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좋은 삶인가 - 동서양 고전에서 찾아 가는 단단한 삶
김헌.김월회 지음 / 민음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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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만 느껴진 동서양 고전에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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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시선 :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구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인생에 간절히 필요로 하는 모든 요소를 한 사람이 가지고 있을 확률은 아주 낮지 않을까요?

제법 괜찮은 섹스는 감은 눈에 존재하지 않는 색깔이 떠오르게 하니, 그림일기를 쓰고 싶어질지 몰라요. - P25

문화산업의 모든 것은 한끗 차이로 결정되는데, 그 한끗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한끗이 분명 있었던 것 같은 사람들도 어느새 지루하고 뻔한 걸 만들기도 하니, 한끗이란 것은 의외로 분실하기 쉽거나 유효기간이 있는 무엇에 가까운지도 몰랐다. 그 한끗이 자신의 안쪽에 있었으면 했다. 힘을 잃지 않았으면 했다. - P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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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종류의 사람

비슷한 점이 사람을 서로 끌어당긴다면, 다른 점은 둘 사이의 빈 곳을 채워준다.

서로 양보라는 생각 없이 자연스럽게 나눠 먹는다거나, 그런 작은 여백이 채워지는 것처럼. - P36

#결혼까지 생각했어

관계에서의 의무는 지지 않지만 자식의 옆에 있어주어 든든하다는 이야기를 듣는 위치라면 누군가의 며느리가 되는 일도 얼마나 산뜻하고 가뿐할까? - P51

#내가 결혼 안 해봐서 아는데

이 나이가 되도록 결혼을 안 하고 있어서 좋은 점은, 세상이 말해주지 않는 비밀을 하나 알게 되었다는 거다. 그게 뭐냐면, 결혼을 안 해도 별일 아니라는 사실이다. 내가 결혼 안 해봐서 아는데, 정말 큰일 나지 않는다. - P78

#싸움의 기술

함께 사는 사람, 같이 살아가야 하는 사람과의 싸움은 잊어버리기 위한 싸움이다. 삽을 들고 감정의 물길을 잘 판 다음 잘 흘려보내기 위한 싸움이다. 제자리로 잘 돌아오기 위한 싸움이다 - P115

#발가락이 닮았다.

사랑하는 존재에 있어서는 아주 작은 차이가 특별함을 만든다. 그 개별성이 소중하고 의미 있다. - P145

#돈으로 가정의 평화를 사다

맞벌이 가정의 평균 가사 노동 시간에 대한 여성정책연구원의 자료를 인용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남성은 하루에 19분, 여성은 그보다 2시간 14분 길었다. 19분이라니, 소파에 누운 채 테이프클리너 한 번 굴리고, 누가 차려줘서 먹은 밥그릇 물에 담가놓고, 샤워하고 난 다음 빨래통에 옷 갖다 넣는 시간만 조각모음 해도 19분은 될 것 같다. 똑같이 사회인으로서 한몫을 하는 맞벌이 부부 안에서도 내조의 대상은 남자들이다. 퇴근하면 정돈된 집에 밥이 차려져 있고, 다음 날 입고 나갈 셔츠가 다려져 있고, 화장실에 휴지가 떨어지기 전에 채워져 있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삶이 어디엔가 있다면 그 속으로 홀랑 들어가서 살고 싶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런 삶에 대한 거부감도 드는 건, 살림과 동떨어진 성인이 모자라다는 생각 때문이다. 자기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노동은 한 사람을 온전하게 완성하는 부분이다. - P182

#망원 스포츠클럽

나는 아직도 여학생들에게 관습적으로 주어지곤 한 단체 체육 활동이 어째서 피구였는지에 대해 강한 의문을 품고 있다.

흰 배구공에 대한 막연한 공포나 심어주며 사회에 나와서 써먹을 일도 없는 이런 게임 말고도 여럿이 진지하게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이 있었을 텐데 말이다. 예를 들어 정말로 축구나 농구라도 말이다. 팀의 일원이 되고, 같이 땀을 흘리고, 목표를 성취하는 작은 경험들이 여자들에게는 더 많이 필요하다. - P200

#혼자 보낸 일주일

살면서 쌓이는 스트레스와 긴장, 걱정을 해소시켜주는 건 대단한 뭔가가 아니라 사소한 장난, 시시콜콜한 농담, 시답지 않은 이야기들이다. - P241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내 가족입니다

좀 더 느슨한 형태로 모여 사는 파트너, 마음 맞는 누군가와 같이 생활하는 경우도 서로 보호자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포용하는 쪽이 되어주면 좋겠다.

평생을 약속하며 결혼이라는 단단한 구속으로 서로를 묶는 결정을 내리는 건 물론 아름다운 일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한 사람의 생애 주기에서 어떤 시절에 서로를 보살피며 의지가 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충분히 따뜻한 일 아닌가. 개인이 서로에게 기꺼이 그런 복지가 되려 한다면, 법과 제도가 거들어주어야 마땅하다. 이전과는 다른 모습의 다채로운 가족들이 더 튼튼하고 건강해질 때, 그 집합체인 사회에도 행복의 총합이 늘어날 것이다.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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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술 - 오늘의 술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늘 어제 마신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아무튼 시리즈 20
김혼비 지음 / 제철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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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다른 책을 꺼내볼 수 있게 여유를 주었던 책. 일을 마치고 돌아와서 지친 밤, 무거운 활자를 읽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웠을 때, 한 잔의 맥주처럼 가볍게 내 피로를 풀어주던 책이었다.

#술배는 따로 있다.

엷은 취기가 몸 전체에 번지는 동안 하늘과 바다 위로 밤이 찾아왔다. 바다는 검은 유약을 바른 도기처럼 빛났고, 하늘은 누군가 허공으로 내던진 목걸이가 구름에 부딪히며 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사방으로 흩어진 보석 알 같은 별들로 빛났다. 좀처럼 떨어져 내릴 것 같지 않은 단단한 별들을 보명서 홀짝 홀짝 몸속으로 별 몇 모금을 더 떨어뜨려 넣고는, 뜨거워진 몸과 마음으로 여기저기 머무를 수 있는 곳마다 잠깐씩 멈춰 서서 춤을 추며 방으로 돌아왔다. - P67

#술이 인생을 바꾼 순간

그는 예상보다 훨씬 더 좋은 술친구였다. 정치적 성향과 세계관이 비슷했고, 무엇보다 유머 코드가 잘 맞았다. 사실 웃을 수 있는 포인트가 비슷하다는 건, 이미 정치적 성향과 세계관이 비슷하다는 말을 포함하고 있다. 무엇을 유머의 소재로 고르는지 혹은 고르지 않는지(후자가 좀 더 중요한 것 같다), 그걸 그려내는 방식의 기저에 깔린 정서가 무엇인지는 많은 것을 말해주니까.


삶은 선택의 총합이기도 하지만 하지 않은 선택의 총합이기도 하니까. - P77

#지구인의 술 규칙

걷기는 많은 것의 대안이 될 수 있었다.
리베카 솔닛도 말했다. 마음을 두루 살피려면 걸어야 한다고. 걷는 것은 일하는 것과 일하지 않는 것, 존재하는 것과 뭔가를 해내는 것 사이의 미묘한 균형이라고. - P98

#와인, 어쩌면 가장 무서운 술

혹시 나처럼 현실적인 여건이 여의치 않고 통이 크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어떤 세계를 피워보지도 못하고 축소해버리고 마는 것에 죄절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이것만큼은 꼭 말해주고 싶다. 살면서 그런 축소와 확장의 갈림길에 몇 번이고 놓이다 보니, 축소가 꼭 확장의 반대말만은 아닌 경우들을 종종 보게 되었다. 때로는 한 세계의 축소가 다른 세계의 확장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축소하는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확장이 돌발적으로 벌어지기도 한다.

축소해야 할 세계와 대비를 이뤄 확장해야 할 세계가 더 또렷이 보이기도 한다. 이를테면 내게는 ‘모자란 한 잔‘보다 ‘모자란 하루‘가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든지, 그래서 모자란 한 잔을 얻기 위해 쓸 시간과 에너지와 돈을 모자란 하루를 늘려가는 데 잘 쓰게 되었다든지, 같은 여러 가능성. 아니, 뭐 그렇게 안 이어지면 또 어떤가.

그러니 작은 통 속에서 살아가는 동료들이여, 지금 당장 감당할 수 없다면 때로는 나의 세계를 좀 줄이는 것도 괜찮다. 축소해도 괜찮다. 세상은 우리에게 세계를 확장하라고, 기꺼이 모험에 몸을 던지라고 끊임없이 메시지를 보내지만 감당의 몫을 책임져주지는 않으니까. 감당의 깜냥은 각자 다르니까. 빚내서 하는 여행이 모두에게 다 좋으란 법은 없으니까. - P136

#혼술의 장면들

앞으로도 언제 또 마주칠지 모를 사람들 때문에 언제 또 마주칠지 모를 냉채족발과 반주를 놓치지 않는 삶을 살아야겠다고도 생각했다.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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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요약발췌본] 채우지 않아도 삶에 스며드는 축복
정애리 저자, 정애리 낭독 / 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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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님의 목소리는 워낙 따뜻하시고, 귀에 쏙쏙 박히는 걸로 유명하셔서 오디오북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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