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아이들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하이타니 겐지로의 대답은 상냥함으로 함축된다. 가난하고 굴곡많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그는 그가 만난 소외받는 사람들과 어린이들의 상냥함에 위로받고 변할 수 있었음을 고백한다. 또한 오키나와 섬으로 떠나는 방랑의 세월과 혹독한 자기성찰로 상냥함의 근원에 대해 깨닫게 된다. 상냥함이란 생명의 존엄을 아는데서 비롯되며 온갖 고통과 번민 속에서만  베어나오는 느긋함과 여유라는 것을.


나 또한 책 속에서 접할 수 있었던 아이들의 작품(눈, 거꾸로나라, 개 등)을 통해 솔직하고 기발한 상냥함을 맛 볼 수 있었고, 아이들의 상냥함을 이끌어 내는 교사의 노력과 관련된 부분들(글로 이어지는 꾸준한 대화, 발가벗겨지지만 생각하는 힘이 생기는 수업방식 등)이 우리의 교육현장에서도 응용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한편, 아쉬운 점은 그저 평탄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에겐, 지은이나 맨 끝에 소개된 편지의 주인공이 느꼈던 절박한 심정이 100% 그대로 전달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과 자신을 가차없이 책망하는 에세이 형식보다는 <태양의 아이>같은 그의 작품이 더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역시 이세상에는 내가 상상할 수도 없는 갖가지 인생이 있고  타인의 상냥함에 무디지 않기를.


편집에 대해 : 종이 재질도 좋고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재미가 있긴 한데,  독자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하드커버가 아니어도 상관없고 책의 부피가 줄어드는 것도 좋을 듯.


오자발견 : 101쪽 첫번째 줄 (그래서 산에도 갈이 갈 마음이 생겼다.)


상냥함이 원서에서는 やさしさ였을까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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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처럼 2004-12-03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철북 출판사에 근무하는 조재은입니다.. 좋은 의견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