싶다 - 한 줄의 시
유창근 지음 / 문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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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싶다'란 무언가 하고자 하는 마음이나 욕구를 나타내는 말이다.
흔치 않은 제목에 호기심이 인다.
시인은 무엇을 그렇게 '하고' 싶었을까.
 
우리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늘 주변에서 어른거리는 관념들을 한 줄로 쓴 시이다.
이렇게 해서 쓴 시를 가을, 겨울, 봄, 여름 사계절의 미토스로 나누어
한 권의 시집으로 펴냈다.
특이한 것은 봄이 아닌 가을부터 시작했다는 점이다.
시인은 어떤 의미에서인가 가을의 문턱에 있나보다.
그런데 겨울을 마침표를 찍은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다시 서로의 눈물을 닦아주며 파릇파릇한 연둣빛 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낙엽, 그믐달, 사랑, 카타르시스, 이드, 폭포...
어떻게 보면 식상할 수 있는 시제들은
중반을 넘어가면서 그냥 즉흥적으로 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소름 돋을 정도의 적확한 그리고 감각적인 표현에 깜짝 놀란다.
또한 매번 적절한 그림이 함께 했다는 점이 또 다른 매력이다.
마치 시인이 직접 그린 것은 아닐까 할 정도로 시의 마음과 그림이 잘 어울린다.
 
시인은 인생이란 하나의 부호에 지나지 않는다며 말 많은 것도 죄라고 했다.
서로 내 말 좀 들어보라고 아우성을 치는 요즘 세상에
부호와 같은 그의 시 한 구절 한 구절이 참으로 가슴에 와 닿는 것을 느낀다.
한 줄 시로 인생의 가지치기를 해 보는 여유를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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