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이 보여준 세상
샘 귈름 지음, 율리아 귈름 그림, 조이스 박 옮김 / 후즈갓마이테일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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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이 보여준 세상'은 JAMES MOLLISON의 <Where children sleep>이라는 사진집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https://www.jamesmollison.com/where-children-sleep 참조) 책을 읽고 난 후 아이들과 사진집을 보면서 서로의 생각이나 느낌에 대해 얘기해해보면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의 도입부부터 다양한 환경에서 잠든 아이들의 모습이 나온다. 꽃밭에서 잠든 집시 아이부터 앓던 아이가 잠든 병원 침상 등 우리 아이들은 저마다 아늑하고 따뜻한 집에서 잠들 거라는 안일한 생각이 부끄러워지던 순간이다. 어쩌면 나는 보고 싶은 세상만 보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평화롭고 아름다운 세상들을 말이다. 우리 아이는 많은 경험을 하며 편견 없이 자라길 바라왔지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부분을 배제해왔던 나의 모순된 행동을 반성하게 되었다.

책을 덮고 난 후에도 긴 여운이 남아서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보았다. 아이들의 표정이나 주변에 있는 소품들을 보며 유추해보고 상상도 해본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현실적인 부분들을 담아냈지만 절대 과하지 않게 덤덤하게 들려주는 이야기들로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라 인상 깊었고 마치 치약에 물감을 짜서 스케치북 위에 뿌린 것 같은 노오란 달빛이 추위에 불안에 떠는 우리 아이들을 감싸주고 위로해 주는 것 같은 따뜻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37개월 된 딸아이에게 처음 읽어주었을 때 집이 아닌 낯선 곳에서 잠든 장면을 보고 신기해하며 부러워했다. 아직 집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순수한 아이의 시점에서는 그렇게도 보이나 보다. 아이가 조금 더 크면 다시 꺼내어 꼭 읽어보고 얘기해보고 싶은 그림책이다. '달님이 보여준 세상'은 살아가면서 당연하지만 결코 당연하지 않은 것들 우리가 보지 못했던 세상의 이면을 나의 아이에게 거부감이 들지 않고 자연스럽게 접하고 얘기할 수 있는 훌륭한 매개체가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주변 엄마들에게도 꼭 추천해 주고 싶다. 소중한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이니 꾸준히 관심을 가지며 이 책으로 인해 우리 아이들뿐만 아니라 우리 어른들도 보다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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