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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돈 바람을 멈춰라
김정란 외 지음 / 포럼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허걱! '미친 돈 바람을 멈추' 라니?
온 국민이 조또복권에 목숨 걸고 있고, 용산 씨티파큰지 부티파큰지에 떼거지로 몰려
단박에 부자대열로 올라서려는 이 비상한 시국에,
'미친 돈 바람을 멈추'라니 ?
이 몸 역시 차떼기는 못하더라도 박스떼기라도 어디 건수 없나 눈을 희번덕거리고,
직장에서 쌓은 직무와 정보를 이용해 400억 횡령은 언감생심이라도 몇억이나마
횡령할 건수가 없나 코를 킁킁거리고 있는 이 절대절명의 긴박한 판국에,
'10억을 거부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라니?
부자가 되지 않고 이 아름다운 강산에서 어찌 사람답게 살 수 있다고?
이 무슨 시류에 역행하는 생뚱맞은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란 말인가?
나는 부자가 되기 위한 조또복권투자를 잠시 집행유예시키고 그 돈으로<미친 돈 바람을 멈춰라>
는 범상치 않은 제목의 책을 구입하는 전혀 돈되지 않는 투자를 감행했다.
언젠가 인터넷모사이트에서 부자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모양이다.
얼마정도의 돈을 갖고 있어야 부자라 불릴수 있느냐는 대한민국 최초의, 매우 시류적절한
조사였다는데, 과반수 정도가 자기집을 빼고 10억정도는 있어야 된다고 답한 모양이다.
대략 한 20억에 육박해야 부자라 불릴 수 있다는 뜻이렷다.
언젠가부터 화선지에 먹물 번지듯 부자열풍이 공공연하고 거세게 번지면서 사람에 대한
잣대가 오직 '돈' 한가지로 천하통일되는 국민대화합의 길이 마련되었다.
물론 언제는 모든것이 돈으로 통하는 느그들만의 천국,대한민국이 아니었냐만은 지금처럼
노골적이고 쌈박하지 못했던 것에 문제가 있었다.
국민들의 대대수인 노동자,농민,도시서민들을 비로소 '학실하게' 게으르고 무능한 인간들로
낙인찍어 버리고 10억은 커녕 몇억도 없는 자신들을 초라한 존재로 느끼게하여 음메 기죽어,
숨죽어로 만들었으니 이 얼마나 훌륭하고 멋진 부자열풍인가?
부의 불평등 문제가 근본적으로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 순전히 전적으로 '개인능력의
문제'임이 비로소 만천하에 알려지고 모든 국민의 의식통일을 이루었으니 이 얼마나 유쾌,
통쾌,상쾌한 일인가?
이 기똥찬 부자열풍의 무대뒤에 부의 불평등을 영원히 지속시키려는 " 이 대로! 건배!" 세력의
보이지 않는 손이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의심의 여지 없는 사실을 의심하는 국민들도 별로
없으니 이 얼마나 환상적인 분위기의 부자열풍인가?
"이 대로! 건배!"
<미친 돈 바람을 멈춰라>는 자기분야에서 나름대로 일가를 이룬 쟁쟁한(?) 필자들이
'미친 부자열풍'에 관한 진단과 대안을 통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자열풍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고 어떤 것이 진정 가치있고 의미있는 삶인지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는 시의적절한 책으로써 일독의 가치가 충분히 있다. 조또복권 안사고 이 책
산거 잘한거 되겠다.
양춘포덕택(陽春布德澤) 만물생광휘(萬物生光輝)
봄빛은 사사로운 은택이 아니라 만물에 골고른 광휘이듯,
부도 만인에 골고른 광휘가 되는 사회,
죽은노동이 산노동을 지배하는게 아니라 산노동이 죽은노동을 지배하는 사회,
이런사회를 위한 강풍이 미친 돈 바람을 잠재우고 미친듯이 불어오기를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