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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한양출판 / 1993년 6월
평점 :
절판
오랫만에 진득하게 책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대학와서 한동안 책을 오래동안 읽지 못하는 버릇이 생겨버렸는데, 이 책을 통해 다시 예전처럼 책을 오랫동안 읽을 수 있었다.
모든 사람들은 불완전하다. 일반사람들과 작품 속 와타나베를 비롯한 몇 인물들과의 차이는 그 불완전함을 자신이 갖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과 인식하지 못함의 차이라 했던가. 그들은 그러한 불완전함을 인식하고 있기에 정상적 사람들이 보기에 조금은 이상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비정상적인 삶이 싫지가 않았고, 나의 생각과 비교하여 공감이 가는 부분도 많았다.
가장 가까운 이의 죽음, 꿈의 좌절 등의 상처로 인하여 마음 속 불완전함을 인식하게 된 그들.. 그러한 모습이 와타나베의 생각과 시각을 통해 드러난다. 그에 의한 세밀한 서술은 나로 하여금 물이 흐르듯 이야기를 읽어갈 수 있게 했고, 친밀한 느낌을 갖게 하였다.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도 해 보았다. 특별한 사건이 없는데도 이 책이 나의 마음을 이토록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와타나베를 통한 솔직한, 그리고 깔끔하면서도 내가 마치 그 자리에 있는듯 세세한 서술에 있다고 본다. 그 세세한 서술은 내가 낯선 장소에 있을 때 이리저리 물색하는 과정에서 사물 하나하나가 내 눈에 잡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었으니까..
마지막에, 와타나베가 혼란을 겪을 때 레이코의 충고는 아주 멋졌다. 레이코와 같은 누군가가 내 곁에 있기를 원할만큼..또한 결말을 아주 깔끔하게 지은거 같아 마음에 든다. 아쉽기 보다는 수긍이 갈만한 깨끗한 결말.. 시간이 흐른 후 다시 한 번 접하고 싶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