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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이고 싶은 날
강심옥 외 24명 지음, 김민희 외 20명 그림 / 북극곰 / 2017년 1월
평점 :
<잘보이고 싶은 날>
곡성 어린이 시화집
알라딘 책 소개 페이지 링크
어린이 시집?
처음에 관심 없었다.
그런데 몇장 안읽고 이 책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무릎을 탁탁 치게 만드는 아이들의 통찰력,
때로는 어른들만큼이나 깊은 삶에 대한 성찰이 담겨있다.
아이들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표현이 가득한 책을 읽으니
울분이 쌓여있던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내가 초등학생때는 어떤 어린이였나?
이 아이들만큼 영특하고 글재주 있는 아이였나?
우리는 어린이들을 작고 미성숙하며 가르쳐야할 존재라고 생각한다.
"너흰 어려서 아직 몰라."
"좀 더 커보면 알아."
아래 시를 읽고도 과연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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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현실
김희정 (6학년)
오늘 짝꿍 바꾸는 날
나는 내가 좋아하는 친구랑 돼서 오순도순
이건 꿈
이상한 애들이랑 되가지고 고생
이게 현실
오늘은 내 생일
집에 일단 들어오라는 부모님 말씀
왠지 핸드폰을 줄 것 같은 느낌
이건 꿈
집에 들어가서 김이랑 밥
밥 먹어~
이게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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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씁쓸한 단면을 이미 깨쳐버린 친구가 있는가 하면,
아래 처럼 읽는 사람의 눈시울을 붉게 만드는 글재주를 지닌 친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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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박설화 (6학년)
큰엄마네 집에서 가끔 밥을 먹어요
김치, 고기, 참치, 콩, 깻잎, 여러가지 반찬들..
그래도 우리집에서 먹을 때가 좋아요
우리집이니까 혼자서 먹는데도 좋아요
아빠가 해 준 반찬은 시금치와 김치
맨날 그 반찬이지요
아주 어릴 때 엄마가 요리하다가 손을 덴 기억이 나요
후라이팬 요리
엄마는 요리를 못 해요
아니 기억에 없어요
엄마의 반찬이 기억이 나지 않아요
밥을 남겨도 나무랄 사람이 기억나지 않아요
혼자서 밥을 먹는 날은 왜인지 밥을 남겨요
집에서 먹는 밥은 그냥 배가 불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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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거침없는 표현으로
읽는 이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친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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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럽게 싫은 인생
김대한 (4학년)
더
럽
게
싫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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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경험이 많지 않아서 거칠다 뿐이지
아이들도 하나의 온전한 인격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애들도 다 안다구요!
아이들이 쓴 글이 좋은 이유는 글에서
인위적인 멋내기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매력이 각자의 다른 개성으로 잘 드러나있어 읽는 이가 즐겁다.
나도 어린이처럼 글을 쓰고 싶다 :)
출처: http://bulnasa.tistory.com/ [불에서 나온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