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가안보국 NSA 1
제임스 뱀포드 지음, 곽미경 외 옮김 / 서울문화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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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 우리나라에도 '음모이론'이라는 주제가 모든 매스미디어를 통하여 확산되고 있다. '일반 대중이 모르는 어딘가, 우리가 너무나도 명확하게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들은 세계인의 행동 하나하나를 손바닥위에 놓고 보듯이 하는 집단에 의해 조작되고 만들어진 가공의 역사이다.' '첩보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생각치도 못한 사실이 정말로 현실세계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면...' 이러한 주제들은 현대인의 정지된 의식에 하나의 파란을 가져오고 이것은 이제 하나의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다.

이 세상엔 우리가 모르는 의문의 사건들이 많다. 표면으로 드러난 우리의 일상 세상살이는 거대한 반투명의 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진실'의 핵과 철저히 분리된 '계란의 흰자위'일 뿐이다. 이 시점에서 이 책은 그러한 음모의식의 결정판이라도 되는 듯 미국 최강의 공공연한 비밀 첩보기관인 NSA(국가 안보국)이라는 집단을 파해치고 있다.

절대적인 파워를 가지고도 그림자안에 존재하고 있는 집단. 이런 집단의 존재만으로도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엔 모순된 자유가 있을 뿐이다. 쿠바 미사일 사태, 케네디 암살, 푸에블로호 사건, 통킹만 사건 등 다양한 조사와 자료를 토대로 NSA의 창설이후 활동과 현대사의 여러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연결시키며 우리가 '훤히' 알고있었다고 믿었던 사실들의 진정한 내막을 밝혀준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NSA를 비롯한 각국의 첩보기관들의 활동상을 보여주며 독자들의 말초적인 욕구-'음모이론을 접함으로서 느낄수 있는 카타르시스'-에 치중하지는 않는다. 어두운 그늘속에서 행해지는 첩보활동속에서, 국가와 국가간의 이해관계 그 안에서 개개인의 자유와 생명의 존엄성은 어떻게 철저히 무시되고 착취되어가는가를 생생하게 서술하면서 이러한 음모이론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한국도 예전 80년대 민주화항쟁때 군부의 정권 장악으로 탄압받던 시절과 인권은 쓰레기 취급도 못받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도 우리나라는 표면상으로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였다. 하지만 국가정부에 의한 의문사, 실종, 대중매체 장악 등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졌던 이 시절은 이미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였으며 숨막히던 이 80년대의 하나의 시대적 코드는 본 책과 어느 정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볼 수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곳에서 살고 있는 이 시대에 진정한 의미의 자유를 우리는 가지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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