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하는 이들을 위한 민주주의
최태현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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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러운 이 시대의 사람들은 강력한 리더십을 원한다. 

혼란스러운 사회의 문제를 모두가 만족스러울 정도로 해결해 주기를 원한다. 

과연 우리 사회의 문제를 모두가 만족스럽게 해결할 수 있을까?


전근대 사회에서 근대 사회로 이양되는 과정은 

모두가 동일한 생각을 한다는 전제에서 다양한 생각을 인정해 주는 과정과도 같다. 

포스트 모던을 논의하는 시대에는 동일한 생각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공동의 문제에 모두가 만족할 순 없어도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려면 

다양한 생각을 논의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이 필요하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집합적인 문제로 여러 사람들의 삶과 이해, 신념이 관련되어 있어 함께 풀어야 할 문제(25쪽)이기 때문이다.


최근 불거진 문제들의 대다수는 불평등 속에서 나타난다. 

불평등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던 세계에서는 이것이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평등을 지향하는 그렇지만 불평등한 세계에서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국가란 국민을 위해, 지구라는 기반 위에서 인간의 생존을 위해 

우리는 문제를 어떠한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때, 절차적 정의의 관점에서 주로 논의한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에 갇혀 분배적 정의의 실현에 대해 놓치는 부분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이슈가 되었던 장애인의 이동권, 기후 변화로 인한 쪽방촌의 열섬 현상, 폭우로 인해 반지하 공간의 침수 등등은 우리의 정치가 외면해 왔던 영역을 보여주었다.

소득과 부의 성장에 집중하느라 소외된 자들의 영역을 외면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잘 사는 것'에 대한 논의에서 평균의 함정에 빠져 소외된 자들에 대한 배려를 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대표성을 상실한 정치 엘리트 현상은 그들의 이익에 갇혀 정의로운 분배에 대한 논의를 제대로 이끌어 내지 못하는 한계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 우리의 시민들은 이것을 제대로 해쳐나갈 수 있을까?

정권에 기대하는 것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문제를 해결해 주기만 바라는 것은 아닐까?


민주주의의 갈등을 긍정하고, 합의를 추구하고, 누구의 목소리 하나 외면하지 않는 것을 이상으로 한다(30쪽).

여기에서 갈등과 합의, 소외되지 않음은 시민이 자기의 이익에 갇히지 않고 공공의 관점에 대해 생각하고 논의하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이익을 배제한 논의가 아직 성숙하게 자리하고 있지 않다. 


이 책은 민주주의의 역설을 포함한다. 

그러나 한편, 민주주의가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성숙한 시민의 역할이 필요함을 이야기한다. 

다양성이 공존하는 사회, 모두가 잘 살기 위해서는 공공에 대한 관점을 가지고 논의할 수 있는 시민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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