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특별하지 않은 날
이나 소라호 / 열림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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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당연하게 거기 있을 것만 같은 존재의 소중함을 미처 잊고 지낸 독자에게 이 만화를 권합니다. 작고 평범하기만 한 일상도 구석구석 따뜻한 눈길로 둘러보면 분명 눈부신 윤을 내고 있음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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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화질] 동인녀의 감정 1 동인녀의 감정 1
사나다 츠즈루 지음, 선정우 옮김 / 길찾기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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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과 선망, 집착과 질투, 그리고 사랑이 담겨있는 덕질을 하는 사람들의 모든 경험이 담긴 만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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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선집 1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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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서사self-narrative는 고닉의 글쓰기에서 중요한 형식이다. 모녀관계, 우정과 사랑, 페미니즘, 대도시에 혼자 사는 여성, 읽기와 쓰기, 문학과 예술 등 주된 관심사는 대부분 작가 자신의 고유성이라는 강력한 도구를 통해 개인화되고 정치화되었다. 『사나운 애착』뿐 아니라 고독한 뉴요커의 일상을 그린 『눈높이에 가까이Approaching Eye Level』와 베스트아메리칸에세이상을 수상한 『그리니치빌리지에서 보낸 편지Letter from Greenwich Village』 같은 에세이는 물론, 비평집 『사랑 소설의 종말The End of the Novel of Love』 등 장르를 불문한 많은 글에서 고닉은 자기서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회고록 작가로 널리 이름을 떨쳤지만, 특유의 자전적 글쓰기는 문학비평에서도 중요한 자취를 남겼다. 톰 울프와 조앤 디디온을 필두로 한 작가들이 주관과 문학적 필치를 가미한 개인 저널리즘(뉴저널리즘)을 선보였다면, 고닉은 비평에서 ‘개인 비평’이라는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사용한 일인칭 비평은 “버지니아 울프의 전통적 문학비평을 이으면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가 자기서사의 고백이라는 현대적 욕구를 반영한다.”(『가디언』) 고닉이 개인적 경험을 통과해 비평에서 보여준 통찰은 당대 주류문학에 빠르게 흡수되었고 오늘날에는 명백한 관점으로 받아들여진다. 회고록의 ‘나’는 비평집에서의 ‘나’이기도 하고 기사와 칼럼, 전기 등 다른 많은 글의 ‘나’이기도 하다. 어떤 주제가 됐건, 고닉의 글에는 작가 자신의 경험을 녹여내 길어 올린 ‘정신의 삶’이 담겨 있다.
도시 빈민가의 다세대주택, 잡다하고 별스러운 이웃들, 거리의 사람들, 가족사와 연애사, 기억과 내면의 풍경, 타오르는 슬픔과 깊은 어둠 속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 무기력, 진정한 삶에 대한 야심과 생의 에너지…… 『사나운 애착』에서 보여주는 고닉의 자기서사는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들로 펼쳐지지만 독자는 이것을 익숙하게 자기 것으로 환유할 수 있다. 작가의 통찰이 개인적인 것의 정치성을 문학성만큼이나 강력하게 활용하기 때문이다.
『사나운 애착』은 단지 모녀의 애증을 그리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사회의 외부자인 여성으로서 경험하는 비가시성이라는 형벌, 배제되고 외면되어야 하는 매일매일의 시련, 여성이 느끼는 불행의 본원…… 이 모든 것을 초월해 진정 자기 것이라 말할 수 있는 정신의 삶을 살아내겠다는 결심을 그린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어머니와 함께한 시간을 교차시키는 과정에서 고닉은 그 복잡한 관계를 사랑과 자유, 일에서의 성취를 탐색할 구도로 활용한다. 서로 사납게 뒤얽힌 완전히 다른 두 인생, 그러나 그중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다. 경계에 선 삶일지라도, “반쯤 들어와 있고 반은 나가 있는”(319) 외부자일지라도 인생을 진정한 밀도로, 제대로 된 품질로 살아내고 싶다는 열망. 이 책이 가장도 해소도 없이 끝을 맺으며 드러내는 것은 그러한 의지일 것이다. 이 관계, 이 삶들이 작가에게 그만큼이나 진정한 것이어야 했기에 독자는 작품을 어쩔 수 없는 진실로 받아들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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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한 지옥에서 산다는 것 매일과 영원 7
김남숙 지음 / 민음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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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소설집을 출간할 당시 김남숙은 “익숙해져 버린 비루한 삶의 모습을 독창적인 화풍으로 새롭게 형상화하는 작가”라는 평을 받았다. 그의 소설은 자주 비관적이고 대개 우울하며, 날것의 이미지와 언어 들로 날선 인상을 주지만, 정을 주지 않으려 애쓰는 문장으로 쓰여진 소설들은 무척이나 정에 약하고, 정 때문에 자주 슬퍼지는 사람들을 그리는 듯하다.

무기력하고 비관적인 인물을 그리게 된 작가에게는 어떤 생활과 생각이 자리하고 있을까? 왜 그렇게 써야 했고, 그렇게밖에 쓸 수 없었을까? 에세이를 쓰는 내내 김남숙은 스스로에게 그런 것을 묻는다. 내 글을 읽는 사람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이제는 독자가 작가의 질문 속을 거닐게 될 것이다. 가만한 지옥 같기도, 사소한 천국 같기도 한 한 권의 책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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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자리 별에는 다른 시간이 흐른다
최승호 지음 / 민음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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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시’는 단어와 단어의 의미를 연결해 문장을 만드는 기존의 언어 사용 방식에서 벗어나, 단순한 단어의 나열로 형태를 만들어 그림으로 보여 주는 시의 한 형식인 ‘구체시’의 일종이다. 최승호 시인은 ‘구체시’를 ‘그림 시’로 새로이 명명해 소개하며, 구체시의 현대적 기원이 된 2차 세계대전 이후 문학운동이라는 정치적 의미를 덜어내고 언어의 직관적 형태가 주는 즐거움에 다시금 주목해 볼 것을 제안한다.
시인의 45년 시력에서 ‘그림 시’의 탄생은 어쩌면 이미 오래전 예고된 것이었다. 말놀이 동시집이 출간되었을 당시 “그야말로 언어끼리 자유롭게 놀아 스스로 지어졌다.”고 말한 시인의 말에서 드러나는 놀라움과 기쁨처럼, 말놀이를 만난 후 시인은 언어의 조형성과 말의 회화성, 말과 말이 만나 빚어내는 우연한 음악성에 오랜 시간 매료되었다. 이제 시인의 시 세계에서 생략할 수 없는 주요한 형식이자 분기점이 된 ‘말놀이 시’는 ‘그림 시’를 시도하며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승호의 그림 시는 대부분 동식물들의 이름으로 그려져 있다. 시인이 오래 환경운동에 몸담았다는 사실을 돌이켜 보면 그 이름들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펭귄’, ‘사막여우’, ‘흑염소’부터 알락하늘소, 알락똥풍뎅이 등 서로 다른 종이지만 이름을 가족의 돌림자처럼 공유하는 ‘알락 친구들’, 금빛노랑불나방, 교차무늬주홍테불나방처럼 이름만으로 서로 다른 형태와 생물학적 연관성을 동시에 보여 주는 ‘불나방들’까지, 그 종류와 표현 방식도 다양하다. 하나의 단어로도 그 모습과 형태, 생태적 관계까지 상상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이 이름들은 언어의 자연스러운 리듬감이 만들어 내는 활기와 생명력을 넘어,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들을 떠올리게 하며 이 세계의 신비로움을 느끼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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