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의 과학 - 스타트업이 반드시 직면하는 모든 문제의 99% 해결법
다도코로 마사유키 지음, 이자영 옮김 / 한빛미디어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그때 이 책을 만날 수 있었다면, 나와 내가 시작했던 스타트업의 운명이 완전히 달라졌을까?’

-p.306, 마지막으로-


<창업의 과학>을 3월 달의 책으로 함께했다. 이 책은 스타트업 성공 메뉴얼이라기보다는, 스타트 업들이 실패하지 않도록 안내해준다. 오랜시간 동안 수 많은 (소프트웨어 기반)스타트업들을 보고 깨달은 저자의 관찰력이 돋보이는 책을 읽고 나면, 스타트업이 바라봐야 할 대상은 결국 “고객”이라는 교훈이 깊게 남는다. 사실 책의 내용은 (잠시 전문용어들을 빼고 본다면)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조언과 내용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고 있는 초점을 다시금 생각해보면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창업과 거리가 먼 나에게 책에서 나오는 PMF(product market fit), 로열티 루프, AARRR 지표 등 용어들이 매우 낯설었다. 그러나 우버나 에어비앤비와 같은 유명한 기업들의 이야기들, 적절한 예시들을 통해 이 용어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지금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스냅챗, 유튜브같은 기업들도 어떤 ‘올챙이’적(=스타트업) 시절이 있었는지 듣는 재미가 있다. 그들도 충분히 넘어졌었고 다시 일어났던 이야기들을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몰입되어 나만의 스타트업을 상상하며 읽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부분

“스타트업은 당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설득한 사람들의 모임이다.”

-P195, 피터 틸(페이팔 창업가)-

책에 중간 회색으로 되어있는 별도 섹션들에서는 스타트업을 같이 할 맴버들에 관한 이야기도 상세히 나와있었는데 이 부분들이 특히나 흥미로웠던 것 같다. 스타트업에게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공동 창업자의 중요성과 필요한 맴버의 구성 등과 같이 사람을 바라볼 줄 아는 안목도 적은 인원으로 구성되는 스타트업에게는 중요했다.


책을 읽으면서, 학교에서 디자인 엔지니어링 전공 특강으로 들었던 UX 수업과 KPMG에서 개최했던 아이디어톤 등 프로젝트와 대회 경험들이 많이 생각났었다. 프로젝트나 대회 준비하는 과정들이 스타트업이 하는 일과 매우 유사했다. 대부분 엔지니어/공학도들로 팀이 구성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지 책에서 말하는 기술자들이 범할 수 있는 실수들이 내가 프로젝트를 하며 겪었던 일들과 많이 오버랩이 되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세상에 내놓았을 때 부끄럽지 않다면 론칭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해야 한다.”

-P218, 리드 호프먼(링크드인 창업가)-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이었다. 엔지니어로서 ‘기능’과 ‘완벽성’, ‘정확도’와 같은 척도에 익숙했기에 부끄러운 아이디어는 항상 내가 스스로 먼저 필터링했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는 ‘언뜻 보면 부끄럽고 어리석은’ 생각들이라는 걸, 책의 여러 이야기들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이제는 필터를 조금은 느슨하게, 내 생각을 벗어난 상상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권하고 싶은 부분

책에서 말하는 ‘사람(고객)에게 집중하고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 기술 개발을 하는 엔지니어에게도 중요하다.  ‘내가 무엇을 만들어야 겠다.’는 목적성이 큰 엔지니어가 기술에 초점을 더 맞추게 되는 것이 현실이긴 하지만, 이제는 내가 왜 이 기술을 발전시켜야하는지 목적성을 ‘사람에게서’ 찾을 수 있는 엔지니어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꼭 스타트업을 하지 않더라도, 내가 만드는 것이 어떻게 쓰일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엔지니어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가상의 스타트업을 상상하며 이런 시간을 가진다면 매우 의미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저자도 이 책의 페르소나를 정하고 작성했다고 말했듯이, 블로그 작성과도 같은 개인의 컨텐츠 생산하는 관점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었다. 당장 이 리뷰를 적으면서도 이 글을 읽는 이 책의 예비독자들은 나의 리뷰에서 어떤 내용을 원하고 어떤 부분에서 매력을 느껴서 이 책을 읽게 될 것인가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물론 당장 이 후기에 내가 비법들을 완벽하게 녹여냈다는 말은 아니다.)


마무리

 

대기업, 스몰 비즈니스, 스타트업의 차이에 대해 하나도 몰랐던 나였지만, 이제는 어렴풋하게 알고 있던 ‘스타트업이란?’이라는 물음에 이제 어느정도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스타트업은 발명가처럼 자신의 물음과 고민에 열정을 가지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업이다. 창업을 준비하며 아이디어를 다듬고 있는 분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겠지만, 나와 같은 독자들도 오히려 고객의 입장에서 공감하며 읽어보면 재미있을 수 있을 것이다. 위에 소개한 내용들이 조금이라도 궁금하다면 편하게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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