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 (양장) - 제15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나혜림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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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 #나혜림 #창비 #소설클로버

🍀시간당 9,120원. 킬로그램당 150원. 정인이의 세상에선 모든 시간과 무게에 돈이 붙는다. 다른 아이들도 그럴까? 2박 3일에 354,260원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태주도 알까?(20쪽)
🍀"꼬마야, 나는 지금 어떤 악의도 없다. 나는 네 편이야."
"악마인데 어떻게 악의가 없어요?"
"그럼 너는 학생이라 학구열 넘치냐?"(42쪽)
🍀"사람은 왜 그래? 왜 그냥 있는 그대로를 못 봐?"
"사람이 원래 그런 것이다. 네 이름자에도 쓴 사람 인(人) 말이야. 작대기가 두 개잖아. 이런 상상, 절너 상상. 좋은 상상, 나쁜 상상. 상상은 해 볼 수 있지, 사람이니까. 근데 상상을 끝낼 줄도 알아야 한다."(62쪽)
🍀"여기 이렇게 앉아 있으면 별꼴을 다 보고 별별 이야기를 다 듣거든. 어떤 사람의 이야기는 인생 막바지에서 시작해. 어떤 사람은 어려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고. 어떤 사람들은 1회가 시작한 줄도 모르고 어정거리다 1점도 못 내고 끝나버려. 난 네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115쪽)
🍀주인공의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는 아침이 되어 봐야 아는 거야. 인생도 마찬가지고. 마냥 어두운 것 같아도, 그 밤이 지나고 햇빛이 비출 때 어떤 모습일지는 너희가 결정하는 거다.(149쪽)
🍀사람들은 극복하는 인간을 좋아한다지만 사실 저는 그 말을 믿지 않습니다. 극복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그냥 하세요. 뭐 어떻습니까, 딱히 다른 할 일도 없잖아요. 그러다 보면 언젠가 피어날 겁니다. 응달에서도 꽃은 피니까요.(242쪽, 작가의 말)

#창비청소년문학 은 대체로 믿고 읽는 편이다. 이번 작품은 '정인'이라는 남학생이 성장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성장소설 이었다. 나혜림 작가가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을 때 작품의 제목은 '악마와 소년'이었다고 한다. '악마와 소년'이라는 제목처럼 이 작품은 검은 고양이의 모습으로 나타난 악마와 바늘끝에서 살아가는 정인을 주인공으로 한다.
사실 뻔한 내용이다. 가난하지만 착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주인공. 주인공이 짝사랑하는, 부유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여자. 주인공의 삶에 끼어든 악마와, 그 유혹에 굴하지 않는 주인공.
뻔한 내용임에도 작품에 몰입하여 단숨에 읽어낼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 주변에 너무도 많은 바늘끝에 서있는 사람들을 알기에. 그리고 그들에게는 아무런 응답없는 신보다 선택의 기회를 주는 악마가 더 필요할 수도 있겠다는 공감 때문이었을 것이다.(사실 작품에 등장하는 악마는, 악마라기보단 자신을 악마라 칭하는 선한 신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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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의 내일 - 사계절문학상 20주년 기념 앤솔러지 사계절 1318 문고 134
이선주 외 지음 / 사계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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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가제본서평단 #모로의내일 #바깥은준비됐어 #사계절출판사

☘️"아니, 마음만으로도 고마워. 괜찮아."
"그런 말은 어디서 배웠어? 마음만으로도 고맙다는 말 웃기잖아. 마음이 뭐가 고마워. 마음이 보여? 정말 꼰대 같아. 마음은 행동으로 나타나야 보이는 거야. 나 시간 괜찮아. 몇 번 타?"(『바깥은 준비됐어』 중 '#주먹쥐고일어서', 113쪽)

'청소년의 정체성'을 주제로 모인 다섯 개의 작품. 그중 기억에 남는 몇 작품만 정리해보기로 했다.
✔️행성어 작문 시간(최상희)는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외계인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지만, 현재 우리 세계의 난민 문제를 떠올리게 한다. 은유 작가님의 #있지만없는아이들 과 함께 읽어도 좋지 않을까? 이주민들에 대한 사회의 시선, 이주민들의 모국어와 문화, 그것을 통한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다.
✔️나와 함께 트와일라잇을(조우리)은 조우리 작가님의 #오사랑 을 재밌게 읽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작품이다.오, 사랑에서 주인공과 대비되며 혼자 남겨졌던 솔이. 이 작품은 솔이의 과거와 스무 살의 모습을 쓴 작품이다. 오,사랑과 맥락을 같이하기에 동성간의 사랑, 청소년의 성장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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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준비됐어 - 사계절문학상 20주년 기념 앤솔러지 사계절 1318 문고 135
이재문 외 지음 / 사계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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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가제본서평단 #모로의내일 #바깥은준비됐어 #사계절출판사

☘️"아니, 마음만으로도 고마워. 괜찮아."
"그런 말은 어디서 배웠어? 마음만으로도 고맙다는 말 웃기잖아. 마음이 뭐가 고마워. 마음이 보여? 정말 꼰대 같아. 마음은 행동으로 나타나야 보이는 거야. 나 시간 괜찮아. 몇 번 타?"(『바깥은 준비됐어』 중 '#주먹쥐고일어서', 113쪽)

'청소년의 정체성'을 주제로 모인 다섯 개의 작품. 그중 기억에 남는 몇 작품만 정리해보기로 했다.
✔️파티를 수락하시겠습니까?(이재문)는 가상현실이 보편화된 시대를 바탕으로 청소년이 느끼는 사랑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 'HER'가 떠오르는 내용이었다.
✔️백 투 더 퓨처(정은)는 웃기게도 강호동, 유병재, 피오 등이 출연했던 예능 #대탈출 을 떠올리게 했다. 그 예능에서 시간 여행을 몇 번 한 적이 있는데, 옮겨간 시간에서 자신들이 시간여행자라는 사실을 숨기며 원래 시간으로 돌아가기 위해 방법을 찾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는데 이 작품에서 그런 모습이 떠올랐다. 어렸을 적 한번쯤은 꿈꿔봤던 시간여행, 그 꿈을 글로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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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
손원평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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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평 작가의 아몬드를 처음 읽었을 때, 막힘없이 술술 읽히면서도 그 속에 담겨있는 묵직함에 감동했었다. 이번 신작 역시 같은 느낌을 받았다.
특히나 작품의 내용을 요즘의 나에게 대입하니 더 먹먹한 느낌이었다.
무너진 워라밸, 쌓여있는 업무. 지나치게 짧은 방학 중에도 업무를 이어나가느라 심신의 회복은 꿈도 꾸지 못하고 2학기에 발을 들였다.
심지어 지난 학기말에 좋은 기회로 참여하게 된 일에서도 나의 부족함만 직면할 뿐 그 어떤 결과물도 내지 못한 채 기한을 넘겨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자꾸 가라앉아 숨을 참고 있는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힌 요즘 만난 책이라 책에 담긴 의미가 더 깊게 다가왔다.
'아몬드'도 그렇고 '튜브'도 그렇고 완벽한 해피엔딩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 맘에 든다. 해피엔딩으로의 암시를 남기고 끝나기에, 더 내 옆에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라고 느낄 수 있었다.
'튜브'는 내 이야기이며, 내 옆 사람의 이야기이다.

*가제본 도서를 협찬받아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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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문 사계절 1318 문고 133
탁경은 지음 / 사계절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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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는 생리를 '불란 멍암방'이라고 한대."
"그게 뭔 말이야?"
"보름달이라는 뜻이래."
채희는 침대 뒤쪽 벽에 등을 기댔고 나는 초콜릿을 아작아작 씹었다.
"생리를 할 때 커다란 보름달을 껴안고 있는 느낌을 표현한 거래. 밝고 따뜻하고 충만한 느낌 말이야."
채희가 두 손으로 천천히 원을 그렸다. 채희의 두 손 안에 커다란 공이, 아니 크고 노란 보름달이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나도 생리 힘들어. 하지만 생리도, 생리를 하지 않는 것도 창피한 일이 아니라는 거. 그것만 알아주면 좋겠어." (41쪽, 지금은 생리 중)

'지금은 생리 중', '이번 생은 망했어', '민트문', '모기', '동욱'. 5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얇은 청소년 소설집. 한 편, 한 편 읽는데 15분 정도면 충분하지만 생각할 거리가 충분히 담겨있었다. 고등학생들도 괜찮겠지만, 자유학년제 수업에서 한 편씩 읽으며 학생들과 다양한 대화를 나눠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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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학생일 적에는 남학생들이 짖궂은 장난을 쳐놓곤 화를 내는 여학생들에게 "생리하냐?"라는 말로 수치심을 주곤 했었다. 조롱의 말이 될 수도, 수치심을 느낄 필요도 없는 말을 무기로 사용하는 그 아이들을 보며 무력감을 느꼈던 것 같다.
다행히 요즘엔 그런 학생들이 보이지 않는다. 아직까진 소설 속 채희처럼 당당하게 표현하는 학생들을 보기 어렵지만, 앞으로 점점 변해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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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학생들과 함께 읽으면 다양한 사람을 포용하는 방법을 함께 찾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도서만을 협찬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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