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강의 - 가치투자 아버지의 미공개 글모음
벤저민 그레이엄. 자넷 로위 지음, 박진곤 옮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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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강의> 4주 독파 챌린지, 3주차.




어느새 3주차가 되었다. 이번 주는 삼성전자 주식과 비트코인 이야기로 시끄러웠다. 누군가는 레버리지를 이용해 많은 수익을 남겼다고도 하고, 누군가는 너무 일찍 팔아서 혹은 너무 오르고 사서 아쉬워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이는 주식이든 가상화폐는 도박같은 거라서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누구나 많은 수익을 남긴 사람을 부러워하거나 질투했다. 경기는 최악이고 자영업자들은 우는데, 주식시장과 가상화폐시장은 연일 호황인 걸 보고 있자니 매우 극과 극의 상황, 다른 세상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누군가는 노동의 가치가 평가절하된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은 주식투자에도 성실과 끈기, 꾸준한 노동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걸 이 책은 귀가 닳도록 말해준다.



덴마크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인생은 지난 후에야 비로소 평가할 수 있으며 우리는 앞을 보고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은 분명 주식시장에서 우리가 경험한 바 진실이다.


3주차는 '4부 투자전략'에 대해 읽었다. 이 부분은 그레이엄이 1946년부터 1947년 사이에 뉴욕금융연구소에서 강의한 내용에서 발췌한 것들로 구성되어 있다. 짧고 긴 분량의 강의가 10개 실려 있다. 편집으로 인해 생략된 부분도 있고 갑자기 강의가 마무리되기도 한다. 그러나 각 강의별로 설명하고자 하는 주제와 그에 대한 예시들이 연결되어 이해를 돕고자 하는 노력이 보인다. 책의 분량상 너무 디테일한 강의 내용까지는 담지 못한 탓에 '현명한 투자자'나 '증권분석'같은 다른 저서를 찾아 읽는 게 의문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번 주도 마찬가지로, 시간이 흘러도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는 지식에 귀 기울이기 위해 노력했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아쉬운 점이 하나 있는데(사실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부터 느낀 거지만 참기엔 너무 고역이여서), 이 책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쏟아지는 전문용어들 때문이 아니다. 경제용어, 회계용어 같은 것은 찾아보고 이해하면 그만이기에 이 책을 읽어나가는 데 되려 즐거움을 준다. 번역이 나를 힘들게 한다. (물론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번역으로 옮긴 문장들이 부자연스럽다. 경제서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최대한 원서의 의미를 그대로 전달하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해도 어색한 문장들이 너무 많다. 이런 문장들이 글을 온전히 이해하는데 방해가 된다. 내 독해력이 엉망인 것으로 정신승리 하면서, 경제 전문가가 한국어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아니니 그럴 수 있지. 정도로 넘어가자. '현명한 투자자'는 좀 괜찮으려나.


이 책에서 언급하는 여러 예시들을 보면서 케이스 스터디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는다. 각 산업분야 별 기업들을 관찰하여 동향을 수집하고 그것을 토대로 변화하는 경제상황 속에서 주가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분석하는 일이,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초석이 된다. 성실한 노동이 평균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게 한다. 적절한 지식과 기술이 뒷받침 되었는가는 투자와 투기를 구별하는 요소로서 이번 주에도 중요하게 언급된다. 신선했던 것은, 투자와 투기를 구별하는 요소가 수익을 얻고 잃음에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돈을 잃었다고 해서 현명한 투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현명한 투자를 하기 위해 올바르게 투자했는가, 즉 관련된 지식을 익히고 투자를 성공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모든 경우의 가능성을 계산하고 최선의 방법을 선택했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신중한 가중치와 경험칙, 어느정도의 수학적 확률을 만족한다면 또한 그것이 연구로부터 합리적으로 도출된 결론이라면, 올바른 투자라고 할 것이다. 사람의 일이 그렇듯, 시장의 일도 정확하게 예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깝고, 타당하고 합리적인 결론이 도출되더라도 그 예상대로 시장이 흘러가지 않는 경우는 수없이 많다. 그러므로 수익을 내지 못했다거나 돈을 잃었다 하더라도 올바른 투자를 하고 있다면 그런 실수와 잘못들은 수습이 될 것이니 '올바른 투자'에 집중할 것을 강조한다. 



모든 측면에서 우리는 과거에 비해 훨씬 앞섰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전혀 진보하지 않았다. 바로 인간의 본성이다. 모든 기구와 기술이 진보했는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돈을 아주 빨리 벌고 싶어한다.


가격과 가치의 의미는 같은 것일까. 아담 스미스와 같은 18세기 경제학자들은 '가치'와 '가격'을 구별해서 사용했다고 한다. 아담 스미스는 재화의 가치란 '사용가치'를, 가격은 '교환가치'를 나타내는 것으로 구별했다. 생각건대 가치는 철학의 영역에 더 가깝고, 가격은 경제의 영역에 더 가까운 것 같다. 가치는 상대적이고 개별적이라 일반화할 수 없고 그것이 형성되는 과정도 분명치 않다. 반면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 최적인 지점에서 결정되고, 그 시장에 존재하는 모든 이에게 통용되는 개념이다. 양 개념의 차이를 생각하다보니 가치투자와 가치분석이라는 것도 정답이 있는 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자신이 들인 품으로,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합리적인 방법으로 연구하고 내린 결론이 정답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렇기에 가치분석이 더욱 의미를 갖는게 아닐까. 내가 측정한 기업의 가치가 시장의 가격과 맞물려 일치할 때, 내가 도출한 결론이 타당함을 확인하게 되는 순간의 전율은 상상하기도 힘들다. 



각 강의 별로 요점만 정리해둔다.


강의1 :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증권시장은 지속적인 궤도를 유지하는 특징이 있다(지속성의 원칙). 이를 이용한 증권분석으로 평균적으로 합리적 성과를 낼 수 있다. 증권분석에는 산업분석이 수반되기도 한다.


강의2 : 대차대조표비교분석은 필요하다. 


강의3 : 전시회계에서 후입선출법은 증권가치에 긍정적인 요소로 인정되어야 한다. 배당정책의 차이는 시장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강의4 : 수익력은 과거수익력과 미래수익력으로 나눌 수 있다. 증권가치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미래 예상 이익의 자본화에 근거해야 한다. 그러나 과거 이익과의 관계나 연관성을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다. 미래수익력을 결정하는 요소들은 그 회사의 생산량이나 매출 규모, 회사가 받을 가격이나 단위가격, 단위비용, 세율이다. 


강의5 : 수익력에 기초한 가치평가의 예시로 아메리칸 라디에이터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투자자는 주식의 중심값을 찾아내는 것, 합리적인 가치에 대한 개념을 가질 필요가 있다. 


강의6 : 미래 이익을 전망할 때 얼마나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가, 합리적이고 현명하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비싸지 않고 지나치게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 증권에 투자함으로써 안전을 보장받아야 한다.


강의7 : 증권분석가가 증권을 검토하는 방법에는 투자등급과 전망을 다루는 것과 가치에 관한 것으로 나눌 수 있다. 보수적인 가치보다 싸게 팔리는 것이 '좋은 주식'이라는 원칙을 지키는 것은 유용하다. 증권분석가는 현명하면서도 기술적으로 유능하고 풍부한 경험과 신중함을 지녀야 한다. 


강의8 : 보험회사 투자에 대한 예시와 설명. 저평가 증권 분석가는 주주의 이익을 위해 기업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경영자에게 자본이 많아지는 것이 주주의 이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주주는 회사의 수익에 대해 분석하고 보고를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강의9 : 기업이 적절하고 합리적인 배당을 지급한다면 주주들은 투자에 대해 적절한 수익을 얻을 뿐만 아니라 주식에 대해 더 나은 시장가격을 누리게 된다. 주식가격과 주주의 배당수익이 저조한 경우에도 경영자가 실질적인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 기업은 보수주의, 해당 사업의 위험성, 주주들의 이해력 부족을 이유로 든다. 이에 대해 비판한다.


강의10 : 투기에 대하여. 투기요소는 거의 모든 증권분석 작업에서 아주 중요하고 의미있다. 현명한 투기와 현명하지 못한 투기 사이에는 진정한 차이가 있다. 성공적으로 투기하는 능력이 그 보상보다 중요하다. 신중한 자기검증, 철저한 분석을 통해 원금의 안전과 만족스러운 수익이 전제될 때 투자관리라고 할 수 있다. 증권분석가는 '소문 속에 어떤 진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유혹을 경계해야 한다. 증권분석과 시장분석은 구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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