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아이와 통하고 싶다
김정명신 지음 / 동아일보사 / 2003년 2월
평점 :
품절


교육문제의 해답을 찾는 것은 밤하늘의 수많은 별을 보며 저 중에서 어느 별이 가장 먼저 생긴 별인지를 알아 맞추는 일처럼 난감한 일이다. 이미 수많은 원인들과 그 결과들이 얽혀서 그 시작점을 찾을 수 없게 되어버린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이 땅에 사는 우리 모두에게 상처를 입힌다. 그 상처를 입은 사람이 어디 이 책에 나오는 동이 한명뿐일까 만은 동이는 그 옭죄는 사회적 압력에 눌려 신음하고 있다.

이 책은 사회,제도적 압력이 얼마나 커다란 억압과 굴레가 되어 수 많은 동이를 압사시키려 하고 있는가에 대한 글이며 그 상처에 대한 안스런 들추어 냄이다. 또한 동이를 그렇게 만든 교사와 학교에 대해 사실은 우리 부모가 교사와 학교를 그 길로 인도했음에 대한 조심스런 고백이다.

그리고 부모는 자신이 수십 년 동안 사회와 가정으로부터 받아온 ‘성공해야만 하는 인생’이라는 사회적 압력에 굴복한 또 다른 피해자임에 대한 성찰이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부모로서, 학부모로서, 그리고 시민으로서 우리가 이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작지만 큰 일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나에게 있어서 가장 가슴을 울린 이야기들은 ‘아이’에 대한 이야기보다 ‘엄마’자신에 대한 이야기였다. 상처 투성이의 아이를 보며 그 생채기에서 흐르는 눈물을 보며 엄마가 더 강해져 갔다는 것, 누구를 혹은 무엇을 가해자로 몰기보다 상처와 문제를 치유하기 위해 더욱 노력했던 그녀의 노고에 더 가슴이 저린다.

아이들이 학교서 돌아올 시간이 되면 하게 되는 걱정이 부모마다 다르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지만 아이가 오늘은 어떤 모양과 깊이의 상처를 안고 돌아올까가 가장 커다란 근심인 나로서는 나의 그간의 투덜거림이 또 다른 변명과 보호막이었다는 것을 알게 해준 고마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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