되내이게 한 단어는 '둔감함'이다.
나를 너무 힘들게 하는 사람,
자기 마음대로 나를 판단하는 다른 사람에게
너무 휘둘리지 말고, 그냥 좀 넘어가자는 것이다.
모든 일에 내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정색하며 싸운다면,
내 마음은 그 어디에나 온전하지 못할 테니까.. .
혹시 내가 타인을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보되
나 역시도 상대방의 실수나, 허물을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그런 따뜻한 둔감함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문제에 너무 얽매여서
내 일상생활 조차 하지 못하는 그런 사람 말고,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거라는, 나 역시도 그럴 수 있다는
그런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4장은 '이게 아니면 안 된다! 이랬어야 했다!!'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해주는 상담 내용들 같았다.
내 믿음, 내 신념, 주변 사람들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모습까지
뭔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어떠한 획일적인 정답이 있는 것 마냥
생각하는 모습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나를 향한 주변의 반응이 좋지 않으면,
내 과거까지 들고와서
나 스스로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모습은 참 슬픈 일이다.
씩씩하고 당당하게 산다는 것이 뭘까?
그냥 내 마음대로 사는 방종의 개념은 아니다,
"무조건 이렇게 해! 그게 제대로 사는 거야!"
라는 특정한 정답의 틀을 좀 벗어나
주변을 너무 힘들게 하고, 괴롭게 하지 않는 선에서
나만의 것을 멋지게 표현하며 자유함의 몸부림을 쳐보는 것이 아닐까?
작가의 말처럼, 우린 좋은 것을 보고 좋은 것을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세상에서 보여주는 모든 정보를 다 내가 필터할 필요는 없다.
그렇게 살면 너무 힘들다.
사는 날 동안, 좋은 것만 보자.
5장은 '표현'이 우리 인간관계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쳐 준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서 받는 불이익이나 스트레스는 물론
사랑이나 좋은 것들을 받을 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알지 못한다.
그것이 나쁜 것이든, 좋은 것이든..
그걸 꼭 말로 해야하냐고 물어볼지 모르지만,
말로 해야 알 수 있다. 제발 이야기를 해 줘야 한다.
관계는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다.
모든 일에 있어서 상대방의 입장까지도 고려되어야 한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표현을 하자!
그러나 저자는 그 표현을
잘 준비하고 연습해서 하자고 말한다.
마음에 있는 말을 그대로 해버리면 큰 일이 일어날 수 있으니까...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화가 났을 때!
"너 정말 죽고 싶어!!"보다는..
"요단 강 크루즈 편도로 타고 싶으세요?"
6장에서 나는 '다정하게'라는 말이 얼마나 멋진 말인지 배웠다.
나는 얼마나 나 스스로에 대해서 다정하게 대해주었나?
정말 '나'를 그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겨 주었나?
다시 한 번 물어보자.
나는 나를 사랑하고 있는가?
작가는 이 마지막 6장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삶에 대해서 물론 인정을 하지만,
희생하고 봉사하며 정말 아름답게 살아가는 삶 역시 높이 사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지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은 결코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니까.
먼 길을 보고 달려야 할 장거리니까, 좀 쉴 때는 쉬어도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세상을 살면서 늘 어떤 정답에 강요를 받고 살진 않았는지..
꼭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억압을 받고 있지는 않았는지...
참 많이 돌아보게 되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참 많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독자들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다.
여러가지 상황의 크고 작은 많은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우리가 그 어려운 인간관계를 최대한 잘 해나가길 응원해준다.
무엇보다 마지막 6장을 통해 다시금 깨닫는다.
'나'를 다정하게 대해주자! 그래도 나름 열심히 살고 있지 않는가.
내가 나를 다정하게 대해야 다른 이도 나를 다정하게 대해준다.
내가 나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어야
내가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다.
결국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너무 사랑스러운 책이다.
작가님께 감사를 전한다.
"최고의 책, 써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