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다산책방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피에르 르메트르의 소설 중 다섯 번째로 읽은 책이다. 주인공을 지옥에 빠뜨리는 솜씨는 역시 최고다. 하필 르메트르 소설의 주인공이라니, 일단 최악의 비참함, 정신적으로 철저히 무너지는 건 감수해야 한다. 그들이 다시 지푸라기를 잡고 무릎을 펴는 것을 한 장 한 장 놀라움으로 지켜보는 쾌감은 무척 크다.
다만 ‘실업자‘는 ‘화재의 색‘이 그랬던 것처럼 갑자기 등장한 만능키로 절대 열 수 없을 것 같던 철문을 여는 것이 아쉽다. 그래서 ‘오르부아르‘와 ‘사흘 그리고 한 인생‘을 읽었을 때보다는 후반부에 몰입이 잘 되지 않았다.

˝당신이 아직까지 양심의 거리낌이니 도덕이니 찾을 수 있는 것은 직장이 있기 때문이야! 난 그 반대고!˝

그래서 들랑브르는 결국 원하던 것들을 얻었는지... 소설의 설정을 보고서 이건 결코 해피엔딩일 수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보다 훨씬 그렇다. 그는 다른 사람이 되어 버렸고 그 동기는 실업만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토론할 거리가 많은데 500쪽을 읽고 얘기하자 하기가 쉽지 않겠다.

어쨌든 여전히 흥미진진했고 덕분에 내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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