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해도 괜찮아 - 불쾌한 터치와 막말에 분노하는 당신을 위한 따뜻한 직설
이은의 지음 / 북스코프(아카넷)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너무 소중한 존재예요

 

- 이은의, <예민해도 괜찮아>, 북 스코프, 2016.01.20

10516 송가은

 

예민해도 괜찮아30대 늦깎이 학생에서 40대 변호사가 되기까지 자신이 겪었던 일들과 직접 맡았던 여러 사건들에 관한 이야기로, 우리 시대 차별과 갑질의 현장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다. 그녀는 불운한 사고를 유익한 사건으로 반전시킬 비장의 카드를 우리에게 제시한다. 나아가 인생을 조금 더 산 선배로서, 남녀가 공정하고 평화롭게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를 날카롭지만 따뜻한 직설로 전한다.

이 책을 내가 서점에서 사서 본 첫 느낌은 호기심이 들었다 예민해도 괜찮다고?’ ‘뭐가 예민해도 괜찮은 걸까?’라는 의문점과 함께 책 표지에 적힌 불쾌한 터치와 막말에 분노하는 당신을 위한 따뜻한 직설이라는 글을 보고 정말 나에게 많은 조언과 직설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기대감도 들었다. 그리고 깔끔한 표지와 따뜻한 분홍색 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작가님의 당돌하고 강인한 매력에 빠져들다

 

이 책을 읽고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작가님이다. 이은의는 알파걸의 전형적인 인물이다. 졸업과 동시에 삼성에 들어가 유능한 직원으로 인정받았고 30대 늦은 나이에 로스쿨에 합격, 변호사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 그녀는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살기의 녹록치 않은 점을 이야기한다. 비록 알파걸이라 해도, 변호사씩이나 되어서도 남녀평등 사회는 아직 멀었다고.

30대 늦깎이 학생에서 40대 변호사가 되기까지 자신이 겪었던 일들과 직접 맡았던 여러 사건들에 관한 책 속의 이야기들은 우리 시대 차별과 갑질의 현장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다. 작가님께서 겪은 일을 적어놓은 책이라 더더욱 작가님의 행동이 나에게 많은 인상을 주었다 작가님은 정말 강인하시고 친절하시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의 멋진 입담과 행동에 충격을 먹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처음 다니시던 회사에서 겪은 성희롱, 추행 등에 맞서 싸우시는 모습은 정말 대단했다 회사 내에 아무도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홀로 위축하지 않고 끝까지 싸운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님은 이겨내셨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 로스쿨에 입학하여 변호사가 된다 이러한 작가님의 마인드는 정말 멋졌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을수록 점점 더 작가님의 매력에 빠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작가님은 독자들에게 많은 위로와 조언을 해줬다 피해자가 느끼는 죄책감, 두려움, 불안감에 대해 격려와 위로를 해주시고 동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말해주셨다 이에 많은 피해자들이 용기를 얻고 고소를 하거나 가해자로터 진정한 사과를 받기위해 노력했다 원래 직업이 변호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에 정말 많이 공부했다는 게 확연히 느껴졌다 작가님은 사회에서 피해 받고 차별받는 여성을 대신해서 크게 소리치고 계신 것 같았다 그래서 읽으면서도 많이 울컥하고 화도 많이 났다 작가님은 나에게 많은 용기를 주시고 위로도 해주었다.

 

 

우리 사회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야

 

이 책을 읽고 떠올랐던 것은 이번 생은 처음이라서라는 드라마가 떠올랐다 그 이유는 이 드라마는 30대의 사랑, 결혼에 대한 것을 소재로 만든 드라마이다 30대 라고 해서 사랑에 능숙하고 흔히 말하는 어른 연애를 할 것이라고 믿는 착각들을 없애고 여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이 진정한 사랑과 결혼을 하는 30대들의 이야기이다 이에 책에서 본 작가님이 사회생활에 적응해가는 30대들이 마냥 사랑에 익숙하고 사회에서 겪는 희롱이나 추행도 알 거 다 알잖아?’라고 착각하여 아무렇지 않게 불쾌한 짓들을 하는 남자들에게 그런 망상에서 벗어나라는 일침을 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모든 게 능숙하고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편견을 부수는 것 같았다 20대 사회초년생들은 사랑이 처음이라 조심스럽고 30~40대 직장인들은 동의 없이 하는 스킨십들과 애정표현이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하는가? 전혀 아니다 누구에게나 다 조심스럽고 서로서로를 이해해주고 배려해주고 소중하게 대하는 것이 사랑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이 드라마에서 여주 친구인 우수지가 대기업 인턴으로 일하면서 겪은 일들이 떠올랐다. 수지는 인턴으로 일하면서 자신이 일하여 좋은 성과를 보여줌 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보상은 남자인턴이 받아가기 만 하고 그는 묵묵히 일 만한다 그 뿐만 아니라 직장 내에서 남자 직원들의 성희롱에도 묵묵히 당하고 만 있다가 나중에는 맞서 싸우기 시작한다. 이 수지의 상황이 작가님이 회사에서 겪은 일들과 비슷했다 그 만큼 이러한 직장에서 겪는 여성 직원들의 수난은 정말 흔히 일어나는 일이구나 라고 느꼈다 그리고 나는 대기업이면 회사 내에서 능력 있는 사람들 끼리 서로 협력하여 최고의 성과를 내는구나라고 생각했지만 대기업이건 중소기업이건 소기업이건 사회적으로 자신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차별하고 열등감을 느껴 그들을 억압하는 것은 다 똑같은 것 같다 나도 언젠가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이러한 차별과 피해를 입을 것 같은 걱정이 들었다 .

책에서는 작가님이 시크릿가든이라는 드라마에서 현빈의 행동에 대해 얘기했다. 현빈이 라임보다 높은 직급에서 일한다. 그는 그를 이용해 라임에게 동의 없는 스킨십들을 한다. 작가님은 나도 그 당시엔 아무렇지 않게 재밌게 봤지만 지금 보면 불편한 것 투성이라고 했다. 정말 그렇다. 단지 현빈이 잘생겼다는 이유로 그러한 행동과 말들이 매력 있다고 느끼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본 드라마는 상속자들이라는 드라마가 생각났다. 그 드라마에서도 남주 김탄이 여주 은상이에게 허락 없는 키스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심지어 은상이가 이를 거부하는 행동도 보였다. 하지만 그는 계속 키스를 했다. 하지만 그 키스신은 지금까지 명장면으로 꼽히고 있다. 시크릿가든과 상속자들의 공통점을 찾아본다면 남자주인공들의 동의 없는 스킨십이다. 그들이 단지 잘생겼다는 이유로 그들이 한 행동들이 정당화 된다고 하는 건 잘못된 인식이다. 그래서 나는 이 드라마를 떠올리면서 이러한 인식들을 바꿔나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또 떠오른 것은 배우 조씨가 모대학교 연극학과 교수로 재임 중 학생들의 성추행 폭로로 일어난 사건을 다룬 기사가 떠올랐다 이 사건은 책에서 연예인 지망생이 해당 소속사 직원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작가님을 찾아온 장면이 생각이 났다 이 연예인 지망생도 소속사 직원이 데뷔시켜주겠다라는 말로 모텔로 그녀를 유인하여 성폭행을 했다고 했다. 당한 이후 그는 이 일을 폭로한다면 연예인 되기는 힘들 것이다 라고 협박했고 이에 그녀는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결국은 작가님을 찾아갔다고 한다. 갑을관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을의 협박과 위협으로 갑은 피해를 받아도 바로 대처를 하지 못 하고 어쩔 수 없이 가만히 있는 경우가 많다. 배우 조씨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성추행 사건도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가해자의 권력행세에 당연히 위협을 느끼게 되고 이어지는 협박은 그들을 아무 말도 못 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들은 그저 아무 일도 안 일어난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 어떻게 그들은 이렇게 잔인한 짓들을 하는 걸까? 피해자들이 자신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걸 알고 입막음 시키면 되지라고 생각하여 아무렇지 않게 그런 짓들을 하는 그들이 정말 추악하고 더럽다고 느꼈다. 그리고 이러한 일들도 우리 사회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는 걸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 것 같다

 

 

작가님은 나의 영웅

 

작가님을 이 책을 통해 표지에 있는 말 그대로 우리에게 따뜻한 직설을 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작가님의 의도는 나에게 정말 잘 전달되었다 그는 직설 뿐 만 아니라 많은 위로와 용기를 주었다 작가님은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성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적나라게 보여주고 이에 피해자들이 어떤 마음을 먹어야 하는지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잘 설명해주신다 그리고 우길려면 우길 수 있는 성희롱과 추행의 모호한 경계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설명해주신다 나도 헷갈렸던 정말 이걸 성희롱이라고 할 수 있나?’라는 것들을 명확하게 자신에게 가해진 그 어떤 폭력에도 참지 말라는 답을 내주셨다 연인사이건 친구사이건 직장동료건 자신이 불쾌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이고 이를 거부했음 에도 불구하고 한다면 이것은 가해를 한 것이다 라고 나의 생각을 확실하게 정리하는 계기가 되었다 .

특히 작가님께서 성희롱과 성폭력 대처법 보다 중요한 것은 삶의 임하는 태도라고 생각하는 거에 대해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내 자신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남의 선택이 아닌 내 선택을 정말 존중하고 있는지, 나 자신을 너무 낮추고 사는 게 아닌지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했다 내가 나의 선택을 존중하고 나를 우선으로 생각한다면 나에게 일어나는 피해도 다 이겨낼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작가님은 허세라도 부리지 않으면 이 살벌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말이 얼마나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에 우리가 살고 있는지 잘 알려주는 것 같다 그래서 작가님은 겁먹지 말고 위축되지 말고 차라리 허세라도 부려서 남들이 너를 깔보지 말게 해라 라는 속뜻이 담긴 말 같았다 그래서 작가님의 이러한 생각들이 마치 내가 사회생활을 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을 해주는 것처럼 느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니니깐 자책하지 말아요

 

이 책을 읽고 난 후 생각하는 명장면은 그들이 변호사를 찾아왔을 때 느끼는 고통은 최초 피해가 일어났을 때 보다 훨씬 증폭되기 마련이다라고 작가님이 말하는 장면이 제일 인상 깊었다 . 작가님을 찾아온 피해자분들이 하나같이 피해를 겪은 직후 바로 오는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난 뒤에 찾아온다는 동일한 점이 있다 왜 다들 이제야 찾아왔나요?’라고 물으면 그 땐 겁이 났어요 , 시간이 지나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지낼 줄 알았어요.’,신고를 했지만 큰 성과가 없었어요.’라고 말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 일을 잊어보려고도 노력하고 아무 일 없는 척 살려고 해보다가 속은 점점 엉망이 되고 분노와 괴로움이 쌓여서 뒤늦게 온다고 한다. 피해를 입은 직후 그들은 당연히 겁먹기 마련이다 . 그리고 주위사람들의 반응조차 참담하다 . 신고해도 너 만 손해야’,그러게 왜 그런 옷을 입고 다녔니?’,너가 유혹 한 거잖아라고 말하며 피해자를 마치 가해자로 만드는 경우가 있다. 작가님은 이에 파인 옷을 입고 , 진한 화장을 하고, 잘 웃는 여자는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그런 거다.’라고 하는 일반화를 하면서 가해자들은 자신이 아무잘못 없는 것처럼 얘기 한다고 한다. 정말 황당했다. 대체 그들에게 먼저 유혹했다는 말과 참을 수 없는 욕망이라는 것은 자신이 한 일을 정당화 시켜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건 모두 다 잘못을 인정하기 싫어서 하는 변명에 불과하다. 또 경찰들도 오히려 가해자 편을 드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렇게 그들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없었기에 그 당시에 더 신고를 하지 못 하는 영향도 큰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피해자들에게 당신의 잘못은 없다고 , 오히려 더 당당하게 살아가달라는 용기를 주고싶다 .

 

 

 

나 자신은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예요

 

내가 이 책을 읽고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은 나의 뜻을 존중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고 소중히 생각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책에서는 작가님께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은 희롱들과 추행, 그리고 그가 맡은 피해자들의 이야기들을 듣고 어떻게 해결해 갔는지 그리고 앞으로 여성은 사회생활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다 읽고 우리 사회의 현실을 알았다. 그리고 마치 피해자들의 이야기들이 내 미래가 되면 어쩌지 라는 불안감도 들었다. 그 정도로 무심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거나 애써 외면한 문제들이 많다. 나도 고등학교를 올라오면서 여성인권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그리고 내가 여성인권에 대한 것들을 많이 알아갈수록 내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당연하게 겪어왔던 것들이 이젠 불편하게 느껴졌다. 예를 들어 여자가 결혼을 하면 당연하게 직장을 그만두고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과 여자들이 화장을 하고 관리를 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것들에 대해 처음엔 의문점이 생겼다. ‘예전부터 남자들이 여자보다 능력이 뛰어난거였나?’,‘왜 남자들은 관리를 하고 꾸미지 않아도 뭐라하지 않는거야?’ 결국 나의 의문점은 곧 화로 바뀌었다. 그리고 이것들은 잘못된 거구나 라고 깨닫게 됐다. 하지만 이렇게 내가 더 알아갈수록 내가 예민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냥 넘어가면 될 일을 내가 너무 오바하는 건가 ? 라고 생각했다. 왜냐면 이런 것들을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는 친구들도 많으니까 더 그렇게 느낀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의 생각은 바뀌었다. 내가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은 내가 당연히 불편하게 느껴야 하는 것이고 고쳐야 하는 부분이다. 이렇게 우리사회에는 불편한 것들 투성이고 여성들은 그곳에서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나는 더더욱 우리들이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위의 시선들을 신경 쓰지 않고 나는 너무 소중한 존재이고, 남들이 나를 함부로 대해지는 사람이 아니야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나도 이 책을 읽고 이러한 생각들을 하게 된 것이다. 작가님 덕분에 나는 인생을 더 당당히 살아갈 용기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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