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조현TV 휴심정 유튜브를 통해 뵙던 이현주 목사님의 책을 읽게 되었다. 사물들의 입을 빌려 전하는 마음공부 이야기라니!마음공부를 처음 접하면 여러 영성책을 차례로 읽고 하나씩 직접해 보기 시작한다. 명상, 내면아이 정화, 이런저런 효과적인 방법들...그리고, 내 존재로만으로 이미 충분하다는 이야기들. 맞아, 정말 그렇네!하며 수긍하며 감사히 지내다가도 불현듯 정말 이대로 괜찮은게 맞나? 하는 의문들이 주기적으로 들고는 한다. 요즘 그런 생각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던 차여서 각 챕터마다 사물들이 전하는 말들이 더 깊이 와 닿았다. 특히 '찻주전자'에 대한 내용 중 서재 한구석에서 오랫동안 방치된 '주전자의 구실'과 사람이 '사람구실' 하는 것에 대한 내용이 인상 깊었다. 주전자가 어떤 용도로 사용되든지 아님 방치되고 있든지 이미 주전자로서 떳떳하고 만족스러운 실존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라는. 하물며 주전자를 만든 사람이라면..."누구한테 쓰임을 받으려고, 세상에 필요한 존재가 되려고 안달하지 말게. 창밖에 내리는 비한테 물어보라고. 너는 지금 누구한테 무슨 쓸모가 되려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거냐고. 부디 자네한테 지금 있는 것으로 오늘 하루만 사시게. 지금 자네가 가진 것만으로도 넉넉히 재미있게 살 수 있어. 그렇게 날마다 그날 하루만 살게나. 그것이 바로 자네가 말하는 자연법, 그러니까 하느님의 명에 순종하는 삶 아니겠는가?" -94p 찻주전자 中-잔잔히 살아가던 마음이 한순간 복닥일 때 어느 페이지를 펼쳐 읽어도 좋을 만한 책을 만나서, 참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