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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이야기 1 - 민주주의가 태동하는 순간의 산고 그리스인 이야기 1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경덕 옮김 / 살림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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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민주주의를 새롭게 시작하려는 그리스인과 똑같은 상황에 처해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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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병 - 가장 가깝지만 가장 이해하기 힘든… 우리 시대의 가족을 다시 생각하다
시모주 아키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살림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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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집어든 이유는 제목 때문이었다. ‘가족이라는 병’이라니. 우리가 서로 병들게 하는 건가? 서점에 서서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떠올린 말은 평소에 엄마가 하시던 말이었다. 

“가족도 어차피 각자 인생이란다.”

엄마는 이 말을 즐겨 하셨다. 시험 기간 때 수학 공부가 하기 싫어 엄마에게 달려가면, 엄마는 “공부를 하든 말든, 그래서 좋은 점수를 얻든 말든 다 네 몫이란다. 어차피 가족은 각자 인생이야. 엄마는 널 책임지지 않아”라고 말하곤 하셨다. 어떤 선택에 대해 망설일 때, 엄마는 조언은 해주셨지만 선택을 대신 해주진 않았다. 참 냉정한 사람이라며 언니와 나는 엄마를 원망도 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대학을, 직장을, 배우자를 선택할 때 우리는 엄마의 말을 떠올렸다. 우리는 정말 각자 가정을 꾸리기 전까지 같이 도우며 사는 것뿐, 그 이후로는 각자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었구나 싶었다. 어쩌면 이 책의 저자와 엄마는 같은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내가 아는 엄마와 실제 엄마는 같은 사람인 걸까? 의문이 들었다.

 

제목 때문에 무심코 집어든 책은 그것의 물리적 무게보다는 훨씬 무거운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다. 책을 계산하고 집으로 가져와 마저 읽었다.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떠올린 건 엄마가 아닌 아빠였다. 딸만 있는 집이 그러하듯, 우리는 늘 엄마 편이었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부터 중대한 이야기까지 엄마에게만 이야기했다. 엄마의 어린 시절부터 젊은 시절 그리고 어젯밤 동창회에서 벌어진 말다툼까지 우린 모르는 게 없었다. 아빠와는 늘 대면 대면했다. 자상하지 않은 아빠, 늘 자신에게 집중하는 아빠 때문이라며 그동안 이 ‘가족이라는 병’을 들여다볼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더 충격적으로 다가온 건 아빠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었다. 아빠가 용기 내어 자신의 이야기를 할라치면 나는 방으로 들어가곤 했었다. 자랑처럼 들리는 그 말들은 대부분 우리와 보낼 시간에 나가 자신을 위해 쓴 시간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알고 싶지 않았고, 듣고 싶지도 않았다. 재밌는 건 그러면서도 나는 아빠의 무조건적인 이해와 배려 같은 걸 바라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책장을 덮고 방에서 나왔다. 평소와 다름없는 거실과 안방과 부엌이 그리고 가족이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 내가 뼛속까지 알고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 과연 지금까지 나는 가족을 무엇이라고 생각한 걸까? 처음으로 이 사람들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가족이라는 것이 대체 무엇인지 어떤 의미인지도. 다음 날 기적처럼 아빠와 정다운 사이가 된다거나 하진 않을 테지만, 최소한 누군가의 탓이라는 원망을 배제하고 처음으로 가족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작점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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