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그런 정신이 집으로 돌아가는 나를 뒤에서 밀어주는 듯했다. 발전과 변화는 느리게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삶은 가르쳐주고 있었다. 그것은 2년 만에, 혹은 4년 만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어쩌면 한평생도부족할 수 있었다. 우리는 변화의 씨앗을 심는 것이고, 그 열매는 보지못할 수도 있었다. 우리는 참을성을 가져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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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게 아니라 기획하는 겁니다 - 청년 기획자의 지방 생존기
원민 지음 / 하나의책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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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얇다.
얇다고 해서 내용까지 얇팍하진 않다.
사연이 많은 청년이다.
그렇다고 구구절절 청승맞게 굴지도 않는다. 그냥 힘든건 힘든대로 놔두고 나아갈 길에서 한번도 한눈을 팔지 않았다는 걸 이 책에 담아냈다.

서울의 문화인프라를 생각하고 이 책을 읽으면 시시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만년소비도시라고만 불리는 이 척박한 지방에서 누구나 생각은 하지만 선뜻 실천하지 못한 그 첫발을 떼었고, 결국 그게 선례로 남을 것이다. 서울과는 다른 방향으로, 그리고 서울보다 더 옹골차게.
이 책을 그 선례를 만들어가는 젊은 청년의 자기고백서이다.

청년은 꿈도 다부지다.
이 일로 엄청 잘먹고 잘 살고 싶단다.
아직까지는 아니라고는 하지만 내가 봤을때 이미 잘~살고 있는 것임엔 틀림없다.

기획자를 꿈꾸는 이들에겐 당당히 말한다.
컨텐츠를 소비할 고객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지 말고
일단 기획을 재밋게 할 생각을 하라고.
까짓거 영화 한편도 만원이 넘는 세상에서
즐겁고 유쾌하며 배울점마저 있는 행사에 만원정도 못 쓸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라 무릎을 탁 쳤다. 저런 당당함이 있기에 무모한 도전을 웃으면서 해올 수 있었구나.

글자 사이사이에 차마 비집고 나오지 못한 힘듦과 슬픔도 있었을 것이다.
그는 힘든 시절에 젖어들어 자신을 연민하기 보다는 그래 그럴수도 있지 하며 솔직하게 갈등하고 다시 솔직하게 결정해 행동으로 옮겼다.

이 책은 그 모습을 보고 지방에 사는 청년들이 위안받고 용기를 얻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이 저자를 다시한번 위로하길 바란다.
지금 잘 하고 있구나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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