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모습으로 살고 있나요? - 단순하게 잘 사는 법, 에코페미니즘
여성환경연대 지음 / 프로젝트P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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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외출 시에 가방에 텀블러를 챙기고 다닙니다.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실 여유가 되지 않거나, 차만 사서 가지고 올 때 텀블러에 담아 옵다. 작은 차이지만 내가 텀블러를 사용할 때마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쓰일 일이 줄어드니 좀 더 환경에 잘한 일이었다고 스스로를 칭찬하곤 합니다. 그나저나 다시 보니 텀블러도 플라스틱 제품이라, 잘하고 있는 건지, 조금. 헷갈리네요. 칭찬하기 앞서 플라스틱이 아닌 텀블러를 찾아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얼마전엔 주문진의 한 카페에 들른적이 있는데요. 카페에서 생경한 경험을 했습니다. 차가운 음료를 주문했는데, 스테인레스 다회용 빨대를 함께 받았습니다.



보통 찬 음료의 경우에는 플라스틱 빨대가 나오거나, 스타벅스에서는 종이빨대를 사용하는데, 카페에서 스테인레스 빨대가 나오는 건 처음이라 조금 생경하면서도, 환경을 생각하는 좋은 카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성환경연대에서 종종 보내주는 '플라스틱 없다방'이 생각나기도 했고요. 서울이나 수도권의 없다방 지도를 본 기억이 나는데, 이곳도 플라스틱 없다방에 들어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나마 해봤습니다.


 


아, 이 글은 서평입니다. 책을 읽고 쓴 이야기 입니다.


제가 읽은 책은 <원하는 모습으로 살고 있나요?>입니다. 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사실 전 이 책을 조금 오해했습니다. 


제목만 보고, 책 내용이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에 대해 돌아보거나, 혹은 '외양(겉모습)'에 갇혀 살아가는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이야기인가 하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부제 '단순하게 잘 사는 법, 에코페미니즘'을 덜 본 탓이지요.


그럼 제대로 책의 내용을 함께 넘겨볼까요. 책을 한장 한장 넘기며, 지금 나의 삶과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Part 1. 플라스틱

첫 장에서는 플라스택의 생애를 통해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을 '덜 쓰고, 다시 쓰고, 안 쓰는' 운동이 왜 지금 중요한지 이야기합니다.

앞서 텀블러 이야기를 잠시한 거처럼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바업이지만, 의도와 다르게 함께 오는 플라스틱, 비닐 포장재에 대한 고민은 항상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편리하다고, 싸다고 주문한 인터넷 쇼핑에서는 물건을 보호하는 거 이상의 과대 포장 쓰레기가 돌아옵니다. 그래서 마트나 시장에서 장을 본다고 해도 다시 쓰레기가 플라스틱이나 비닐 랩으로 된 포장재, 혹은 검은 봉지가 다시 돌아와 맘을 무겁게 합니다. 이 장의 내용은 단순히 플라스틱의 소비가 심각하다는 걸 깨닫는게 아니라 내 삶에서의 소비 패턴을 바꿔야 한다는 실천의 문제를 생각하게 했습니다.


Part 3. 몸

둘째 장은 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소비 시장'의 전쟁터가 되버린 우리 몸이 편하게 시들어 살고, 누리고 일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10년 넘게 면생리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외출이 길어질 때는 일회용 생리대를 쓰기도 하고, 가끔은 빨래가 귀찮기도 합니다. 내몸을 편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에 또다른 빨래라는 불편이 생기기도 했지만, 면생리대를 사용하며, 내 몸이 덜 아프고, 몸의 상태에 귀기울일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우리는 생리, 월경을 부끄럽다고 생각하고 남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주저하게 됩니다. 결혼을 하면서, 남편에게 면생리대를 보이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고민했지만 저는 속옷과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몸에 관련된, 부분을 읽으며 사실은 내가 다른 사람의 '몸'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과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지나가며 스치는 사람들의 외모를 보고 판단하게 되고, 주변 사람들에게 '건강'이라는 핑계로 다이어트를 강요하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자신의 몸에 대한 바른인식 못지않게 다른 사람을 몸을 평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다짐 역시 중요하겠죠. '건강한 몸'이라는 그럴싸한 핑계로 다른 사람의 몸에 대해 쉽게 잣대 내리고, 그 사람의 몸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에 대해 반성하면서도 또, 반복하게 되는 실수가 아닐까 고만하게 됩니다.


Part 3. 라이프

셋째 장은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고 실천했던 대한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과, 작게라도 혼자 시작할 수 있는 일들을 알려줍니다.

지금 대한민국 그리고 도시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가, 환경을 덜 해치면서,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지구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들을 제안해 주고 있습니다. 사실, 거대한 담론과 문제제기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지금 이순간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 아닐까 합니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라도 변화를 이끌지 못하면 그거 공허한 울림일 뿐일 것입니다. 마르쉐, 공정무역, 캔들라이트 같은 방법들은 내가 실천하고 참여할 수 있는 방법들이라 조금 더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내가 좀 더 기꺼이 불편할 수 있는 마음을 갖고 싶었습니다.


Part 4. 에코페미니즘

넷째 장은 지금 한국 사회에 필요한 에코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경제 성장의 한계와 전 지구적 환경 위기속에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기본 원리와 가치가 정리돼 있습니다.

젠더 갈등의 이슈 속에서 에코페미니즘이 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남녀가 함께 공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속에서 에코페미니즘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는 제게도 궁금한 주제였습니다.

"그동안 페미니즘은 젠더를 대항적인 구도로 접근하여 남성 중심의 사회구조에 저항하면서 여성문제를 인권문제로 제기하였다. 반면, 에코페미니즘은 젠더문제를 여성/남성의 이원화된 대립 구조를 통해 해결하기보다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가치를 지난 개체로 상호 보완하는 통합적인 관계와 문화를 추구한다."

이 구절을 읽으며 막연하게 다가왔던, 에코페미니즘이 좀더 가깝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남동생이 있고, 남자와 여자 직원이 있는 직장에서 일을 했었고, 남자와 결혼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성과 남성이라는 성별 혹은 젠더가 이원화돼 서로 대립하는 것은 둘 모두에게 옳은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성별이라는 게 단순히 남과 여로만 구분되는 것 또한 아니겠고요. 나와 다른 성별을 다르다는 이유로 구분하고 적대하는 것보다는 내가 나의 고통과 고충을 보느라 미처 보지 못한 상대의 고충을 들여다보고, 함께 동등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에코페미니즘이 아닐까 이해했습니다. 



책을 덮으며...

원하는 모습으로 살고 있나요?

라는 제목에 대해 생각해 보면

나는 내 모습과 자신에 대해 언제나 만족하며 살아오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나는 조금더 내가 원하는 내가 무엇인지 생각하려고 했고,

내가 원하는 모습을 살아가기 위해 조금씩 노력을 했고,

이상화된 모습에 맞춰 현재의 자신을 부정하지 않으려고 해왔습니다.


늘 내가 좋은 것만은 아니었고,

늘 나에게 만족하지는 않았지만,

이대로의 나도 좋았고,

이대로의 나를 긍정해주는 주변 사람들이 있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내가 내 주변이 사람들을 바꾸려하지 않고,

그들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겠죠.


여러분은 원하는 모습을 살고 있나요?

너무 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자신을 속이지는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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