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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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마음을 튼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단지 <N.P>라는 한 권의 책을 통해 모르던 누군가가 너무 익숙해진 그로 바뀐다는 점,  각자의 두려운 내면 세계가 솔직하게 펼쳐진다는 점은 나에게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왔다. 

처음에는 조금 독특한 소재와 접근 방식을 보이는 책이다라는 생각이었으나, 책을 덮을 때는 나에게 솔직한 친구를 멀리 보낸 느낌에 울적한 마음이 들었다.

각자 매력적이면서 호감을 주게 하는 인물들이지만, 내면에는 불안정함을 지니고 있는 인물들..

죽음에 대한 접근, 근친상간, 동성애 등을 너무 심각하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게 잘 그리고 있다고 생각된다.

바나나를 <N.P>를 통해 처음 접한 나로서는 매우 만족하고 있다.

또한, 번역이 김남주씨임에도 매우 만족스러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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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성석제 지음 / 창비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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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의 단편들은 모두 다른 소재의 이야기이지만, 각각의 작품들은 별개가 아니라 서로 이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웃사이더 또는 기인과 같은 인물들이 나와서 엉뚱하게 펼치는 이야기들.. 주인공(들)에게 일어나는 소소하면서 엉뚱한 이야기들이 독자를 빨아들인다. 각 단편들은 대부분 비극으로 끝나나, 그 비극은 슬픈 느낌을 별로 남기지 않는다. 오히려 허무감이나 동정의 느낌, 또는 기이한 인물에 대한 공감이 남는다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특이한 인물들과 엉뚱한 사건들, 그것을 서술하는 문체 또한 빠질 수 없다. 이 책을 읽은지 몇달이 지났음에도 불과하고 '쾌활냇가의 명랑한 갯날'은 허무한 느낌과 함께 잊을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제목과 전혀 반대의 상황 속에서 여러 인물들이 차례로 열거되며 서로간의 관계 속에 긴장이 그려지는 가운데 갑자기 엉뚱한 인물의 등장..그리고 갑자기 벌어지는 사건, 특히 높은 위치의 조폭의 귀에 들리는 소리의 묘사.. 풉하고 웃음을 터트리지 않을 수 없는 서술..이 책은 총체적인 매력보다 이런 부분적인 면들이 더 매력을 가져오지 않나 싶다.

엉뚱한 사건들과 기이한 인물들로, 이 책은 나에게 독특한 느낌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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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똥 민들레 그림책 1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 199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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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똥>을 처음으로 접한건,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를 통해서다. 아이들과 이 작품을 공부하면서 나는 처음에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강아지똥'이라는 단어 때문이다. 이 책을 소리내어 읽어보면 '강아지똥' 부분을 읽으면서는 웃음이 절로 나온다. 발음상의 귀여움, '똥'이라는 단어의 재미(보통 똥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꺼리는게 대부분이기 때문에 더더욱), 친근감 등이 포함된 웃음..^^

웃음을 주는 소재, 대부분의 아이들이 좋아하는 '강아지'와 우리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똥'이 결합된 친근감, 하찮게 넘어가던 것에서 의미를 찾아 냄으로써 얻는 교훈, 이런 것들이 '강아지똥'이 우리에게 주는 것이다.

리뷰를 쓰면서 <다이고로야, 고마워>라는 책이 생각났다. 그 책 내용 중에 이런 부분이 있다. 다이고로라는 장애를 가진 원숭이를 데리고 수영장(장소는 확실치 않다;)을 갔는데, 거기서 만난 한 아이가 다이고로에게 관심을 갖는다. 그러자 그의 부모는 다이고로를 더러운 것으로 취급하며 아이를 데리고 간다. 책의 작가는 순수하고 편견없던 아이의 눈이 어른들에 의해 더럽혀지는 것을 염려한다. 장애에 대한 편견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우리에 의해 만들어 지는 것이라고.. <강아지똥> 역시 우리가 하찮게만 여기던 '강아지똥', '흙' 등에서 그 의미를 찾음으로써 그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하찮게 생각하던 사물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주고, 사물들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하는데 도움을 줄 것 같다. 부모들은 그 책을 아이들에게 읽게 한 후, 다른 사물들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찾아보게 하는 것도 그 책의 효과로 좋은 방법일 것이라 생각된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 읽기에 손색없는 따뜻한 동화, 이 책이 애니로 제작된 것도 긍정적인 면으로 생각된다. 적은 분량이라 부담이 없으면서도 너무나도 큰 의미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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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1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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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을 읽기 전에, 나에게 통일이란 그냥 추상적으로 같은 민족이니까 해야하는 것이었다. 학생시절(초등학교 때인가), 인천상륙작전을 배웠을 때, 대단히 뛰어난 해상전술, 맥아더 장군..이따위 것들을 배웠다. 미국의 도움으로 우리는 적을 물리치고, 당당히 우리의 것을 다시 되찾았다고 배웠고, 그렇게 생각해 왔다. 그러나 우리는 정말 우리는 적으로부터 우리의 것을 되찾은 것인가.. 우리의 적을 당연히 북한이라 가르치며, 공산주의란 나쁜것이라 가르치는 우리의 교육(특히 초등교육에서..현재는 어떤 방향인지 알 수 없지만), 그 교육 속에 당연히 그렇게만 생각했던 나.. 중고등학교에서 국사를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꽤나 국사에는 자신이 있었다고 생각한 나였음에도 불구하고, 광복 이후 근대사, 아니 그 이전에 대해서도 내가 너무 무지했음을 이 책은 나에게 깨우쳐 주었다.

북한이 치사하게 일요일 아침에 기습을 해서,전쟁이 일어났다고 배웠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그렇지만, 전쟁의 가능성은 이미 그 전부터 존재한 것이었다. 또한, 미국의 인천상륙작전은 적으로부터 우리의 것을 찾은게 아니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나라를 세우지 못하고, 전쟁놀이 좋아하는 미국에 의한 희생자였다. 그 결과, 우리는 어제까지의 가족, 친구, 동료를 오늘의 적으로 만들었다. 전쟁이 일어난 우리나라는 '위로는 불바다, 아래로는 피바다'였다고 한다. 사회주의진영을 없애기 위해 엄청난 폭탄 공세가 이 땅에서 펼쳐졌다고 한다. 약 45년간 우리나라를 착취했던 일본은, 전쟁으로 인해 다시 한번 배부를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이라크 파병 문제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난 국제정세에 대해서는 정말 잘 모르지만, 미국의 자세가 정말 정당한건지, 우리의 자세는 어때야 하는지..

우리는 일종의 피해자이다.(피해자란 말 역시 정당방위적 성격이 있을지도 모른다. 자체적인 문제 역시 배제할 수 없으니까) 문제는, 그 피해 사실을 알고 있는 이들보다 그렇지 않은 이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나 역시 <대한민국사> 상에서 양민학살(미군에 의한, 또는 국군에 의한)에 대한 얘기를 거의 처음 접했고, <태백산맥>에서 다시 접하게 되었으니까..

또한 이 책은 인간문제에 대해 자신이 자라온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각각의 사람들의 인식이 얼마나 다른지 깨닫게 해준다. 우리는 현재 인간 평등이라는 말을 누누히 듣기에 당연시 하지만, 몇십년 전까지만 해도 그런 생각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이도 다수였음을..현재 나의 입장에서는 그런 그들이 이해가 안 되기도 했지만, 그 역시 나와 그들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생각을 형성하여 나갔기 때문임을..

<토지>를 보고, 각각의 인생들이 겉으로는 평온해 보일지 모르나, 각기 자신만의 문제로 아파하고 있다는걸 깨달았다면, <태백산맥>을 통해서는, 역사와 인간의 생각이 얼마나 천차만별인지를 배운다.

물론, 조정래의 반미감정 기타 등등 그의 가치관으로 더욱 미화되었을지도 모른다. 어떤 면에서는 그가 너무 지나친 한민족주의자란 생각도 들었으며, 장르가 소설인만큼 당연히 '허'인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 교육과정에서 거의 다루고 있지 않은 근대사에 대한 살아있는 교과서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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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 자율학습 18종 문학 - 전7권
이지훈 외 지음 / 지학사(참고서)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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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종 문학 교과서에 나온 지문들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수많은 작품들을 집약적으로 잘 정리해 놓고 있다.(그러나 너무 집약적이어서 조금은 답답한 느낌이.. 수많은 문학작품을 제한된 공간 속에 담으려니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만) 이 책은 고전, 현대, 세계문학으로 나누어져 있고, 작품의 목차가 시대별로 되어 있다는 것이 그 특징이라 볼 수 있다.

시대별 목차순서는 흐름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을 갖고 있지만, 작품을 바로 찾을 수 없다는 단점을 갖게 된다. 글동산의 경우, 작가별, 가나다순별 목차로 작품이 구성되어 있어 작품을 찾기가 무척 쉽다. 그러나 지학사의 경우 작품을 찾으려면 목차를 주르륵 눈으로 읽어 내려가야 한다. 차례가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어서 약간 짜증스럽다.

이 책은 작품에 대한 구체적 해설과 포괄적 해설을 함께 담고 있다. 학생들이 혼자서 문학을 공부해도 이 책 하나면 충분할 정도로 잘 정리하고 있다. 하나 아쉬운 점은, 작품을 어떤 시각에서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목표가 나와있지 않은점.. 독학으로 문학을 공부하려고 하는 학생이라면, 추천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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