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는 어떻게 실현되는가 - 사회정의와 공정함의 실천에 관한 한 검사의 고뇌
프릿 바라라 지음, 김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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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검사의 입장에서 바라본 사회정의

과연 법은 정의를 실현할 수 있을까

결국은 판사도 검사도 가해자도 피해자도 인간인데




'정의' 열풍이 불었던 때가 있었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발매된 후로 기억한다. 그 이후로 '정의'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정의는 추상적이면서 손에 잡힐 듯하지만 어려운 용어이다. 이 책 또한 정의라는 단어가 처음 주저하게 했다. (생각보다 양이 더 많기도 하다.) 그런데 미국인이 가장 신뢰하고 존경한다는 검사 프릿 바라라가 실제 경험한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는 점에서 읽어보기로 했다.




점점 나이가 들수록 법을 알아두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문득 들 때가 있다. 회사원으로서 법이 필요할 때도 있고 자영업을 할 때도 법이 필요할 때가 있다. 새로운 물건을 만들거나 주거지를 옮길 때 등등 생각해 보니 우리 삶은 법의 테두리 안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과연 법은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는가. 그것이 이 책에서 수많은 사례를 들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공정하고 편견 없는 태도란 무엇인가? 독립성에는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 진실은 어떻게 밝혀지는가? 정의는 어떻게 실현되는가? 재량권이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현명하게 발휘할 수 있는가? 등이 결함 있는 인간들이 이상적 가치를 실현해야 할 세상에 던지는 질문들(p.10~11)인데 정의 실현에 관심이 많았던 저자가 겪은 사건들을 모았다고 한다. 하나하나 생각해 볼 질문들이다.



책은 크게 네 가지 나뉘는데 수사, 기소, 판결, 형벌로 나뉜다. 그중 수사 부분에서 많은 페이지가 할애되어 있는데


진실은 정의의 핵심이고, 진실을 밝히려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p.21


라는 머리말의 첫 문장처럼 진실에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것이며 성공사례를 통해 앞으로 수사에 도움이 될 수도 있는 파트인 듯하다. 수사를 통해 얻은 결과로 기소를 할지 안 할지를 결정하게 되는데 이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기소 부분에서는 어떤 원칙을 가지고 정의롭게 정할지를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기소를 결정한 뒤 판결 단계는 보통 네 단계로 귀결되는데 혐의인정, 공소취소, 혐의입증, 증거불충분이 그것이다. 미국의 형사사법체계에서는 무죄 선고가 없다고 한다.(p.279~280) 그리고 죄가 있다면 결국 처벌로 이어지는데 이 또한 쉽지는 않다. 범죄 피해자, 가해자가 모두 인간이며 이를 판단하는 판사 또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정의를 미국 법정 이야기를 통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모든 단계에서 어떻게 하면 정의로운 선택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법은 놀라운 도구이지만 한계가 있기에 결국 인간은 계속 정의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법정 용어들이 어렵고 생소할 수 있지만 실제 일어났던 사건들을 보면서 어떻게 정의로운 길로 갈지 조금은 힌트를 얻을 수 있겠다. 추상적인 정의를 실제 사건들로 접해보고 싶다면.


*교보북살롱 전문서평단으로 책을 받아 읽고 씁니다.

기소를 결정할 때 검사는 유죄평결 가능성과 기소결정의 정당성을 분리해서 사고해야 한다. 또 기소 여부를 기소의 타당성을 놓고 고민해야 한다. 여기에는 두 가지 차원의 분석이 필요하다. 바로 유죄에 대한 믿음과 유죄평결 가능성이다. - P234

적어도 내가 준비한 논거만큼 상대방의 논거에 대비하라. 그 정도로 준비하는 작업은 꽤나 복잡할 수 있다. 상대방이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들고 나올 때 이에 어떻게 대처할지 준비하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다. - P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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