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극적이지는 않지만 일상적인 것은 아닌, 특별한 다섯 편의 이야기가 나온다. 빵 터지진 않지만 은은하게 기억에 머무는 결말들이다. 마지막 작품이 가장 좋았고 김남주 번역가의 글도 근사했다.
죽음을 한참 읽은 것 같은데 고작 2월이었다. 12월까지 365일 꽉꽉 채워진 2146개의 죽음들. 책은 그 죽음들에 왜 우리가 분노하지 않는지 묻는다. 나는 왜 무감한가. 사회는 왜 무관심한가. 그래서 매해 죽음은 또 365일을 성실히 가득 채운다. 중대재해처벌법이 드디어 시작되는 올해는 좀 다를까. 많이 후퇴한 그 법이 그래도 이땅의 노동자들을 지켜주길 바라므로 눈 돌리지 않고 지켜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