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림칠현, 빼어난 속물들
짜오지엔민 지음, 곽복선 옮김 / 푸른역사 / 200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죽림칠현은 중국 위진남북조 시대의 지식인들이다. 이들은 죽림에 들어가 청담을 즐겼다. 속세를 떠나 은둔자가 되고, 신선술을 배우고, 인간 세상의 번잡함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바로 이 이유때문에 이들을 죽림칠현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들의 삶의 궤적은 서로 같으면서도 달랐다. 죽림에 들어가서 청담을 즐긴 것만 같았지, 죽림에 들어가고 나서 이후의 생활은 각기 달랐다. 끝까지 지조를 지키다가 목숨까지 버렸는가 하면, 다시 정계로 돌아와 부귀영화를 누린 이도 없지 않았다. 각 인간의 개성이 다르듯이 죽림칠현 7명이 직조한 삶의 무늬와 향기도 각각 달랐다.

이 책은 1,700여년 전 죽림 칠현의 행적과 글을 통해 그들이 난세에 헤쳐가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죽림칠현이 일구어낸 삶의 궤적을  이 책의 저자는 여러 사료를 동원하여 묘사하려고 애썼다. 지나치게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았고, 지나치게 사료에 충실하지도 않았다. 생동감이 있으면서도 신뢰성이 있는 글이 되게 하기 위해 애썼던 것이다.

위진남북조 시대는 중국 역사에 있어서 춘추전국시대와 아울러 극변화하는 시대였다. 21세기의 특징이 정보화, 세계화, 다변화 시대라는 데에, 그리고 극변하는 시대라는 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변화하는 시대에서 현실에 적응하면서도 자기 자신의 양심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가장 많이 고뇌하는 건 다름 아닌 지식인이다. 그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변화가 클수록 그 고뇌는 더욱 크다. 바로 그 고뇌의 7단면을 이 책은 제공하여 준다.  

내가 가는 길이 어떤 길인가를 파악하는 방법 중에 하나가 다른 사람이 갔던 길이 어떤 길이었는가를 알아보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권력과 명예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야 할 것인가, 그리고 자신의 이상은 어떻게 간직하고 실천으로 옮겨야 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죽림칠현의 변명을 이책을 독자들에게 제공해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