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재발견 - 교과서에 없는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
한주서가 지음 / 유아이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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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관심을 갖게 된건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나서다. 세계 성 평등지수를 간단히 살펴보아도 한국 여성의 지위는 글로벌적으로 낮아 보인다. 이렇게 덜 중요한 존재로서 한국여성이라는 카테고리에 속한 나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며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경제적인 지위를 쟁취한 독립적인 여성들이 두각되는 현대사회에 나는 분명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동시에 매년 한국 고유 명절이라는 설과 추석에 시댁에서 차례를 지낸 후, 남자들이 먼저 밥을 먹은 다음에야 여자들이 밥을 먹는 이 기이한 가부장제의 유산을 매년 목도하고 있었다.  21세기에 살고 있지만 아직도 일년에 두어번은 조선시대 여인처럼 여전히 팍팍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 된걸까. 왠지 한가지 이유로 비롯된 일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가다보니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그리고 <조선의 재발견>이라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충무공 이순신과 동명이인인 무의공 이순신이 있었다는 사실이라던가 원래 28자였던 훈민정음에서 사라진 4글자가 사실은 현시대 외국어 발음에 더욱 유용한 글자라는 사실, 600년 전인 조선에서 장애인도 높은 벼슬에 오를 수 있었던 기회가 열려있었다는 것, 더욱이 세종때에는 약 100일간 출산휴가도 있었다는 사실 등..우리가 익히 알고 있었던 인물 및 사건들 외에도 분명히 존재했지만 현재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과 일련의 사건들이 아주 쉽게 읽혔다. 


역사적 사건의 내용은 같지만 저자의 독특한 시선으로 조선시대와 현재의 사건과 인물을 비교하여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사건들을 명료하게 재조명하였다. 앞서 든 예시 외, 신사임당과 허난설헌의  비교가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고작 60년 차이를 두고 조선 전기 때의 인물인 신사임당은 친정에서 자유롭게 살며 그림과 시를 즐기며 살았으나 조선 중기 때의 허난설헌은 모진 시집살이를 겪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4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신사임당과 허난설헌처럼 다양한 환경과 재능을 펼치면서 혹은 차별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조선의 재발견>을 통해 조선시대 혹은 현재 그 누구라 하더라도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는 크게 다르지 않음을 새삼 깨닫는다. 물론 시대마다 필요한 능력이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굴절된 역사를 바로잡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인식은 동일한 것 같다. 잘못된 권력욕과 사욕으로 나라를 어지럽히는 비선실세들은 한때 그 위세를 드러내더라도 결국 그 끝은 비극적이라는 것, 또한 나랏일을 맡은 사람은 청렴하고 능력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변치 않은 진리도 동일한 것 같다는 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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