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버자이너 - 세상의 기원, 내 몸 안의 우주
옐토 드렌스 지음, 김명남 옮김 / 동아시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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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버자이너 : 세상의 기원, 내 몸 안의 우주>

 

은밀하고 아름답고 자극적이면서도 더럽게 취급되고 욕으로 내뱉어지며 모욕을 줄 수도 있을만큼 양면의 성격을 가진 것이 이 세상에 여성의 성기와 생식기만한 것이 있을까 싶다. 그것이 비록 내 몸의 일부라고 하더라도 정확한 번역조차 민망하고 낯선 책을 통해 나의 것, 나의 버자이너를 접한다는 것은 사실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10년전 <버자이너 문화사 : 교양과 문화로 읽는 여성성기의 모든 것>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올해 <마이 버자이너 : 세상의 기원, 내 몸 안의 우주>라는 새로운 제목으로 재출간되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버자이너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소개하고 있다. 성기와 생식기에 붙여진 여러 가지 이름에 대한 고찰과 성기 구조와 기능에 대한 해부학 및 생리학적 사실을 제공하며 그동안 잘 알지 못했거나 잘못 알려진 상식을 바로 알려주고 현재의 상식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비틀어진 문화와 역사를 전해주기도 한다.

 

버자이너라는 단어가 활자가 되고 금박이 입혀져 제목으로 실린 이 책을 접한 순간 여성인 내가 들었던 감정은 복잡미묘했다. 늘 내 안에 있었으나 신비롭다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아니 호기심를 갖는 것조차 금기시되었던 존재를 직면한 데 대한 당혹감이 우선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누구보다 먼저 읽고 싶다는 욕심이 났던 이유는 바로 나 자신에 대한 탐구심 때문이었고 이 책은 분명 나의 호기심과 용기에 답해주었다.

 

이 책을 읽은 뒤의 나는 나 스스로에게 보다 당당해졌다. 인간이자 여성으로서의 나 자신에 대해 좀 더 정확하고 풍부하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익숙한 듯 하지만 사실은 외면하고 있었던 , 또는 그녀의버자이너에 대해, 그리고 그것이 품고 있는 인간에 대한 당당한 시선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사람들이 많이 모인 카페에서 이 책을 보란 듯이 펼쳐 읽어보시라. 소소하지만 짜릿한 쾌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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